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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유일하게 사랑해준 남자 어른
게시물ID : freeboard_1612966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나에게바나나
추천 : 10
조회수 : 197회
댓글수 : 34개
등록시간 : 2017/08/17 23:30:46

우리 외할아버지.
오늘따라 넘 보구싶네요.

엄빠랑 떨어져서 외할아버지 외할머니랑 3년 정도 살았어요.
 크리스마스만 되면 울 할아버지는 그 시골 동네에서 어디서 구하셨는지
과자로 만든 집에 산타랑 루돌프 사탕인형이 가득 놓인 과자집을 선물해주셨어요.
어린 제 눈엔 그게 너무너무 크고 멋지고 세상 최고의 크리스마스 선물이었어요.
 
어떤날은 하교하는 저를 데리고 초등학교 앞 문방구에 들어가서는
"니 원하는거 하나 사라! 할아부지가 사주꾸마!" 하셨는데
제가 거기서 장난감 노래방 기계를 골랐대요. 카드 넣으면 노래가 나오는 ㅎㅎ
그 당시 그 문방구에서 젤 비싼 거였는데~ 그거 고르니까
"요놈 고르라니까 여기서 젤 비싼걸 골랐네~"하면서 가족들한테 자랑하셨대요 ㅋㅋ 우리 손녀 골라도 암거나 안고르구 젤 비싼거 고른다구 ㅋㅋ 

간 안 좋으시면서 술 좋아하는 울 외할아부지
청하를 그렇게 좋아하셨는데
제가 청하 2병이랑 제 과자를 사서 쫄래쫄래 집에 오면
할머니랑 이모가 청하 반은 주전자에 따라버리고 물을 섞고는 제게 할아부지 갖다드리라구 하셨죠
분명 아셨을텐데도 ㅋㅋ 우리 애기가 가져다줘서 훨씬 맛있다고 즐겁게 드셨어요.


오늘 청하 한잔 했어요.
전 소주는 못 마시는데 청하는 잘도 술술 넘어가더라구용ㅎㅎ
우리 외할아버지 생각도 나고.
살아계셨으면 같이 청하 먹어드릴 수 있는데. ㅎㅎ
오늘따라 넘 보고싶네유.. 
출처 할아버지 보고싶어서 앨범 다 뒤졌는데
할아버지 사진 딱 한장 찾고는 포풍 눈물흘린 다큰손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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