낮져밤이 글을 보게 되었다.
(낮져밤이는 낮엔 져주고 밤엔 이긴다라는 건데 누가봐도 성적인 의미를 가득 담고 있다.)
그런데 문득 나도 호기심에 한번 낮져밤이가 되보고 싶었다.
아내의 반응이 궁금한 건 아니다.
단지 낮져밤이의 느낌이 어떤지 알고 싶을 뿐..
아내에게 나는 젠틀하고 가정적인 이미지인데다 부부관계에서도 먼저 요구하지 않는 편이다.
키스와 포옹같은 스킨쉽은 자주 하고 있지만 워킹맘인 아내는 밤엔 뭔가 재밌는 걸 더 하고 싶어하고 그런 마음을 이해해 아내의 일상을 위로해주는 수다
(진짜? 헐~그랬대? 사장 미친거 아냐?등등)나 넷플릭스 예능같은 걸 보면서 아내가 좋아하는 무알콜하이네켄을 마시고 논다.
이를테면 난 낮져밤져라고도 할 수 있다.
내가 항상 지지만 아내 성격은 오히려 더 약하고 순하다. 그러면서 밝고 애교가 많다. 최고로 좋은 점은 좌뇌가 발달한 이과형 여자라는 점이다. 그래서 의사 소통이 잘 된다. '오빠, 나 달라진 거 없어?'같은 말은 전혀 할 줄 모른다.
그런데 난 겉으론 나이스가이지만 사실 속은 진심 변태다. (그런데도 익명인 오유에서조차 야한 게시물은 되도록 쓰지 않으려하는 건 아무에게도 나의 어두운 욕망을 보이고 싶지 않기 때문이다. )
그런데 인터넷 밈을 핑계삼아 아싸의 변태적 욕구를 발산을 해 볼 기회가 생긴 것이다.
아이를 재운 뒤, TV를 보고 있는 아내에게 씻고올게 하고 샤워실로 향했다.
씻는 동안 여느때와 달리 긴장이 되었다.
'내가 그런 말을 할 수 있을까..'
아내는 어짜피 놀라지도 않을 것이다. 워낙 순둥이라서 원하는 대로 해 줄 게 분명했지만, 상황자체가 주는 민망함,부끄러움,오글거림에서 오는 심리적 벽이 있었다.
씻고 나오니 아내는 어두운 거실에서 작은 보조등 하나만 켠 채로 엎드려서 핸드폰을 보고 있었다.
난 집에서 늘 입고 자는 얇은 검은색 티셔츠만 한장 입고 나머지는 그대로 화장실 문 근처에 놔두고 아내쪽으로 걸어갔다.
머리속이 복잡하다 이젠 아무생각이 없어졌다.
아랫쪽이 허전한 느낌이 조금 낯설었다.
난 아내의 옆에 서서 단정하게 뒤로 묶은 머리를 쓰다듬었다. 촉감이 좋았다.
아내가 쓰던 샴푸를 최근에 바꾼게 도움이 된 것 같다.
나도 이번에 약산성샴푸로 바꾸고 머릿결이 더 좋아진 것 같다.
약산성샴푸효과(광고 아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