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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나던 분이랑 정리하고 출근했는데 생각보다 담담하네요.
게시물ID : freeboard_1977686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O곱하기1
추천 : 2
조회수 : 491회
댓글수 : 3개
등록시간 : 2021/11/22 13:43: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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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유에도 지난 번 이 사람 관련 글 적었었는데, 어느 순간 그 분은 저를 ‘여자친구’로 주위에 소개하고 다니는, 사실상 ‘사귀자’ 말만 안 했지, 주 1회는 항상 이 사람 만나서 데이트 하는 게 루틴이였습니다.

누구랄 것도 없이 그냥 그게 어느 순간 당연해진 루틴이 되었습니다.

이 분은 같은 업계 선배이고 띠동갑이세요. 
취업 사이트에서 알게되어서 이 분이 먼저 대쉬하고, 전 처음에 부담스러워서 두어번 거절했다가 ‘뭐. 같은 업계인데 많이 이상한 사람이겠나. 그냥 동료 인맥 쌓는 다는 생각으로 만나보자.’ 별 기대 없이 나갔는데 
생각 이상으로 재치있고 유머러스 하고 일단 정서적으로 너무 편안해서 만나면서 감정이 점점 커져갔습니다.

그렇게 6개월 가량 만나는 중, 이 분이 며칠 동안 많이 바빠서 이 업계가 주말도 못 쉴 정도로 바쁘다보니 이해하는데 마음으로 서운해서 카톡으로 얘기했거든요, 

토욜에 만나서 굉장히 얘기 많이 나눴습니다.
이 분이 본인 집에서 놀다 가라고 그랬지만 더 미련 생길 것 같아 거절하고 차에서 얘기 많이 나눴어요.
결론은 6개월 그 이상의 만남을 이어나가기 어렵다는 것 입니다.

요즘 이 분이 개인적으로 멘탈 깨질만한(저 같으면 일상 조차도 못 할 정도 이더군요..)겪는데, 뭐 다 차치하고서라도 저에 대한 마음이 딱 여기까지였던 것 같습니다.

 토욜에 만나기 전, 이 분의 메세지(내가 너를 기쁘게 안정되게 해주지 못하니, 너는 참 예쁘고 아름답고 사랑 받을 자격 충분하니 나 말고 다른 좋은 사람 만나라)를 받고 하루 종일 눈물만 쏟았어요.

 이 사람 보는 날 눈물 쏟을 각오했거든요..
웬걸..생각외로 담담했습니다.
그간 서로에 대해 묻고 싶었던 거, 말하고 싶었던 거 다 얘기해서 후련했어요. 정확히는 시원섭섭 했고요^^;;

전 와중에 이 분한테 질척거렸어요.
‘그래도 우리 뭐 나쁘게 서로 미워해서 떨어지는 거 아니니 카톡 차단 안 하고 이것도 내 인생에 추억 중 일부분이니 그냥 두겠다, 대신에 저 이후에 ㅇㅇ씨 마음에 쏙 드는 저 보다 훨 배 멋진 여자 만나길 바란다. 그래야 미련 없이 ㅇㅇ씨와 추억 묻어둘 수 있을 것 같다. 
근데 살다보면 이성관계든 뭐든 내 마음대로 안 될 때 있지 않냐, 마치 내가 ㅇㅇ씨 많이 좋아하는데 ㅇㅇ씨에 대한 나의 마음은 그렇지만은 않은 것 처럼..
 삶이 고단할 때 누군가랑 그냥 채팅하고 플 때 나한테 주저 말고 톡하라, 물론 ㅇㅇ씨가 싫다는 거 억지로 강요해선 안 되지만, 다만 단지 나에 대한 미안함, 죄책감 때문에 연락하고픈데 망설이는 거면 절대 안 그래도 된다.’ 이랬어요,  오유인 분들이 봐도 참 질척거렸죠??^^;;

서로 거의 말 없이 눈만 쳐다보고 하고팠던 말 하고 포옹하고 헤어졌습니다. 일욜부터 일부러 제 할 일 하면서 바쁘게 지내는데 밤 되어서 자기 전 또 눈물 쭐쭐 흘렸네요. 출근 전 눈 붓기 빼느라 혼났습니다. 다행히 출근 하고 나서는 괜찮네요 점심도 잘 먹었고..

 다 좋은데, 그냥 평상 시 처럼 카톡 알람 안 오는 게 허전해요.
 맨날 아침-점심-저녁-밤 인사로 이 사람의 일상이 저의 6개월을 채워줬었거든요.

 이전 연애에서 하도 데여서 ‘난 누구 이제 좋아하는 마음 못 생기겠다’ 하던 와중 이 분이 제 삶에 불시에 들어왔고, 그게 무서워서 피하다가, 편견을 없애고 그냥 마음가는대로 해보자 해서 만났는데 또 이별이네요...

 차라리 제가 그때 그냥 계속 거절했다면 이런 일 같은 거 안 겪을 수 있었을텐데 말이죠.

 또 차라리 저에 대해 편견 가득한 사람이고 나쁜놈이면 정 뗄 구실이라도 있을텐데, 간만에 저 자체를 바라봐주고 제가 뭘하든 지지해주던 분이였어서 더 마음이 쓰리네요.

바꿔 생각하면 오히려 잘 된 것 같습니다. 내년 하반기에 해외 발령나서 거기에서 2년 살면서 일 하고, 만일 한국 귀국하게 되면 지금 업계에서 거의 평생 보장이거든요. 어떻게보면 너의 목표를 향해 앞으로 나아가야 할 때 라는 신호 라고 생각하고 자기계발 하는 기회로 삼아야겠습니다.

  물어보니 이 분도 이 업계에 계속 계실거라 하더라구요.
잘 모르겠습니다 사실. 해외 파견 후 귀국하면 전 30살, 이 분은 42살, 서로 앞자리가 바뀌어 있을텐데 저의 헛된 욕심이라면 제가 귀국 때 이 분이 싱글이였음 하는 것…? 

 제 속 얘기 친구는 커녕 가족한테도 안 털고 혼자 삭히는 스타일인데 펑 할지 놔둘진 모르겠지만 일단 지금 너무 가슴이 꽉 막힌 것 처럼 답답해서 오유에라도 끄적여봅니다..

 전 정말 누군가를 만날 자신이 더더욱 없어졌어요.
원래도 새로운 사람 만나는 것에 대해 피로감이 큰 사람인데 누구를 만나고 감정소모 해야하는 게 너무 두렵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 오유인 분들께서는 예쁘고 뜨거운 사랑 하시길 진심으로 바라겠습니다.

정신 없는 월요일 결국 반차 내고 쉬고 있는 중이네요. 
바쁘신 와중에 두서 없이 적은 정신 없는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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