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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두
게시물ID : freeboard_1611498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호올로
추천 : 3
조회수 : 160회
댓글수 : 0개
등록시간 : 2017/08/15 22:53:13
사람들이 내 구두 굽을 보고 많이 닳았단다.

대수롭디 않게 생각했는데 집에와서 보니 뒷굽이 아주 많이 갈렸다.

잠시 이 구두의 시간을 생각해본다.

7개월 정도 됐나.. 마지막 까지 신고있던 신발 밑창이 날라가는 바람에, 졸업 선물로 받았던 한참 묵혀둔 구두상품권을 서랍 구석에서 꺼냈다.

처음 간곳은 마음에든 구두가 있었지만 사이즈가 없었고, 그다음 매장은 마음에 드는 구두가 없었고..

사실 상품권 한도 내에서 신발을 고르고 싶단 내 작은 욕심이 선택권을 줄이기도 했었다.

4곳 정도 돌아다니다 마지막으로 간 매장 이때는 내 몸도 마음도 너무 지쳐있었다.

그냥 무난하게 발에 맞으면 사자.. 그렇게 나는 검정 구두 하나를 집어 들었다 폭신한 것이 많이 걸어다녀야 하는 나에겐 딱 인듯 했다. 박음질도 튼실한게 비도 잘견디겠구나..

"고객님 죄송한데 디스플레이된것 말고는 그 사이즈 재고가 없네요..예약 하시겠.."  

"아니요 그냥 이걸로 가져갈께요 감사합니다."

그렇게 일곱달을 하루가 멀다하고 나와 같이 나가서 집에 돌아오곤 했다.

이 구두의 상처는 내 고단한 추억을 고스란히 간직한  고맙고도 미안한 그런 존재이다.  

좀더 좋은 주인을 만났더라면 아직 튼실하게 세상을 걸어 갈터인데 괜히 날 만나 고생만 하다 간다..

작은 원룸 한켠에  고이 놔두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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