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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가니스탄 사람에 대한 기억
게시물ID : freeboard_1969747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감성남
추천 : 6
조회수 : 629회
댓글수 : 1개
등록시간 : 2021/08/16 02:26:46
작년 초 설 연휴 즈음, 코로나가 우한에서 발생했단 뉴스가 나왔지만 해외 출국엔 아무런 제약이 없을 때 두바이로 출장을 갔었습니다.

두바이에 전시회 가 보셨던 분들을 아시겠지만 다른 지역에선 쉽게 만나지 못하는, 위험하다고 여겨지는 국적(소말리아, 르완다, 시리아 같은)의 사람들을 종종 보게 됩니다. 중동, 북아프리카 지역의 허브를 지향하니 이들 지역의 비자 발급이나 입국 허용에 관대한 탓일겁니다. 

사실 부끄러운 이야기지만 이런 국가의 사람들에게 열의를 다해 상담을 하지 않습니다. 실제 거래로 이어질 확률이 희박하니까요.

하루는 아프가니스탄 국적의 방문객이 부스를 방문 했습니다. 속으로 '와 아프간에서 해외로 뜨는 비행기가 있긴 있나보다" 라고 생각을 했습니다.
다른 방문객이 많아 정신이 없이 바쁜데 이 사람은 전시하고 있는 제품을 여기서 좀 팔면 안되겠냐, 비싼데 할인은 안되냐, 종류별로 다 볼 수 있냐 정말 귀찮게 하더군요.

어차피 거래로 이어지지 않을 걸 알기에 냉정하게 거부를 해 버렸습니다. 아쉬운 표정으로 돌아 서는 그 모습을 애써 외면 한 채 말이죠.

그후로 지금까지 그 때의 일이 너무 마음에 걸립니다. 직업이 의사였는데 그렇게 엘리트인 사람을 국적만 보고 제가 매몰차게 해 버린 거죠. 제가 그 사람보다 잘난 건 국적 뿐일겁니다.

힘들게 그런 행사에 올 기회를 얻었고, 겸사겸사 본국에 돌아가서 쓸 물품을 살뜰히 구매하는 중이였을 겁니다. 기본 물자부족이 심각한데 의료용품은 오죽할까요.

아프가니스탄이 뉴스에 자주 오르내리니 그 때의 죄스러운 마음이 더 커집니다. 다시 만난다면 꼭 사과하고 싶네요. 혼돈의 시간에 무사하길 간절히 빌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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