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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부싸움 할 뻔 했으나 잘 넘어갔음
게시물ID : freeboard_1904405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보노보노양
추천 : 4
조회수 : 415회
댓글수 : 5개
등록시간 : 2020/05/20 20:04:34
일단 저는 와이프입니다.
제가 요리를 잘 못하기 때문에 그래도 하나 괜찮은거 걸리겠지 싶은 마음에 이것저것 반찬 가짓수를 많이 하거든요.
근데 남편은 반찬이 넘 많아서 불만이래요.
살 빼야 하는데 반찬폭탐땜에 못뺀다나... (반찬 남기는건 또 싫어함 -.-)

남편은 컴퓨터 하면서 한 접시에 밥 반찬 담아서 갖다주는걸 좋아해요.
그래서 오늘도 퇴근 후 운동하러 간다는 남편에게 밥을 차려 줬지요.
반찬이 또 많아지고... 수북해지고... 접시 자리가 모자라서 밥을 따로 담고...
컴퓨터 앞에 갖다줬는데, 그때 마침 과외상담 전화가 왔어요.
"네네~ 어머 그렇죠... 네네~~ 어머니~ 네네~~"
전화를 받으며 컴퓨터 앞에 앉은 남편에게 접시를 가져다 줬습니다.

남편은 접시를 받자마자 얼굴을 확 구기면서 입모양으로 야!!!!! 합니다. (소리없는 고함)
저는 거실로 나와서 전화를 계속 받았어요.
"네네~ 네네 그렇죠.. 아.. 그렇군요.. 어머머.. 그러셨어요? 에헤헤헤~~ 네네.. 다 그렇죠.. 어우~ 그러셨구나~"
방을 슬쩍 보니 남편은 뚜 한 얼굴로 밥그릇과 접시를 바닥에 내려놨네요. 왜 또 이리 많이 주냐고 화내려나 봐요.
전화통화는 계속되고 저는 진짜 멘탈 부여잡고 계속 통화를 했습니다..... -.-
아... 
이말 했다 저말 했다... 다른말 했다 아까 그말 또 했다.... ㅠ.ㅠ
저는 계속 "네네~ 그럼요.. 아.. 그부분은 제가 못챙겼네요.. 네~ 아우 그렇게 해야죠~ 오호호호호.. 네네.."

한참을 바닥에 접시를 내려놓은채 화난 얼굴로 컴퓨터를 보는 남편..

전화가 길어지면서는 그걸 신경을 못썼는데, 한참 있다가 남편이 다 먹은 접시와 그릇을 들고 씽크대에 
가서 물에 담궈 놓더라구요.
그리고 다시 방으로 들어가서 부시럭부시럭 하더니 이를 닦고 현관으로 가서, 강냉이를 보이며 희미한 미소를 짓고는 손을 흔듭니다.

남편이 나가고 나서도 한참을 통화를 하고 전화를 끊었어요.
아.. 나는 누구인가.. 여기는 어디인가...
겨우멘탈을 부여잡고 정신을 차려보니 통화를 한시간 40분 했네요.

ㅋㅋㅋㅋㅋㅋ

고마워요. 전화 통화의 요정. 부부싸움을 막아줘서.

(다음부터는 반찬좀 적게 해야겠어요. 아.. 진짜 이걸 못고치겠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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