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여년전쯤 동호회에서 아주 가까웁게 지내던 여사친과 10여년만에 연락이 닿게 되었다.
너무나도 반갑고 그 시절이 그리워 그 때 그 추억들 하나하나 곱씹으며 많은 이야기를 했다.
그러던 중 내 첫 여자친구 이야기가 나왔다. 나보다 3살 많았던 여자친구.
자주는 아니지만 간혹 연락을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아직도 마음이 두근두근하냐며 날 놀려댔다.
평상시 같으면 날 놀리는 말 정도면 나도 만만치않게 맞받아치며 서로 낄낄거렸을텐데
그 순간 아무런 말도 하지 못했다.
잠시간의 그 정적.
그 친구는 당황해하며 미안하다며 내게 사과를 했다.
사과받을 일은 아니었다.
단지 그저 오롯하게 내 가슴이 먹먹했을 뿐이었다.
지난 20여년 간 수많은 사랑 중에 몇 안되는 소중한 추억의 그녀였다.
단지 나는 희미해져 가던 그 추억이 가슴벅차 오르게 다시금 선명해졌을뿐이었다.
다만 나는 그 친구에게 너털웃음을 지으며 부탁했다. 가능한한 그 사람 이야기는 내 앞에서 해주지 말아달라고..
기분나쁘거나 그때가 불행했었어서가 아니라 그 추억을 망가뜨리고 싶지 않기때문이라고..
이번 한 주는 쓸쓸하지만 무척이나 기분 좋은 한 주가 될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