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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어렸을 때..
게시물ID : freeboard_1981232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미술관소녀
추천 : 3
조회수 : 313회
댓글수 : 1개
등록시간 : 2022/01/18 18:55:52
아버지는 내가 원하는 건 다 해주시는 사람이었다. (사실 어머니 쪽이 더...아버지는 그래도 내가 게을러질까봐 엄격하셨지만)

나는 어렸을 때 아버지께 그림을 그려서 보여드렸다.

그때 우리나라가 호황이라 모두가 돈을 잘 벌었다.

주위에 새로 짓는 집들이 많았다.

피아노 학원을 오고 가면서,

그 집들을 보아서인지,

어느날 그림으로 집을 그렸다.

이층집. 2층 방은 나와 동생이 쓰고
여기는 아빠방 여기는 엄마와 막냇동생 방이라고 아버지에게 그림을 소개하자
아버지는 껄껄 웃으셨고,

어느날 우리집은 이층집으로 이사했다.
(사실은 정말로, 이사후에 막냇동생이 혼자 자기 무섭다고, 엄마와 함께 자고 싶어해서, 정말로 엄마와 막냇동생이, 막냇동생 중학교 올라갈 때까지 엄마랑 자기방을 같이 쓰고, 아빠는 혼자 안방 썼다. -_-;; 그림 그릴 당시에도 어떻게 엄마랑 아빠랑 각자 방을 쓸 거라 예견한걸까...)
(정말로 이층은 나와 둘째가 쓰게 되었다. 당연(?)하지만 내가 제일 큰 방..)
-집에 차고 옆에 사무실도 있는데, 아까워서 세를 놓자고 해도 그러지 않으시고, 아버지 애장품들, 공구들과 어머니 미싱기, 사무용 책상과 응접실 탁자 등이 있다. 나름 아버지 사무실이자 어머니 쉴 공간으로 쓰시는 듯...)

뭔갈 그리거나 생각하면
어느날 저절로 그게 돼 있었다.

피아노, 전화번호부에 있는 피아노 사줄거냐고 하자
어느날 피아노가 생겼다.

나도, 아버지처럼
갖고 싶은 집 그려다 주면
집도 원하는 대로 사는 그런 부모 되고 싶다.

사실 그때 살던 집도 정원 있어서 내가 씨앗 심고 기른 꽃들도 있었는데,
이층집으로 이사 가고, 그냥 멍하니 살다가

내가 아버지 나이 되니,
그거 쉽지 않은 거구나. 생각이 든다.

내가 지금 집 알아보느라 아파트로 힐스테이트로 살까 자이로 갈까, 공원이 앞에 있는 성수동 트리마제 갈까 하다가,
프라이빗한 정원이 있는 단독주택을 선호하던 아버지처럼,

내 아이도 아파트 싫다 하고 정원 있는 집 가고 싶다고 하면,
턱 하니 사서 이사갈 수 있는 부모 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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