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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스압)일하기 싫어서 써보는 중딩시절 에피소드ssul_01.txt
게시물ID : freeboard_1598946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신촌최사장
추천 : 0
조회수 : 296회
댓글수 : 0개
등록시간 : 2017/07/28 09:15: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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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창작글
난 나름 대도시에서 초등학교까지 마치고,
어느날 갑작스레 '완.전.시.골'로 이사를 하게 되었다.
뭐 닭장같은 아파트 단지에서 윗집아랫집옆집건너집 신경쓰며 살기 싫었던 아버지의 영향도 있겠지만,
'어릴 때 이런것도 겪어봐야해..'라는 근거 하나로, 도시생활을 접은 채 깡시골로 이사를 갔다..
그렇다고 '나는 자연인이다'수준은 아니었지만...

편도1차선 왕복2차선의 시골길에,
버스를 한번 놓치면 최소 40분, 길면 1시간을 기다려야 하는..
버스 정류장에서도 집까지 20분은 걸어가야 했던, 그런 시골학교를 다녔다.

시골인데다가, 사립학교이다 보니, 도시 친구들은 겪지 못할 일을 많이 겪었다.
특히 남들이 잘 이해하지 못하는 부분 중 하나는,
국/영/수/사/과 같은 주요과목을 제외하고는 2개 과목을 한번에 맡는 선생님들이 있었다.
우리학년엔 미술선생님이 도덕과목을 함께 맡고 있었다.

중학교 1학년, 입학을 하고 첫주에 일어난 일이다.
첫주 목요일이었나?? 미술수업이 있었다.
대게 미술은 실기가 병행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한시간씩 요일별로 떨어져 있지 않고,
두시간을 몰아서 시간표가 짜여있었다.
목요일 3-4교시.. 뭐 이런 식이었다.

입학하고 첫 미술 시간, 미술 선생님이 들어오셨다.
"안녕, 난 앞으로 너희들의 미술수업을 맡을 '홍길동(예의상 예명)'이라고 한다"
학생들 일동 '안녕하십니까!'

"자, 그럼 이제 미술수업을 시작하기에 앞서.. 미술 노트를 꺼내라.."

'읭?? 미술 노트?? 그게 뭐야?? 미술이 무슨 노트가 필요해?'

거의 대부분 미술노트는 미처 마련조차 하지 못한 상황....
그러나 몇몇 눈치빠른 친구들은 새학기 새공책 앞에다가 '미술'이라고 적어서 책상위에 올려놓기 시작했다..

"미술노트 없는 애들은 교실뒤로 나가"

한반에 45명쯤 되었는데(전교생이 한반임) 그중 거의 35명쯤 되는 친구들이 우르르 뒤로 나갔다.

"자, 그럼 미술 노트 있는 애들 노트좀 펴보자"
"예습 해왔지?"

(동공지진... 심장이 벌렁이기 시작한다)

'아니 세상에 미술을 어떻게 예습을 해오란 말인가... 이게 도대체 무슨 말이야?'

"이제 초등학교를 떠나 중학생으로서 새학기를 시작하는 이 마당에, 앞으로 배울것에 대한 예습도 해오지 않는 놈들은 혼좀 나야해"
"예습 안해온 놈들도 뒤로 나가"

결국... 45명 모두 하나도 빠지지 않고, 교실뒤로 나가게 되었다..

"여기 교실이 좁다. 학교 건물 뒤 공터로 집합"

결국 우르르 나가게 된 1학년 전원은..
5열종대로 공터에 집합했다..

"앞에 너 기준!"

"기....기준!"

"양팔간격 좌우로 나란히"

우린 그렇게 학교 뒤 공터에서 45명 모두가 양팔간격으로 정렬했다.

"엎드려"

'읭????'

"엎으려 이것들아"

전부 이게 무슨 상황인지도 모른 채 엎으렸고,
그때부터 '얼차려'가 시작되었다.....

"예습도 안하는 학생의 본분도 안된 놈들은 정신좀 차려야돼! 다음시간부터는 예습해 올거냐??"

"예!!!!!!!!!!!!!!!!!!!!!!!!!!!!!!!!!!!!!!!!"

진짜 우렁찬 목소리로 예습을 해오겠노라 다짐했다.

"그래.. 다음시간부터는 예습 철저히 해오고, 그런데 오늘은 아무도 안해왔으니, 수업은 없다. 그냥 얼차려나 받자"

'으잉?? 뭐요...???비ㅏㅇ림얄미;낟ㅅ미;ㅏㅇ험';ㄴ이럼니다럼ㄴ;ㅣ아럼니;ㅏㅎ롬ㄴㄹ(<-이거 속으로 하는 욕임)'

그러다가 엎드려뻗쳐상태에서 미끄러지는 친구가 하나 발생했다.

"이것들 아직 정신을 못차렸구나? 엎드린 상태에서 손을 좌우로 30cm씩 벌린다. 실시"

'오와 ㅅㅂ...이게 대체 뭐야...'


그러다 불현듯 생각해보니...
미술시간은...2시간.........
이제 얼차려 받기 시작한지 10분...

한 20분쯤 지났나??

"일어서"

이제 끝났나 싶어 다들 후다다닥 일어났다.

"아까 너 기준"

"기준!!!!!!!!!!!!!!!!!!!!!!!!!!!!!!!"

"좁은간격 좌우로 나란히"

그렇게 다시 5열 종대로 모인 우리에게...

"앉어"

아........이제 좀 쉬는구나 싶었다...

"앉은 상태로 저~어기 보이는 나무까지 오리걸음으로 선착순 10명"

'뭐.........뭐라구!!!!!!!!!!!!??????????????????????????'

이제 누가 뭐랄것도 없었다..

진짜 남중학생 45명이서 누가 뭐랄것도 없이 죽어라고 나무를 향해 오리걸음으로 기어(?)갔다..

거리는 거의 2~300m는 족히 되었다..
(시골학교는 쓸데없이 학교 부지가 엄청 넓다...ㅠㅠ)


그렇게 그 뒤로도,
선착순 / 앉았다 일어서기 / 팔벌려뛰기 등등..
군대 유격에서나 할만한 수많은 얼차려를..

정확히 두시간동안 받게 되었다.


그리고 맞이한 점심시간..

다들 손이 떨려서 도시락도 제대로 못까먹고..
후더덜거리며, 겨우 약간의 힐링(말그대로 힐링.. 체력 충전)을 하며 약 50분의 점심시간을 지나보냈다.

다들 한마디씩 건낸다는건 모두 그 선생님에 대한 '욕'이었다..

'야 ㅅㅂ 진짜 너무하지 않냐? 무슨 미술을 예습을 해.. 미친'
'진짜 또라이 아니냐??'
.
.
.
.
.
.

그러다, 점심시간이 끝나갈 무렵...
누군가의 한마디가 모두의 귀를 한방 쎄게 후려쳤다.

"야, 근데 5교시 도덕이야..."


5교시 도덕이야...5교시 도덕이야...5교시 도덕이야...5교시 도덕이야...5교시 도덕이야...5교시 도덕이야...5교시 도덕이야...5교시 도덕이야...5교시 도덕이야...5교시 도덕이야...5교시 도덕이야...5교시 도덕이야...5교시 도덕이야...5교시 도덕이야...5교시 도덕이야...5교시 도덕이야...5교시 도덕이야...5교시 도덕이야...5교시 도덕이야...5교시 도덕이야...5교시 도덕이야...5교시 도덕이야...5교시 도덕이야...5교시 도덕이야...5교시 도덕이야...5교시 도덕이야...5교시 도덕이야...5교시 도덕이야...5교시 도덕이야...5교시 도덕이야...5교시 도덕이야...5교시 도덕이야...5교시 도덕이야...5교시 도덕이야...5교시 도덕이야...5교시 도덕이야...5교시 도덕이야...5교시 도덕이야...5교시 도덕이야...5교시 도덕이야...5교시 도덕이야...5교시 도덕이야...5교시 도덕이야...5교시 도덕이야...5교시 도덕이야...5교시 도덕이야...




시골 사립학교에서나 볼 수 있는 광경으로,
미술선생님은, 도덕과목도 병행하고 있었다.
출처 내기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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