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홈플러스에 100원을 안들고 가면 벌어지는 일(사진 有)
게시물ID : freeboard_1870936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골방철학자2
추천 : 0
조회수 : 339회
댓글수 : 4개
등록시간 : 2019/12/07 01:15: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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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창작글
살다 살다 이런일은 처음 겪어봅니다.

오늘 회사 일로 홈플러스에 잠깐 장을 보러 가게 되었습니다. 
회사 업무에 필요한 물건을 사다보니 생각 했던 것보다 물건을 많이 구매하게 되었고 처음에 들고간 바구니로는 옮길 수 없어 카트를 사용하려고 했으나 모두 잠겨 있어 이용할 수 없었습니다.
신용카드만 들고와서 현금이 하나도 없기에 이를 어떻게 하나 했습니다.

제가 문제죠. 
거룩한 홈플러스에서 쇼핑을 하는데 100원을 안들고 오다니 말입니다!
감히 손놈따위가..

이렇게 남감해하던 중 매장에 비어있는 카트가 덩그러니 있어 다행이라는 생각으로 물건들을 담았습니다.
제가 오늘 산 물건은 핫팩 약 400개, 볼펜 50자루, 목장갑 50개였습니다. 
다행히 카트를 가득 채웠으나 옮길 수 있는 양이라 차로 옮기기만 한다면 회사에서는 동료들을 불러 함께 옮기려 했습니다.
하지만 제 짧은 생각은 홈플러스의 계산대를 넘지 못했습니다.

계산을 하려고 계산대에 서니 왠 남자 직원분이 오셔서 이 카트는 매장 내 직원들이 사용하는 카트라서 외부로 반출이 안된다고 합니다.
그러니 가지고 온 물건을 모두 계산대에 올리라고 합니다.
핫팩 400개와 볼펜 50자루, 목장갑 50개를 모두 말입니다.
(원래 이렇게 많은 물건을 한번에 살 경우 같은 종류는 하나씩만 계산대에 올리고 카트내에서 수량을 센 후 계산합니다.)

하지만 제가 그 사실을 모르고 고귀하신 홈플러스 직원분들의 카트를 이용했으니 제 잘못은 맞죠.
여기까지는 저도 상식을 가지고 있는 사람이라 이해도 되고, 당연히 안내에 따라 행동했습니다.
하지만 다음이 문제였습니다.

물건을 찍고 손님이 물건을 가져가는 곳이 곧 제 핫팩과 목장갑, 볼펜으로 가득 차게 되었고,
저는 현금이 없는지라 어찌할바를 몰라 혹시 제가 현금이 하나도 없는데 카트를 하나 빌릴 수 있는 방법이 없냐고 물었습니다.

하지만 돌아오는 직원분의 대답은 "없다"였습니다.
내부 지침이 카트를 무료로 빌려 줄수 없으니 다 그냥 가져가야 된다고 합니다.
내부 지침이 변경된 것은 이해가 가는 부분이나 상식적으로 어렵고, 어쩌면 불가능한 부분이라 다시한번 양해를 구했으나 방법이 없다는 대답만 들었습니다.

어떡합니까?
일단 다른 손님들에게 피해가 가지 않도록 물건들을 다 계산대 아래 바닥에 쌓기 시작했습니다.
한참을 쌓고 어찌할까 고민하다 박스를 가지고 와서 옮기는 방법 밖에는 없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걸 옮길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지만 워낙 홈플러스의 단호박 자세에 당황해 지하로 내려가 박스를 들고 올라왔습니다.

그렇게 저는
계산대에서는 직원들이 계산을 하고, 손님들이 지나다니는 계산대 옆에 쪼그려 앉아 박스에 핫팩 400개, 볼펜 50자루, 목장갑 50개를 담았습니다.
제가 제 자신을 보는데 돈을 주고 물건을 사면서도 거지가 된 기분이었습니다.
사람들은 쳐다보고 진짜 수치심까지 들더군요.

박스에 물건들을 다 담았으나 그 다음도 문제였습니다.
이건 사람이 들수 있는 무게가 아니었습니다.
진짜 불가능한 일이었습니다. 
또 한참을 고민하다 고객센터로 향했습니다.
사정을 말하고 진짜 옮기는 것이 불가능해서 그러는데 카트를 대여할 수 있는 방법이 없냐는 질문에 또 안된다는 답변이 돌아왔습니다.
대신 자기가 100원을 빌려줄테니 그걸로 카트를 빌리고 짐을 옮긴 후에는 100원을 반납하라고 합니다.

제가 여기서 감사해야 할까요?
그 카트 빌리는 것이 얼마나 대단한 일이기에 고객에게 이런 대응을 해야 하냐 말입니다.

저는 또 방법은 이 100원을 빌려 카트를 가지고 짐을 옮기는 방법뿐이니 그 돈을 받아 카트를 빌렸습니다.
그리고 다시 계산대로 와서 박스에 있는 핫팩과 목장갑, 장갑을 다시 카트로 옮겨 담았습니다. 
카트만 한번 빌려줬으면 하지 않았을 수고를 그렇게 몇번이나 했습니다.
옮기다 핫팩 무더기와 볼펜이 떨어져 주변에 보시던 고객들이 불쌍한듯 주워주기도 했습니다.
전 또 한번 거지가 된 기분을 느꼈습니다.

이 모든 일이 100원 때문에 생긴 일이라니..
결국 차에 도착해 짐을 옮긴 후 저는 다시 고객센터에 돌아와 직원분께 100원을 돌려드리고서야 회사로 돌아올 수 있었습니다.

평생 처음 겪어보는 일,
처음 느껴보는 수치심, 굴욕, 그리고 울분에 이렇게 글까지 쓰게 되었습니다.


물론 제가 마트의 정책을 모르고 100원을 미리 챙겨가지 못한 잘못도 있죠.
하지만 그렇다면 홈플러스의 고객응대는 옳았을까요?

여러분,
혹시 홈플러스갈일 있으세요?
100원 꼭 챙겨가시기 바랍니다.
거지꼴 당하기 싫으면 말입니다.



세줄 요약
1. 홈플러스에 100원을 안들고가 카트를 못빌려 짐을 옮길 수 없었음
2. 홈플러스에서는 정책을 고수하며 끝까지 카트를 빌려주지 않아 개고생하며 거지취급당하며 짐을 옮김
3. 이렇게 내부 정책을 철칙같이 지키는 홈플러스가 크게 성장할 것 같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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