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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라진 오락실
게시물ID : freeboard_1934055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감성남
추천 : 1
조회수 : 389회
댓글수 : 1개
등록시간 : 2020/10/23 00:40:53
부산 사시는 분 중에 아시는 분은 아시겠지만 부산 지하철 동의대 역 쪽에 오락실이 하나 있었어요.

버스를 타고 그곳을 지나며 제가 스무살이던 시절엔(대략 15년 전 이상)오락실이 그래도 동네마다 간간히 있었으니 오락실의 모습이 낯설지 않았습니다.

그러다 시간이 지나며 대로변에 있는 오락실의 간판이 신기하게 보이는 시절이 머지 않아 오게 되었습니다.

종종 그 곳을 지나며 '저기 아직 영업 하나?' 라는 생각을 한참 할 때쯤 의도치 않게 그 오락실 근처로 이사를 하게 됩니다.

이사 후 그 오락실 옆을 지나다 익숙한 오락실 사운드를 들으며 그 곳이 영업중이란 걸 알게 됩니다.
들어가고 싶었지만 선뜻 발이 떨어지지 않더군요. 뭐랄까요, 그냥 그곳은 학생들이 가득찬 공간(정작 학생들은 피씨방에 있었겠지만) 이라 제가 가면 안될 것 같았거든요.

어느날은 무언가에 이끌려 그곳에 들어가 봤습니다. 모든 게 익숙했어요. 수 없이 해 봤던 게임, 여러 게임들의 사운드가 섞인 소리, 동그란 의자. 다른 게 있었다면 너무나 한산 하다는 거였습니다.

코인도 기본 100원에서 고가 장비의 게임은 500원 이였습니다. 혼자 추억에 잠겨 이런 저런 게임을 하다 마지막으로 하우스오브 데드를 하고 있는데 중년의 아저씨께서 조용히 동전을 넣으시더니 능숙한 솜씨를 뽐 내시는 겁니다.

본능적으로 사장님인 걸 눈치 채고 저는 사장님께 "손님도 없는데 왜 기계 다 켜 놓으셨어요?" 라고 물었습니다. 사장님께선 "그냥 하는 거에요, 여기도 곧 재개발 들어가요" 라고 담담히, 말씀을 하시더군요. 

사장님의 옅은 미소 때문에 오락실에 대한 저의 추억도, 인생의 많은 것을 이 곳에 걸었을 그 사장님의 여러 순간도 저 멀리 멀어지는 것 같았습니다. 

그 후에 그곳을 다시 가봐야지 했는데 어느날 보니 철거 공사가 시작 되고 있더군요.

 그 곳을 지나면 좀비의 등장 위치를 훤히 알고 있던 명사수 사장님의 모습이 떠오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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