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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을 쓰겠다? 내가 왜 소설을 쓰게 되었는지.
게시물ID : freeboard_1973860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에이오스
추천 : 0
조회수 : 352회
댓글수 : 0개
등록시간 : 2021/10/01 01:07: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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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창작글
나는 예전부터 생각이 많았다. 가만히 앉아있다가도 웃긴 생각이나서 웃곤 했다. 그 때 가족들과 학교애들은 나를 이상하게 보기 시작했다. 초등학교 3학년 우연히 내 머릿속에 떠오른 생각들을 글로 적기 시작했다. 결과는 놀라웠다. 아이들은 너도 나도 내 소설을 읽겠다면서 줄을 섰고 호평이 쏟아져나왔다. 중학교 때는 고비가 있었다. 아이들이 점점 나를 싫어하게 된 것이다. 여러 이유가 있겠지만 특유의 산만함과 초이성 때문이었을 것이다. 나는 중학생들이 알 리가 없는 어려운 단어를 쓰고 두꺼운 대학생들이 읽을 법한 책들을 읽기 시작했다. 책을 읽는 만큼 아이들과 얘기하는 시간이 줄어들고 당시 책을 읽는 아이는 잘난 척하고 사회성이 없다는 편견이 만연해 아이들이 나를 피하기 시작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나는 어떤 여학생과 부딪혔다는 이유로 성추행범으로 몰렸고 다행히 누명은 벗었으나 그 날 이후로 타인의 몸을 만지지 못하는 강박증에 시달렸다. 그 날 이후 내 소설은 점점 암울하고 자극적으로 변해갔다. 교내 백일장에서 최우수상을 받은 뒤 국어 선생님이 나를 따로 불렀다. 선생님은 나의 소설은 문학적 예술적으로 뛰어나지만 내용은 결코 바람직하지 못했다는 것이었다. 나의 소설은 자살, 정신병, 살인 등 온갖 자극적인 내용으로만 가득차게 되었고 점점 내 소설은 괴물처럼 변해갔다. 하지만 괜찮았다. 아이들은 내 소설을 읽었으니 나도 아직 건재하다고 믿었다. 그러나 우연히 학교 게시판에 내 소설을 비난하는 글이 올려졌다. 내 소설은 정신병자의 망상으로만 가득찼으며 저자는 찐따가 자기만족을 위해 쓴 글이며 이 소설의 작가는 왕따당하는 것이 당연하고 정당하다는 글을 올렸다. 나는 자살하고 싶었다. 대학교로 넘어오면서 소설을 읽겠다는 사람은 나타나지 않았고 어쩌다가 소설 얘기가 나와도 나를 낙오자, 입만 산 자라고 욕하길 바빴다. 결국 나는 학교가 아닌 민간 게시판에 글을 올리기 시작했다. 비록 적지만 댓글이 달렸다. 재밌다. 다음 내용이 궁금하다는 내용들이 쏟아졌다. 나는 그 동안 내 소설이 뭐가 문제였는지 왜 사람들이 나를 싫어했는지 되돌아보기 시작했다. 내 소설의 문제점을 정리하기 시작했다.
1. 주인공의 불행과 고통을 강조함
2. 못난 남자와 예쁜 여자의 만남이라는 신데렐라적 구조
3. 캐릭터들의 성적 대상화
4. 푸념과 폭력으로 가득 찬 내용.
 나는 이야기를 바꾸기 시작했다. 남성 캐릭터에게 힘과 재주를 주었다. 스스로 문제를 개척해나가는 누군가에게 의존하지 않는 캐릭터상을 만들었다. 또한 여성 캐릭터는 미모, 몸매 같은 외적 매력이 아닌 타인을 공감하고 이해하는 능력, 타인의 상처까지 보듬아줄 수 있는 매력 등 내적인 요소를 강조했다.
 이야기도 연애나 폭력 같은 자극적인 소재에서 인물의 감정이나 인간성을 투영하는 내용으로 바꾸기 시작했다. 사실 아직은 갈 길이 멀긴 하다. 웹소설 작가로 데뷔하고 이번에 출판사에서 연락이 와 종이책으로 출판된다고는 하지만 나는 아직 내가 한참 부족하다고 생각한다.
 이 글을 읽고 악플을 달거나 나를 조롱해도 뭐라고 하지 않겠다. 내가 부족한 건 사실이고 내가 시끄럽게 떠든 것도 사실이다. 이것도 글쓰는 사람의 숙명이고 받아들여야 할 일이다.
긴글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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