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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A 교민이 보는 미국 시위에 대하여.
게시물ID : freeboard_1906533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천년의꿈
추천 : 2
조회수 : 425회
댓글수 : 1개
등록시간 : 2020/06/03 07:28:59
미국 서부 엘에이 (Los Angeles) 에서 14년째 살고 있는 교민이 미국 시위에 대해서 생각을 남겨봅니다.

가장 먼저, 밑에서 광주랑 비교하긴 했지만, 사실 지금 시위는 한국 광주 운동때 보다도 심각하다고 생각합니다.
같은 인종이지만 시각이 달랐을 뿐인 광주도 그렇게 처참했는데, 피부색이 다르고 아예 다른 인종인 미국에서 백인들이 흑인을 바라보는 시각은 훨씬 심각합니다. 노예제도는 사라졌지만, 뿌리깊게 박힌 인종차별은 조금 희석되었을 뿐 여러곳에서 만연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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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해를 돕기 위해 사진 첨부합니다. 위로 나와 있는 이번 사태를 초래한 George Floyd의 억울한 죽음은 빙산의 일각일 뿐이며, 아래에 가라앉아 있는 "미국 정부가 몇십년간 고치치 않은 것들"은 위로부터 차례대로 건강보험, 제대로 살기 힘든 최저 임금, 집단 수감, 고질적 경찰 폭력 문제, 불평등한 기회, 인종차별주의자 정치인들, 인종차별적 법의 구조, 배상의 비허가, 불평등한 교육의 기회 정도로 표현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폭동과 약탈은 시위의 본질을 흐리므로, 저도 반대하는 입장입니다. 다만 밑에서 다시 다루건데, 언론은 폭동과 약탈을 과장되게 보도하고 있습니다. 차로 대충 돌아봤는데, 일요일 기준으로 털린 곳 합쳐서 아마 삼십개가 안됩니다. 스무개가 조금 넘는 정도? 아예 없다고 할 수는 없지만, 엘에이의 크기는 서울 두배 반 정도 될겁니다. 판단은 여러분에게 맡기겠습니다. 제 개인적인 시각은 이렇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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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 한명이 모든 경찰들을 대변하지 않고, 약탈하는 일부가 전체 시위자들을 대변하지 않는다.

저는 약탈을 옹호하지 않습니다. 폭력을 옹호하지도 않습니다. 시위대들 전부가 옳은 행동을 하고 있다고 생각하지도 않습니다. 다만 이해하려는 시각은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전염병이 도는데도 시위를 한다고 비난하는데, 전염병이 가장 심각하게 영향을 끼친 커뮤니티가 흑인들인데 그들이 그걸 모를까요? 그럼에도 거리에 나와야 했던 이유는 뭘까요?

침묵은 동조라고 생각합니다. 비난은 더 심하다고 생각합니다. 살인경찰이 모든 경찰을 대변할 수 없는 것처럼, 시위대의 본질을 흐리는 일부가 시위대 전부를 대변할 수 없다고 생각합니다.
나치가 그들을 덮쳤을 때라는 시를 남겨보겠습니다. ("나치가 그들을 덮쳤을 때…"는 마르틴 니묄러(1892년-1984년목사가 쓴 것으로 추정되는 시입니다.) 개인적으로, 모델 마이너리티 (아시안들은 문제도 일으키지 않고 순종적이고 조용하다라는 인식에서 비롯된 단어)라는 단어는 모욕적이라고 생각합니다. "말 잘들으니 얼마나 좋냐" 라는 인식에서 나온 말이거든요.

*공식적인 시위는 평화 행진으로서 끝납니다.

**시위에 대한 제 입장과는 별개로, 약탈과 다른 시위들로 인해 피해를 입으신 한인 업주분들과 다른 한인 분들께 깊은 애도를 표합니다.

나치가 공산주의자들을 덮쳤을 때,
나는 침묵했다;
나는 공산주의자가 아니었다.
그 다음에 그들이 사회민주당원들을 가두었을 때,
나는 침묵했다;
나는 사회민주당원이 아니었다.
그 다음에 그들이 노동조합원들을 덮쳤을 때,
나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나는 노동조합원이 아니었다.
그 다음에 그들이 유대인들에게 왔을 때,
나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나는 유대인이 아니었다.
그들이 나에게 닥쳤을 때는,
나를 위해 말해 줄 이들이
아무도 남아 있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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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래는 페이스북 활동가 박상균님의 전문입니다. 출처 들어가보면 아시겠지만, 전체 공개 및 공유 가능이 되어있습니다. 이 사태를 정말 잘 설명해 주신 것 같아서 퍼왔습니다.

1.
지금으로 부터 99년 전, 오클라호마 털사(Tulsa)에 부유한 흑인 상업지구가 있었다.
Black Wall Street라는 별명이 붙었을 만큼 발전한 지역이었다. 몇 십 년 전만 해도 노예였던 사람들이 상점 주인들이 되어 경제활동을 하고 있으니 백인들의 눈에 얼마나 꼴보기 싫었겠나.
2.
백인들의 시기심은 결국 말도 안되는 사건으로 폭발했다.
한 빌딩의 엘리베이터를 조작하는 안내양으로 일하던 17세 백인 여성의 팔을 흑인 남자가 잡은 사건이었다. 낡은 엘리베이터가 흔들리는 바람에 균형을 잃었던 흑인 남자가 자기도 모르게 옆에 서 있던 여성의 팔을 잡은 건데, 이 여성이 소리를 지르며 뛰쳐나가면서 큰 사건이 되었다.
대단한 일이 아니었고 이 여성도 흑인남성의 처벌을 원하지 않았다.
3.
하지만 흑인들을 꼴사납게 보던 털사의 백인들의 생각은 달랐다. 총을 들고 무장한 백인들이 흑인 상업지구를 습격해서 무려 이틀 동안 살인과 방화와 약탈을 저질렀다.
알려진 걸로만 26명의 흑인과 10명의 백인이 죽고, 8백 여 명이 부상을 당했고, 1만 여명이 집을 잃었고, 35개 블록, 1,256채가 불에 탔다. 그리고 무엇보다 이제 막 꽃을 피우며 성장하던 건강한 흑인 경제가 하루아침에 흔적도 없이 사라졌다.
그리고 그 사건은 사실상 역사에서 사라졌다.
4.
그러다가 이 사건이 다시 조명되기 시작한 건 최근의 일이다. 이제야 이 문제에 관한 책이 나오고, 다큐멘터리가 제작되고 있다. (HBO Watchmen 시리즈 1회가 이 사건으로 시작한다).
흑인들은 게으르고 일을 하지 않는다는 편견은 나도 익히 들어서 알고 있고 나도 어릴 때는 그렇게 생각했다. 그런데 일본이 조선을 점령해서 산업을 모조리 빼앗고 허드렛 노동만 할 수 있는 차별 상황에서 "조선인은 타고나기를 게으르다"고 했을 때 그 말이 과연 맞는 말일까?
눈 앞에 보이는 조선인들이 하나같이 일본인 기업가가 시키는 일을 제 때 안하고 게으름을 피우고 있으니 "국민성이 저래"라고 해도 틀린 말 아니라고 했을 거다. 많은 사람들이 그렇게 믿었을 거다. 당시에 그런 기록들 많다고 한다.
하지만 한국인들에게 주인될 기회가 생겨서 자립을 하고, 스스로의 민주국가를 이룰 수 있게 된 후 수십 년이 흐르니 어떤가? 그 때 열심히 일을 안 한 게 국민성인가, 아니면 그런 상황에 놓였던 건가? 일해도 내가 돈을 벌지 못하고 내 처지가 나아지지 않으면 누구나 그렇게 된다. 사장되면 출근이 즐거운 법이다.
5.
흑인들은 조직적으로 차별을 받았고, 지금도 그렇다. 그런데 그런 모든 어려움을 무릅쓰고 흑인들의 월스트리트를 만들어내자 백인들이 몰려들어 무법적인 학살과 약탈을 해서 재산과 생명을 빼앗았지만 처벌은 커녕 제대로 조사도 되지 않았다.
생각해보라. 털사의 블랙 월스트리트가 꾸준히 성장했으면 전국적으로 얼마나 많은 흑인 경제에 재투자를 하며 경제를 키웠을지. 그랬을 때 백인들을 비롯해 우리 모두가 흑인들에 대해 가진 선입견을 얼마나 바꾸었을지. 그런데 그건 이제 역사적 가정에 불과한 것이 되었다.
과연 그게 오클라호마 뿐이었을까?
왜 백인들은 좋은 동네에 살고 흑인들은 가난한 동네를 벗어나지 못하는지 아는가? 구글에서 "Redlining"을 검색해보면 안다. 얼마나 백인들 철저하고 지독하게 흑인들을 경제활동과 이윤에서 배제해버렸는지.
6.
미국 백인들 정말 잘 산다. 그다지 노력한 것 같지도 않은데 집안들이 다 여유가 있다. 그렇다보니 경제적인 모험을 할 수 있다. 사업을 해도 백인들의 세상이니 서로 투자해주고 도와주고, 망해도 집안이 넉넉하니 굶어죽을 걱정없이 대학 중퇴하고 모험할 수 있다. 성공하면 갑부가 되기도 하고.
그런데 그런 "넉넉한 배경"이 백인들이 사는 동네의 꾸준한 집값 상승으로 인한 무임승차에 있다. 대단한 저택은 아니지만 자녀들을 중산층으로 놓고, 상류층으로 올라가게 한 결정적인 안전망이 되어 주었다고 한다.
7.
흑인들이 상점을 약탈하고 불을 지른다고? 백인들은 할 말 없다. 그들이 지은 원죄가 있기 때문이다. 백인들도 안다. 모르는 백인들이 있지만, 이제는 많은 백인들이 안다.
그리고 세상은 하나도 바뀌지 않았다. 지난 주에 센트럴파크에서 불법으로 개를 풀어놓은 백인 여성에게 흑인 남성이 좋은 말로 개를 묶어달라고 하자 경찰에 전화를 해서 "흑인 남자가 나를 위협한다"고 가짜 신고를 하는 장면이 유튜브에 돌았다. 1921년과 달라진 게 있나?
흑인들은 그런 세상에서 산다. 흑인여성과 결혼한 뉴욕시의 시장도 흑인 아들이 십대가 되면 "너는 밖에서 조심하지 않으면 경찰의 총에 맞는다"는 교육을 시켜야 하는 곳이 미국이다. 모든 흑인아들을 둔 부모가 그 교육을 시킨다.
8.
이 모든 걸 모르면 흑인 욕할 수 있다.
1980년에 서울에 살았던 사람들, 전부 광주시민들 욕했다. 깡패새끼라고, 빨갱이들이라고. 정말이다. 다들 욕했다. 어쩌겠나? 방송이 전부 거짓말 하니 알 도리가 없는데. 법과 질서? 2016년에 광화문에서 한 시위? 황교안에 따르면 불법이었다. 당신이 당하기 전까지는 법과 질서가 중요하다. 당신이 당하기 시작하면? 화염병을 들고 썩은 세상과 썩은 법을 고치고 싶어진다.
광주가 당하는 일을 모르고 그들을 욕했던 서울 사람들의 경험에서 우리는 교훈을 얻어야 한다. 눈에 아무리 분명해보여도 내가 모르는 사실들이 있을 수 있다. 남의 사정 모르면 겸손하게 뉴스를 열심히 찾아 읽고 배우는 게 훌륭한 자세다.
흑인들 함부로 욕하지 말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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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좋은 하루 되세요


출처 https://www.facebook.com/100003618361603/posts/1899993800131214/?d=n
https://ko.wikipedia.org/wiki/%EB%82%98%EC%B9%98%EA%B0%80_%EA%B7%B8%EB%93%A4%EC%9D%84_%EB%8D%AE%EC%B3%A4%EC%9D%84_%EB%95%8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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