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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나 가 버렸다 한들 사랑이었다
게시물ID : freeboard_2005173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SuRiPark
추천 : 2
조회수 : 866회
댓글수 : 0개
등록시간 : 2023/04/02 01:40:54

무성한 시간들이 피어 

빼곡히 너와 나의 앨범을 채워 나갔다


숨이 턱밑에 차 오를 때 까지

뛰어 떠나던 너의 손을 꼭 붙잡고

아니, 

이 순간이 우리의 마지막 순간이 아니길 바란다며

곁에 다시 묶어 두었다면 우린, 행복했을까


짙게 낀 먹구름 사이로 내리쬐는 한 줄기 서광

아이때의 나는 어른이 되면

무지개 너머로 거뜬히 갈 수 있다 꿈꿔왔다


아니,

지금은 이별을 고하고 돌아서는 너를

뛰어 붙잡지 조차 못한다


산산히 부서진 강 표면 아래 자리잡은

깊이를 알 수 없는 심해가 보인다

언제 쯤일까 균열이 시작된 시점은


순간을 담아 영원히, 내가 눈감는 순간에도

이토록 무표정하게 진 등을 다시 보기는 힘들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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