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여태 일기를 초등학교때 방학숙제 때문에 방학 일주일전에 몰아서 쓴 것 빼고는 써본 적이 없는데
유일하게 자발적으로 썼던 적이 군인 때였어요
훈련병때는 진짜 쉴틈 없이 바쁜 훈련 일정 마치고 남는 시간 틈틈히 오늘 뭐했고 어땠고 짧게 짧게 썼었고
자대가서는 신병으로서 진짜 말못할 스트레스와 고민을 메모장에다가 조금씩
나에게 말하듯이 너 고생했어 그래 그런일 있었지 하면서 스트레스 해소를하면서 썼었어요
그러다가 잊고 지냈는데
최근에 부모님집에 가서 쉬다가 제 방에서 그 낡은 메모장을 발견해서 쭈욱 읽어봤는데
글 쓸 당시 느낌이랑 지금와서 읽는 게 완전 다르더라구요
아맞다 이런일 있었지 아 내가 이때 이런 생각을 가지고 썼었구나 정말 힘들어 했구나
아무도 나를 알아 주지 않는다고 생각했구나 그와중에 어떻게 내 기분을 알아채고 괜찮냐고 뭔일 있냐고 물어봐주던 선임 얘기도 있었고
그 당시에 느꼈던 사소한거 하나하나 적은걸 읽어 보니까 참 많은 생각이 들게 하더라구요 더군다나 저에게 말하듯이 써둔터라 더욱 그랬고
마치 집안 농 깊숙히 있던 어릴적 앨범을 보는 기분인거 같아요 내가 이런 적이 있었네? 아 맞어 맞어 이때 기억난다 이런 느낌
그리고 다 읽으니까 웬지 모르게 조금더 성숙해진거 같은 느낌도 들기도하고 조금더 삶의 활력이 생긴거 같기도해서
다시 써볼까 하는데 평소에 쓰시는분 계신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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