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혹시 칼국수 드시고 싶다고 하신 분?
게시물ID : freeboard_1630983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브레멘음악대
추천 : 5
조회수 : 176회
댓글수 : 6개
등록시간 : 2017/09/19 01:50:08
칼국수2.할매손칼국수.jpg


처음 그릇이 나왔을 때, 콧 속으로 풍겨오는 진한 멸치향.
요즘은 바지락이며 홍합이며 온갖 해물을 넣은 푸짐한 칼국수가 유행한다지만
역시 칼국수의 기본하면 이 멸치 칼국수지.

하지만 잔치국수와는 다른 풍미를 풍기며 그대의 침샘을 자극하고 있는데,
제법 두껍게 썬 칼국수 면에서 우러나온 밀가루가 국물에 풍부하게 감돌고
그 것은 소면과 국물을 따로 조리해 합치는 잔치국수의 깔끔함은 없지만
투박하고 진하며 걸죽하게 면을 감싼 국물의 매력은 또 다르다.

젓가락으로 휘휘 저으며 모락모락 피어오르는 김을 맞고 있자면
당신의 목구멍 안쪽에서부터 이미 칼국수가 아니면 안되는 몸이 되어
시선은 보들보들하게 볶아진 애호박과 함께 김으로 치장해 끌려올라오는 칼국수 면에 고정되는데
뜨거울줄 알기에 이성은 충분히 식혀먹으라 이르지만
참을 수 없는 유혹에 못이겨 두어번 대충 후후 불고 입에 물어 후루루룩

그리고 당신을 괴롭히는
당신을 충족시키는 그 아는 맛.
멸치 국물, 걸죽한 식감.
쫄깃한 면빨에 애호박.
그리고 혀끝을 스치며 대미를 장식하는 김의 향.

뜨거운 국물에 코팅되어 충분히 어우러진 면빨은 당신에게 씹는 맛을 선사하며
부드럽게 넘어가는 국물은 이미 그 짭짤하고 구수한 맛을 한번 더 맛보고 싶게 만든다.

면을 한웅큼 베어물고 우물우물 씹으며, 젓가락을 한번 쫍 빨고 김치를 입안에 넣는다.

옛 어른들은 열탕과 냉탕을 오가며 그 맛을 즐기셨더랬다.
바로 그 맛이다.
시원하고 상큼한 김치가 칼국수와 함께 어우러지며
입안을 기분좋게 정화해 준다.

바로 그 다음 한 입을 위해서.

이 쯤에서 국물을 한 모금 마시는 것도 좋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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