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믿지는 않지만 신기한 이야기 11 (사슴작가 자서전)
게시물ID : freeboard_2022390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좋은것만준다
추천 : 1
조회수 : 336회
댓글수 : 0개
등록시간 : 2024/03/17 13:27:15

[뿌연 수혁이를 만나다]

 

'아 이건 아니잖아!?'

와이프와 둘은 반가움을 표시하며 이야기 하고 웃음소리가 퍼지는데 내 귀에는 들리지 않았다. 잠깐 시간이 멈췄다. 소리도 보이는 것도, 내 숨소리마저 세상 모든 것이 멈추어 버렸다.

셋의 하하 호호 소리에 묻혀 세상에서는 아무 일도 없는 것 같이 보였다. 나는 다급하게 내 안의 목소리에게 물었다.

'이게 무슨 일이예요?? 이거 아니잖아요?'

목소리는 아무 대답이 없었다.

'수혁이 빛이 왜 뿌옇냐구요!!!'

대답없는 목소리가 너무 답답해서 속으로 소리를 질렀다. 순간 내 귀에 압력이 차올라 먹먹한 느낌이 들었다.

'제발 대답 좀 해주세요! 왜 저렇게 된건데요?'

몇 번을 물어도 목소리는 아무 대답이 없었다.

'설마 진짜 수혁이 살인을?'

눈물이 눈을 따라 맺히는 게 느껴졌다. 그때 누군가 내 어깨를 퍽 쳤다.

"뭐하고 있어? 먹으러 나갈 거야? 집으로 들어갈 거야? 밥 먹으러 가자!"

내 정신이 다시 돌아오게 해 준 것은 수혁이었다.

"? . 내가 잠깐 딴생각하느라. 하하 그래 어디 갈까?"

"! 오라고 난리칠 땐 언제고 오니까 뭘 멍 때리고 있어?"

박상 말에 한 번 더 정신이 들었다. 밖에 나가서 먹기로 하고 걸어가는데 수혁이가 회색으로 뿌옇게 보였다.

먹는 게 먹는 것 같지도 않았다. 분명 우리는 하하 호호 하고 있는데 내 귀 바깥에서 들려오는 외부 소리의 볼륨보다 내 생각의 볼륨이 훨씬 큼을 느꼈다.

'이건 분명 무슨 일이 있는 건 확실한데. 근데 왜 하필 뿌연색이야? 뭐라고 물어야 하지? 사람을 죽였냐고? 아니 물어야 하는게 맞나? 일이 있다 해도 지금은 아닌 것 같다. 여기서 갑자기 사람을 죽였다고 하면 내가 어떻게 할거야?'

머릿속이 복잡했다. 제발 별일 아니길 바랐다.

생각을 그만하자고 생각하며 난 인상 쓰고 있던 미간을 펴고 입꼬리를 빵끗 올렸다. 얼굴을 펴니까 마음속 생각도 조금 줄어드는 느낌이 들었다. 그렇게 그날은 지나가고. 다음날.

자고 일어나보니 수혁이가 없었다.

'화장실 갔나?'

어제 과음을 해서 머리가 깨질 것 같았지만 흠씬 두들겨 맞은 것 같은 몸을 일으켜 주위를 둘러보았다.

'아 혹시 담배?' 하고 현관문을 열고 나가보니 뿌연 회색의 수혁이가 보였다.

". 수혁아. 너 뭔 일 있지?"

"? ! 너 어떻게 알았어? 그 목소리가 알려줬어?"

"아무리 그래도 사람을 죽이면 안 되지. 임마!"

하고 말하고 싶은 것을 꾹 참고 최대한 침착하게 심호흡을 했다. 그러자 수혁이가 말했다.

"나 회사 짤렸다?"

"?"

"하아..."

한숨을 쉬고 수혁이는 고개를 푹 떨구었다.

'뭐야 이거? 사람을 죽인게 아니었어?'순간 온몸으로 안도감이 밀려왔다.

'회사를 짤려? 그만 둔 것도 아니고? 아니 그런다고 색깔이 뿌옇게 변해? 아니 뭐라 말 좀 해주세요! 내 안의 목소리님?'

그 때 드디어 기다리던 그 목소리가 들려왔다.

[죽고 싶은 마음이 들면 색이 뿌옇게 변한다.]

"뭐야? 그런거였어?"

속으로 해야 할 말이 실수로 육성으로 나왔다. 수혁이가 말했다.

"하아 나 이제 어떡하냐?"

"아 난 또 사람죽인 줄 알았잖아! 나 진짜 어제부터 지금까지 마음고생 얼마나 했는 줄 아냐? 어쨌든 왜 그렇게 됐는데?"

수혁이는 자동차 관련 큰 회사에 다닌다. 그런데 코로나의 여파로 인원을 감축하는데 자기 팀은 딱 필요인원만 있어 괜찮을 거라 생각했다고 한다. 그런데 4명 중 1명은 독일로 1년간 파견을 가야한다 했다. 유일하게 결혼하지 않아 가정이 없는 수혁이가 가야했다. 자세히 물어볼 수 없었지만 독일 가는 것이 파견이라 쓰고 퇴사라 이해하면 되는 개념 같았다.

"그래서 그게 언젠데?"

"나 요즘 놀아."

"? 언제부터?"

"몇 주 됐어."

"그래도 그쪽 업계에서 너 정도 짬밥이면 아무 곳이나 갈 수 있는 거 아냐? 조금만 기다리면 좋은 소식 있겠지."

"지금 매출이 전체적으로 떨어져서 쌍X도 우리나라에서 철수한다고 하고 파이 자체가 줄었어. 계속 알아는 보고 있고, 주변 사람들도 알아봐준다고 하는데 사람을 구하는 데도 없고 연락이 오는데도 없다."

"그정도야?"

"신일아. 나 어떡하냐? 진짜... 죽고 싶다..."

그렇게 난 수혁이의 눈물을 2번째로 보았다.

'아 이런 마음을 먹어도 색이 그렇게 될 수도 있구나. 꼭 남을 죽이는게 아니라 내가 내 스스로를 죽이는 마음만으로도 뿌옇게 되다니.’

"야 너 색이 뿌옇게 보여. 그러니까 안 뿌옇게 되게 마음 좀 좋게 바꿔 먹어봐."

할 수가 없었다. 그리고 실제로 내가 저 경험을 해보지 않았기 때문에 그냥 옆에 앉아 있어 주는 것 말고는 해줄게 없었다.

'집에만 있는 것보다 움직이고 하다보면 또 때가 오겠지!'

"? 맞다 그럼 너 집에다가는 말했냐?"

"걱정하시게 뭘 말해. 그냥 출근시간에 밖에 나와 있는 거지. 밖에서 담배만 핀다. PC방도 가고."

이런 우울한 얘기를 하는 수혁이는 이곳에 있는동안 계속 뿌옇게 보였다. 며칠 후. 일 끝나고 보니 부재중 전화가 와있었다. 다시 전화를 거니

"! 나 취직 됐다! 아는 형이 뭐라뭐라...."

"그래? 뭐하는덴데?"

"차지 뭐"

"하하하 그래"

"근데 웃긴 얘기 해줄까? 나 이제 과장이다!"

수혁이는 더 나은 직급과 연봉으로 같이 일했던 선배가 먼저 가있던 회사에 스카우트 되어 가게 되었다. 그리고 다시 만났을 때 수혁이의 색은 또렷하게 보였다.

내가 알 수 없는 세상 일이 많은 것 같았다. 그리고 내 안의 목소리님! 이거 정황상 다 알고 계시는 것 같은데 마음고생 안하게 미리 좀 알려주면 안 됩니까?

여튼 잘 되어서 다행이라는 생각이었고 다시는 하고 싶지 않은 경험이었다. 그런데 이상하게 점점 눈물이 많아지는 것은 내가 마음이 약해져서인지 일이 커진 건지 알 수가 없었다. 시간이 지남에 따라 점점 더 일도 많아지고 그에 따라 알아가는 게 많아지고 있는 것 같았다.

 

[오른팔과 왼팔 등장]

어느 날 대학 후배 2명에게 연락이 왔다.

이 둘과는 원래 친하게 지내고 같이 단톡방이 있어 간간이 소식을 전했는데 내가 대학 4학년 때 아버지 사업이 망한 후 나를 잘 챙겨준 동생들이었다.

하나는 남자 하나는 여자.

남자애는 축구선수 기성용을 닮아 성용이라 하고 여자애는 실루엣만 김혜수와 흡사해 혜수와 성용이이다. 이 성용이 혜수와 내가 있는 톡방은 조용하다가 누가 한번 말을 쓰는 순간

3일간 쉬지 않고 작동한다...

 

 

다음편
https://blog.naver.com/dakiup/2233824556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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