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의 끝을 놓고싶지 않아서,
그 끝의 끝을 부여잡고 떠나지 말라 사정한다.
동그란 녀석이 두 바늘을 움직이며 나를 비웃는다.
네모난 녀석이 빨간 칸을 밀어내고 보란 듯이 내 앞에 들이대는 그 글자는
월
아아 달님이여,
기어이 당신은 또 돌아오고야 말았습니다.
일곱밤 자면 돌아오겠다던
당신은 그 약속을 또 지키고야 말았습니다.
아아 야속한 그대여.
당신은 지각을 모르십니다.
가끔,
한번쯤은,
부지런한 당신도 게으름을 부려보시는건 어떨까요.
그래, 저와 함께 방바닥 이쪽에 아무렇게나 누워
스마트폰이나 들여다보며 히히덕 웃는 것은 어떨까요.
당신의 웃는 모습이 본 기억이 없어 그러는 것이지,
절대로 당신이 반갑지 않아서가 아니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