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은 분들이 [모든 개는 원래 착하다] 로 해석하시는걸 뒤늦게야 깨달았다...
난 [세상에 나쁜 개는 없다] 라는 말이 [세상에 악한 칼은 없다] 와 같은 의미라고 생각했다.
살인 사건이 났다.
흉기는 칼이었다.
그럼 칼은 악한가?
아니. 칼은 칼일 뿐, 칼을 휘두른 자가 악한거다.
그럼 칼은 선한가?
아니. 칼은 칼일 뿐, 악하지도 선하지도 않다.
그 결과에 대해 칼은 아무런 책임도 지지 못한다.
그 칼을 악한 칼이라며 땅 속 깊이 묻어버린들 뭐가 달라지겠는가.
개가 인간에게 해를 끼치는 행동을 한다.
하지만 개는 그 결과에 대한 아무런 책임을 지지 못한다.
개가 그렇게 작용하게끔 만든 인간이 잘못한거다.
간수 못한 주인이나, 일부러 개를 약올리는 짓 같은.
[개는 착하거나 악하지 않다는 뜻이다.]고 생각했다.
개는 개일 뿐 이라는 말...
즉, 나에게 [세상에 나쁜 개는 없다]는, [개는 아무런 이성적 판단을 할 수 없으며, 개는 아무런 책임도 질 수 없다.] 라고 들렸던 것이다.
개를, 순전히 도구로 보는 듯한 말로 들렸었다.
그래서 난 그 말이 싫었다.
세상에 나쁜 개는 없다니.
그럼 좋은 개도 없다는 뜻인가.
개는 아무런 감정도 느끼지 못하고, 옳고 그름을 판단할 수 없는 존재라는 뜻인가.
물론, [모든 개는 착하다]라고 해석된다고 해서 그 뜻이 좋다는 뜻은 아니다.
나는 기본적으로 [모든]이 들어가는 [모든]명제를 싫어한다...
오늘, 동료들이 세나개 얘기를 한창 하길래...
얘기를 듣다가 슬적, 그 말이 마음에 안든다는 말을 했다가
상당한 비난을 받았다...
그 분들은 '모든 개는 원래 착하다'라는 전제로, 그 명제에 매우 공감하며 마음을 쓰고 있었다...
뒤늦게 깨달은 나는 머리에 망치를 한대 얻어맞은 기분이었다.
뭔가 새로운걸 깨달은 것 같은 기분...
뭐, 크게 나쁜 기분은 아니었다만...
역시 비난 받는건 좀 아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