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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ㅡ 정신 없구냐나아아~
게시물ID : freeboard_2005490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15번지
추천 : 3
조회수 : 587회
댓글수 : 0개
등록시간 : 2023/04/07 16:14:31

전 겉보기에 꽤 널널해 보이는 삶을 살고 있습니다.

 

아내가 직장에 일을 나갑니다.

그럼, 26개월 된 아이를 깨워 어린이집에 보낸 후, 전 집에서 도보 3분 거리의 사무실로 출근을 합니다.

 

거기서 대략 글을 쓰고, 때때로 글쓰기 강연 같은 걸 하고, 출판 의뢰가 들어오면 관련 업을 하고, 

평소에는 최근에 만든 공책을 판매하려고 이래저래 노력해보는 중입니다.

그런데 뭐, 여튼 그렇습니다. 

일에 매진하고 싶고, 더 열정적으로 하고 싶어도 애가 하원을 하면 저도 강제 퇴근을 합니다.

 

제가 당장 아내보다 벌이가 월등하게 나으면 모르겠지만,

코로나 때부터 막연히 놀다가 이제 막 다짜고짜 사무실을 차린 거라 매출이라 할 것도 없고...

박봉이라도 아내의 급여가 안정적이니 당장 그만두란 소리도 못합니다.

 

여튼 그런 겁니다.

의욕과 달리 체력도 후달리고, 애도 봐야 하고, 살림도 해야 하고, 가계를 유지해야 합니다. 

이게 일상만 제대로 굴러가도 점진적으로 상황이 나아질 수가 있는 인생인데,

 

문제는

 

지난 3월에 애가 폐렴으로 일주일 입원을 했었습니다.

금방 다 엉망이 되더군요. 

그리고 지난주에는 노로바이러스로 일주일 또 입원을 했었습니다.

일에 집중은커녕 오늘까지 뭐든 제대로 뭘 할 수가 없습니다. 욕밖에 안나옵니다ㅎㅎㅎㅎ

 

하려는 일이 조금이라도 탄력을 받으려고 하면, 육아 덕에 일이 꼬입니다.

오만가지 생각이 들고, 여러 충동을 느낍니다.

 

걍 확, 마, 일 따위 접어버릴까??!! 걍 애 교육이고 뭐고 깡촌 드가가 살까? 같은ㅎ 

 

AI가 코앞으로 다가왔는데, 하고 싶은 일은 한다는 게 어떤 의미인지, 

그게 앞으로도 소액이라도 벌이가 되긴 할지 ㅡ

죄다 불투명하고 불안하고, 그래서 지금 뭐라도 좀 더 박력있게 도전해 보고 후회도 않고 싶은데,

작은 계획이라도 하나 세워서 해보려면

자식이 아파버리는 ㅋㄷ 피할 수 없는 테클이 반복되네요ㅎㅎ


새삼 그래서 요즘 맞벌이 부부들 모두가 대단해 보이고,

애들 초등학생까지 키운 부모들이 대단해 보입니다.

 

그리고

이러니저러니 해도 다니던 코로나 맞으면서 직장 그만두고 쉬었는 건 참 잘한 짓인 것 같습니다.

 

 

지금은 아직 어린이집에 등원하지 못하는 아이를 장모님에게 임시로 맡기고 

오전에 지역 도서관에서 강연을 하고 온 길입니다.

 

제가 청강생들 앞에서 뭐라고 드립만 치다온 건지 기억도 제대로 나질 않습니다 ㅡㅡ;;;

그만큼 멍하네요. 

그래도 고맙게 잘 듣고 있다며 커피 한 잔 주시고 가시는 분도 있고 하니 

그리 큰 삽질은 안한 듯 합니다. 참 다행입니다.

 

뭐, 이런 다사다난함 속에서 제가 사뒀던 주식이 

갑자기 지난 수요일에 대주주가 배임 횡령 사기 등의 문제로 구속 수사 대상이 되었다는 뉴스와 함께 

마이너스 50% 꼴아박아 버리고, 덕분에 손절치게 되어서 더 허탈하거나 한 건 아닙니다. 

 

그냥 망할 거면 우주와 함께 망해버리고, 구속된 그 쉥키 모가지는 제가 따게 해주세요!!

같은 소원을 

소심, 소박하게 빌고 싶은 그런 심정입니다. 

 

 

출처 내 뇌 우동사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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