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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편]SeRiAl killer (아마 살짝 19금)
게시물ID : freeboard_1833460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시간이들어요
추천 : 1
조회수 : 316회
댓글수 : 0개
등록시간 : 2019/03/07 16:03:26
자게 유배 1일차... 심심해서 소설이나 써보려구요.. 자게이들 취향은 아직 잘 모르겠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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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eRiAl killer
 
 - 1 -
 
 
그 새끼는 죽어도 싸다.
그래 죽어도 싸다.
 
소주 500ml 패트 한 병을 사서 절반쯤 비웠다.
'너무 맨정신이면 안돼. 그렇다고 너무 취해 있어도 안돼.'
 
준비는 대강 끝났다. 물론 처음이긴 하지만
'그래 난 할 수 있어.'
"지그머디야?잠ㄲㅂ로수이써?나지그oxy모텔인데"
 
그새끼는 분명 올 거다.
일부러 모텔 이름을 한글짜 빼고 썼지만, 그놈은 꼭 온다. 그런새끼니까
 
 

생리할 날짜가 한참 지났다. 한달째까지도 좀 늦는가보다 하고 그사람에게는 알리지도 않았다.
이른 봄 티비에서는 아이유가 나오고 있었고, 난 집에서 귤을 까먹고 있다가 헛구역질이 나와서 혹시나 하는 마음에 난생 처음으로 테스터 라는것을 사 보았다.
결과는 두줄.
들뜬 마음에 카톡을 보냈다. 마음속으로 이미 태명까지 정해두고,
"오빠 이지금 어때?"
30분여가 흘렀을까
"무슨소리야?"
걱정보다 설레임이 앞섰던 걸까
"오빠 나 두줄 나왔어! 아이 태명 '지금이' 어떠냐고!!ㅋㅋㅋ"
그 이후 내가 마지막으로 보낸 톡에 '1'이 지워지지 않았다. 처음엔 바쁜일이 생겼나보다 했다. 처음에는....
 
 

"Roxy모텔 맞지?! 나이제 택시잡아 금방가!!"
 
역시 내 생각과 크게 다를 거 없는 그런 새끼다.
 
'준비를 해야해. 그래 많이 시뮬레이션 해봤어.'
 
욕조 바닥에 입욕제를 넣고 염산을 붓는다.
'좋아. 거품도 향도 자연스러워.'
 
속옷 입은 모습을 전신거울에 비춰본다.
'그래 나쁘지 않아.'
 
이럴 때 쓰려했던 속옷은 아니지만
그래도 충분해.
그런 새끼니까.
 
 

8달 후, 내 배는 제법 불러있었다. 계절은 3바퀴돌아 거리에선 가끔 캐롤이 나오는 그런 어느날이었다. 몸이 티가 날 정도로 한창 무거워져 있었지만 집안의 잔 심부름 정도는 하고 있었다.
아니 그래야만 했다. 미혼모의 길을 선택한 나를 이제는 가족들이 어느정도 체념하긴 했지만, 그래도 자신도 모르게 나오는 엄마의 한숨소리,
그래 애시당초 집에서 제대로 된 산모대접 받고싶은 마음도 없었다.
간단한 장을 보러 마트에 다녀오던 어둑한 길목에서 2명+1명(한명은 망을 보는 듯 했다.)에게 이유도 모르고 얻어맞았다.
가랑이 사이로 피가 흘렀고, 그 3인조는 "됐어 이제. 가자!" 이러면서 사라졌다.
 
 
- 2 -
 
이제 5분쯤 남은 것 같다.

"오빠 나 술 떨어졌어 좀 사와"
나머지 200ml를 마저 비웠지만 정신은 더 또렷해지는것 같다.
긴장감 때문일까
 
'이건 완전범죄야'
CCTV위치는 이미 알고 있었고
숙박비 결제도 그새끼 카드로 했다.
 
멍청한놈.
그동안 한 번도 쓰지 않아
나에게 카드가 있다는 사실도 모를 것이다.
 
멍청한 년.
받은건 체크카드인데 신용을 얻은거라고 생각해버렸다.
 
맞춤법이 너무 정확했지만 상관없을거다.
그런 새끼니까.
 
 
 
다행히 아기는 문제없이 잘 태어났다. 태명은 그대로 이름으로 쓰기로 했다. 지금 나에게 가장 힘이 되는 사람은 '지금이'니까.
문득 그놈은 잘 살고있나 궁금해졌다. 궁금해하지 말았어야 하는데. 비밀번호는 이미 알고 있었지만 굳이 열어보려 하지 않았던, 그놈이 잘 가던 싸이트.
난 그 싸이트가 어떤 곳인지도 몰랐다. 궁금하더라도 프라이버시는 지켜주는 게 배려라고 생각했다.
역시는 역시,
비밀번호는 그대로 였다.
성의없는놈.
최신글부터 보았다. 차라리 보지 않는게 나았을까.
 
'고딩이랑 모텔 인증샷'
 
그래.
보지 않았어야했다. 그놈은 아직도 그렇게 사나보다.
항상 지나친 호기심이 사람을 망칠 때가 있다. 그렇게 글을 넘기다 재작년 겨울에 그놈이 쓴 글에 이르렀다. 그 놈이 올린 또 다른 인증샷에는 19살의 내가 있었다.
 
 
 
'지금아. 엄마 지금 잘 하고 있는거 맞지? 니 아빠는 세상에서 지워져야할 쓰레기야. 나 꼭 성공할께 지금아. 나만 오늘 잘 하면 넌 더이상 그런 쓰레기의 딸이 아니야. 근데 나 너무 떨린다. 니가 쓰레기와 살인자의 자식이 될까봐. 아니야 난 잘할수 있을꺼야. 그렇지?'
 
새 소주 500ml를 반쯤 욕조에 버리고 병원에서 우울증으로 처방 받은 약을 녹였다.
 
'먹기만 해봐.'
1시간도 안 되서 기절하듯 잠들어 다음날 오후에야 깨는 독한 약.

"띵동"
"오빠야?"
"어어. 문열어"
"알았어. 나갈께."
 
그새끼를 침대에 앉히고 쇼파에 기대 앉았다..
 
"오빠 나오늘 정말 미x년 한 번 되보고 싶어. 깔깔."
연기가 아니다. 이미 벌써 반이상 미쳐버린거 같다.
 
"오빠아~ 이거 오빠가 마시고 나 오빠가 사온 새거 마시면 안돼애? 헤헤헤"

그래 넌 그런새끼니까.
제발 계속 그런 새끼로 남아있어주기를.
한시간만이라도. 아니 그 이후로도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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