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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사문화와 노동의식
게시물ID : freeboard_1508210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分福茶釜
추천 : 0
조회수 : 222회
댓글수 : 0개
등록시간 : 2017/03/18 15:46:31

40대가 되어 민방위도 끝나고, 국가도 나를 국방에 도움되지 않는 사람으로 분류했습니다

상명하복 같은 군사주의 문화가 사회전반에 깊이 뿌리 내린 것은
박정희가 국민개병제를 통해 전 남성에게 군대식 사고방식을 주입하여
상관의 말에 반항하지 않고 절대 복종하는, 말 잘 듣는 충성동이로 만든 것이 요인이었습니다

어떠한 어려움이 있더라도 '하면 된다'는 자신감을 가지는 것도 좋지만
그것을 모든 사람에게 적용시키려는 것은 폭력적인 일이지요
물론, 죽을둥 살둥 노력한다면 안 되는 일은 없더군요 그 사실을 군대에서 배웠습니다


하지만 그런 식으로 억지스럽게 사람의 체력과 정신력의 한계에까지 몰아 붙여서
겨우겨우 누군가가 원하는 목표에 도달하는 것은 제 자신에겐 무의미한 일입니다
'까라면 까' 이건 사병을 노예로 보는 태도이고, 우리 사병들은 군대라는 폐쇄적인 집단 속에서 모든 불합리와 부조리를
몸소 겪고도 한마디 하기 힘든 분위기입니다

다들 군대가 불합리하고 부조리가 넘치는 곳이란 걸 알고 있지요
신성한 국방의 의무 때문이 아니라 병역을 거부하면 감옥에 가기 때문에 입대하는 사람이 더 많지요
물론 국방은 중요하고 사병이 복무기간 중 중요한 임무를 수행하고 있는 것은 사실입니다
그렇다면 그렇게 중요한 역할을 하는 사람이 지내는 환경을 사람이 살 만하게 해주고
노동강도와 역할에 걸맞은 월급을 제공해야 함이 당연하겠지요
단지 국방은 의무이고 의무를 지키지 않으면 감옥에 간다는 협박으로
사병에게 모든 불합리를 감당하도록 강요해선 안되겠지요

이제 3만불 시대로 접어드는 이 시점에서 사병에게 현실적인 급여를 지급해야 합니다
국방비 예산 중 병사 인건비가 2%도 안된다는 건 말도 안됩니다
2개 군단, 6개 사단, 4개 여단 등 12개 부대를 해체했는데도 장성은 1명 줄었다고 합니다
국방부는 더이상 사병을 노예 부리듯 하면 안됩니다 그건 당연한 게 아닙니다
비대한 장성 수부터 줄여야 합니다

사람마다 각자 생각이 다른데 군대식 사고방식은 사람의 생각을 고정적이고 규격화되고 일률적인 것으로 바꿔놓습니다

사회 구성원은 노동자가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는데 사회는 자본의 의지대로 돌아가고 있지요
노동자들의 사고방식을 뜯어 보면 그들은 노동자 입장에서 생각하는 것이 아니라
자본의 입장에서 생각하고 행동하고 있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이것이 박정희 정권이 국민개병제를 실시하고 그것을 통해 얻으려 했던 효과가 아닐까요


자본과 노동은 이해관계가 상반됩니다
특히나 신자유주의 이후부터는 반비례 관계에 가깝습니다

그런데도 자본은 어떤 공동의 목표가 있는 듯이 선전하고 그 열매는 고스란히 독차지해버리지요

못된 재벌이나 못된 기업 때문이 아니라 자본의 속성 자체가 그렇습니다
자본은 화폐 뭉치 따위가 아닙니다
자본은 스스로를 증식시키려는 속성이 있습니다
재벌이 동네 시장까지 침투한다며 서민 경제를 파탄 내려는 거냐고 재벌과 대기업의 비양심을 비판하는데,
그것은 칼을 보고 날카롭다, 가시를 보고 뾰족하다, 불을 보고 뜨겁다며 비난하는 것과 마찬가지입니다
자본의 속성이 원래 그런 것입니다
곧, 자본주의 자체가 문제입니다 자본주의는 많은 모순을 내포하고 있는 체제이고, 정부가 개입해서 그 모순들을 해결해주지 않으면 피해자를 양산해 내는 무서운 체제입니다


물고기는 물에 대해 생각하지 않듯이 자본주의 체제 하의 사람들은 자본주의에 대해 깊은 의심을 할 기회가 없습니다
의심은커녕 자본주의가 뭔지, 어떤 원리와 구조로 작동하는지 관심을 두는 사람도 많지 않지요

노동자가 자신이 노동계급에 속해 있는 것을 알고, 단결하고 투쟁하지 않는다면
자본은 제 속성대로 몸집을 불리며 제 욕심만 채울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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