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염장주의) 눈 속을 헤치며 그녀가 왔어요
게시물ID : freeboard_1887573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루프톱바에서
추천 : 1
조회수 : 178회
댓글수 : 2개
등록시간 : 2020/02/17 23:51:33
안녕하세요 염장글 컨셉으로 돌아온 루프톱이에요
자주 나타나진 않을테니 걱정마세요..


바로 어젯밤이였어요.

저는 친구와 함께 대학 도서관에서 책을 읽고 있었죠.

밤9시쯤 그녀에게 전화가 왔어요.

"루프톱 오늘 끝나고 뭐해? 집에 가겠네?"

"응 집에 가야지"

"집에..? 오늘 끝나고.. 끝나고.. "

"왜 자꾸 말 끝을 흐리는 건데? 보고 가면 좋겠어?"

"으응.. 가는 길에 우리집 들렀다 갈래? 차 한 잔 줄게"

전화를 끊고 나서 도서관으로 간 뒤 친구에게는 급한 일이 생겨서 먼저 나간다고 하고 갔어요. (친구야 미안해)

밖을 나가니 눈보라가 치고 있었어요.

우산이 없어서 몇 걸음 걷는 것조차 힘겨웠죠

괜히 보고 간다고 했나 싶기도 하고 하염없이 몰아치는 눈보라가 미웠어요.

실눈을 뜨고 힘겹게 힘겹게 앞으로 걸어가고 있는데 
저 멀리서 낯 익은 형체가 하나 보였어요

바로 그녀가 우산을 쓰고 저를 마중나온 것이었어요!

눈조차 뜨기 힘든 눈보라 속에서 그녀가 마중 나올 것은 전혀 예상치 못한 일이었어요

우산도 없는 데다 길치인 제가 길을 잃을 줄 알았던 거죠

저는 집에나 있지 왜 나왔나며 괜스레 혼을 냈어요. 안그래도 감기로 몸이 안좋은 그녀가 걱정스러웠기 때문이에요

우산을 건네받고 함께 걷기 시작했어요. 제가 맨손으로 우산을 잡은 게 신경 쓰였는지 그녀가 벙어리 장갑의 한 쪽을 벗어 제 손에 끼워줬어요.

벙어리 장갑의 한 쪽은 제 손이 한 쪽은 그녀 손이 들어가게 되었죠. 

그리고 그녀가 갑자기 제 귀에 이어폰을 꽂았어요

이어폰에선 영화 러브레터의 OST가 흘러나왔어요

좀 당황스러웠지만 대학 강의 시간에 영화 러브레터를 본 적이 있는 저는 금방 감성에 젖을 수 있었어요.
(아무래도 그녀가 이런 상황을 노린 것 같아요)

함께 우산을 쓰고 함께 장갑을 끼고 함께 음악을 들으며 걸었어요.

뚜벅뚜벅 눈길을 걷는 우린 마치 영화 러브레터 속 연인이 된 느낌이었어요.

그토록 미워보였던 눈보라가 낭만적으로 바뀌게 된 순간이었답니다

마침내 그녀의 집에 다다르고 방 안에 들어가 몸을 녹일 수 있었어요

그녀는 서둘러 따뜻한 차를 내왔죠

우린 따뜻한 차를 함께 마시며 좀 전에 겪은 로맨틱 상황에 대해 열띤 이야기를 나눴답니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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