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믿지는 않지만 신기한 이야기 13 (사슴작가 자서전)
게시물ID : freeboard_2022442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좋은것만준다
추천 : 1
조회수 : 512회
댓글수 : 0개
등록시간 : 2024/03/18 10:58: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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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용이의 방황]

 

성용이는 옳고 그름이 확실한 아이다대쪽같은 성격으로 자신이 옳다고 생각하는 일에 대해서는 타협이 없다그 부분에 대해서는 절대 꺾지 않으며반대 주장을 펼치던 상대가 설득을 포기하고 나가 떨어질 때까지 타협하지 않는다.

오락실 나쁜거야 가지 마.’ 하면 안 간다. ‘술 담배 하지 마.’하면 손도 안 댄다. ‘욕심부리지 마.’하면 욕심을 버린다.

 

성용이가 원래 그랬던 건 아니다성용이는 어릴 때 유약하고 소심한 성격이었다소풍이나 시험이 다가오면 긴장해서 아침부터 화장실을 들락날락하고 힘센 애들이 괴롭히면 한대 맞고 울었다고 한다용기가 없어서 손들고 발표 한번 못했다고 한다.

 

성용이는 그런 자신의 성격이 싫어서 계속 바꾸려고 노력했다.

 

쿨한 척아무렇지 않은 척담담한 척용기 있는 척센 척초반에는 겉으로만 그런척해서 힘들었지만 시간이 지나고 반복되다 보니 성인이 되었을 때는 내가 보았던 쿨한 성격은 정말 성용이의 성격이 되었다.

 

성격마저 노력으로 바꿀 수 있다는 건 정말 놀라웠다나는 성용이도 원래부터 돌x이인줄 알았다.

 

어릴 때 상대가 때리면 맞고만 있던 성용이는 이제 싸움을 시작하면 맞는 것과 상관없이 자기가 이길 때까지 싸웠다그 싸움은 상대가 먼저 꼬리를 내리거나 성용이가 승리해야 끝난다.

 

성용이가 고요즘 말하는 근돼에 키만 큰 짝꿍이 뒷자리 친구들의 책상을 송곳으로 긁으면서 놀고 있었다뒷자리 친구들은 가만히 있었다그래서

 

"야 근돼가 송곳으로 너네 책상 긁는데 왜 가만히 있어?“

 

하고 물었더니

 

"때 같은 반이였는데 원래 저런애야자기보다 약한 애들은 잡고 집어던지면서 괴롭혀.“

 

라고 뒷자리 친구들은 이야기 했다성용이는 그 얘기를 듣고 자신의 어릴 적이 생각이 나서 짜증이 났다성용이는 근돼가 뒷자리 책상을 찍고 긁던 송곳을 빼앗아 근돼의 의자에 다가 콰앙 소리 나게 박았다.

 

그리고 박힌 송곳의 손잡이 부분을 필통같은 딱딱 한 것으로 쾅쾅 치면서 망치로 못 두드리듯이 송곳을 의자에 박아 넣었다근돼가 놀라서 뭐 하냐고 물었다성용이는 눈도 안 마주치고 송곳을 박아 넣으며 말했다.

 

"송곳 박고 있잖아?"

 

어이가 없어진 근돼는

 

"아니왜 내 의자에다가 그러고 있냐고!"

 

"너는 쟤들 책상을 송곳으로 긁으면서 나는 니 의자에다가 송곳 좀 박는 건 안 되냐이거 웃기는 새끼네?"

 

성용이는 근돼를 이상한 눈빛으로 쳐다보며 말했다.

 

"니 몸에다가도 박아줘?"

 

근돼는 성용이 눈빛에서 이상함을 느꼈는지자신의 잘못을 알았는지 가만히 있었다근돼는 그 뒤로 아무도 괴롭히지 않았다상대와의 덩치의 차이의 문제가 아니다무엇을 들고 있는지 어떤 마음인지가 중요한 것 같았다.

 

 

성용이의 빛은 특이했다무언가로 가려졌다꼭 나에게 일부러 안 보여주려는 것처럼빛은 맞는데 무언가 필터링이 되고 갇힌 느낌이었다.

 

성용이는 일을 안 하고 1년 정도 놀고 있었다일을 찾으려 했지만 하고 싶은 게 없었다성용이는 내 안의 목소리 이야기를 듣더니 너무 좋아했다자신은 하고 싶은 일이 없는데 무슨 일을 해야 하냐고 물어봐 달라 했다.

나는 내 안의 목소리를 전달했다.

 

성용이의 말을 줄이고 줄이면 '의욕'이 없다 했다그에 대한 답은

[1. 전공을 살려

2. 집에서 대중교통으로 이동 가능한 곳에서

3. 입을 닫고

4. 3년간 근무.]

라는 4가지 조건의 기괴한 답변이 나왔다.

 성용이는 컴퓨터응용과학을 전공했다군 전역 후 복학하기 전에 IT 관련 업종의 일을 몇 개월 경험하고 나서 그 길을 가고 싶어 하지 않아 했다컴퓨터 응용전공인데 컴퓨터를 응용하기를 싫어했다들리는 내 안의 목소리를 전하자 성용이는

"생각만 해도 온몸에서 짜증이 나는데요그렇게 어떻게 살지그리고 손 놓은지 오래돼서 다 다시 공부해야 돼요."

하며 다른 말을 했다나는 처음 보는 성용이의 모습에 많이 당황했다아주 고반발이고 탄력 있었다.

"하고 말고는 니 선택이야난 전달만 한 거야!"

 그리고 중간 중간 맘에 드는 업체가 없다며 성용이가 추가로 질문을 했고 계속 전달했다.

 

[눈에 보이는 모든 IT 업체에 이력서를 써라]

 

[면접을 보고 오라고 하는 곳 중 네 마음에 드는 곳으로 가라]

 

난 얼마나 걸릴지 궁금했다. '저게 언제 이루어질까?'

 

그런데 불과 1개월 만에 업체에 입사했다.

'아니 이게 이렇게 쉽게 된다고?'

상대가 누구든 옳은 말을 하고 입으로 상처를 주고 다니던 성용이에게 입을 3년간 다물라고 했다그냥 말을 하지 말란 뜻이 아니었다아무리 성용이 생각이 옳아도 억울해도 하고 싶은 말이 많아도 입을 열지 말라는 것이었다.

 

옳고 그름이 확실한 성용이에게는 3년간의 죽음이었다.

 

하루는 위에 차장이 신입인 성용이를 1년 먼저 들어온 사원에게 맡기며 일을 가르치라 했다고 한다. 4일 동안 그 둘이 출장을 갔는데, 1년 선배는 신입인 성용이에게 아무것도 가르쳐 주지 않았다단 하나도입을 다물고 있던 성용이는 이상했지만 왜 아무것도 가르쳐 주지 않냐고 묻지 않았다.

 

차장이 성용이에게

 

광케이블 그거 어디 설치돼있어?”

 

잘 모르겠는데요?”

 

차장은 목소리를 낮게 깔고 말했다.

 

야 집으로 꺼져이 병X새끼야!”

 

“.....”


집에가라고 이 미친x아!”

 

성용이가 가만히 있자 차장은 소리를 질렀다.

 

집에가라고!!! 안 들리냐이 XX...”

 

그렇게 버럭하는 차장한테 성용이는 목소리가 해준 말을 기억하고 변명 한마디 하지 않고 입을 다물었다차장은 성용이에게만 욕을 했다. 1년 된 사원에게는 아무런 욕을 하지 않았다나중에 알고보니 1년 선배 사원이 다른 대리 멱살을 잡고 하극상을 한 것을 차장이 봤단다그래서 1년차 사원한텐 무서워서 욕을 못하고 안 대드는 신입인 성용이에게만 욕을 할 수 있었다는 것이다강자한테 약하고 약자한테 강한 참 약한 사람이었다.

 

그건 시작에 불과했다다른 과장과 첫 통화를 하는 날성용이가 밝게 웃으며 말하자그 과장이 앞뒤 없이 이렇게 말했다고 한다.

 

"왜 웃어웃겨?”

 

통화 후 회사로 들어온 과장이 군대 병장처럼 무표정으로 말했다.

 

야 왜 웃냐니까?”

“...”

웃는 게 좋은 게 아니야?

웃는 걸 비웃음으로 느끼는 사람도 있어!”

 

”...“

 

알아 들었어?“

 

네 알겠습니다.“

 

과장이 웃으면 안 되는 철학을 이야기 할 때도 성용이는 아무 소리 안 하고 입을 다물었다고 한다어두운 사람들은 밝은 사람이 웃으면 화가 나는 것 같다.

 

성용이도 대단한 게 3년 동안 회사에서 안 웃었다고 한다웃지 말라니 웃을 수가 없었던 것이다무표정으로 3년 동안 그 과장을 대했다고 한다.

 

성용이의 팀장은 업무상 궁금한 것이 생겼을 때 안 물어보면 왜 안 물어보냐고 갈구었다그래서 어쩔 수 없이 물어보면 여기는 돈을 주는 곳이지 학교가 아니라며 내가 니 엄마처럼 모든 걸 다 받아줘야 하냐고 앞뒤가 맞지 않는 소리를 했다파견 업무가 생기면 성용이를 최우선적으로 일하기 제일 힘든 곳으로 파견 보내고사내평가를 가장 낮게 평가해 연봉도 계속 동결시키고아무 불평도 하지 않으니 협력업체에서 오는 메일은 성용이에게 넘기며 3년간 가장 일을 많이 시켰다.

 

거기에 틈만나면 회사 욕과 대표 욕은 얼마나 많이 하는지 대꾸나 맞장구를 칠 수 없는 성용이는 속이 답답해 죽을 뻔했다 한다.

 

그렇게 별짓을 다했는데도 성용이는 입을 꽉 다물고 버텼다.

성용이는 3년 내내 막내로 있었다사람을 안 뽑았던 것은 아니다성용이 이전에 있던 사람도 새로 들어온 신입들도 그런 환경이다 보니 얼마 버티지 못하고 다 나가버렸다.

 

그렇게 2년정도 됐을 때 나에게 전화가 왔다.

"선배회사에서 주식 상장한다는데 우리사주사내 주식사라는데 이거 해야 돼요말아야 돼요물어봐 줘요!"

이런 내용이었다난 놀랐다어릴 때 엄마 회사가 상장하고 아버지 회사가 상장하면서 사내주식의 위력을 알고 있었다다다익선이다무조건이었다.

'와 일이 이렇게 된다고?'

나는 계속 '되는 일은 그냥 되는 건가?' 이런 생각이 들었다.

"알았어잠깐만 물어보고 나도 조금 알아보고 다시 금방 연락 줄게."

[살 수 있는 만큼 사라고 하라.]

"야 살 수 있는 만큼 사래."

"그래요돈이고 뭐고 이러고 살아야 하나언제 그만둬야 되나요?"

나는 성용이의 상황을 다 알고 있었다성용이 스스로도 알고 있다는 것도 알고 있다그래서 나는 그냥 모르는 척 하고 성용이를 응원하기로 했다.

 

"야 성용이 너 진짜 대단하다거의 다했어. 3년 다 돼가네?"

 

아 저 농담 아니고 진짜 죽겠어요.”

하며 자신의 상황을 하소연했다나는 눈만 꿈뻑 꿈뻑하며 맞장구 쳐주었다얼마 후 성용이네 회사는 성용이 입사 딱 3년 차 때 상장했다.

'와 되는 일은 그냥 이렇게 되는구나.'

감탄했다.

그렇게 성용이는 3년 일하고 본인 3년간 동결된 월급을 제외하고 2억 5천만 원 정도를 벌고 3년 칼 퇴사했다.

 

성용이가 일을 그만둔다고 할 때 회사 대표이사님부장님다른 팀 이사님다른 회사 이사님까지 다 성용이를 찾아왔다 한다.

 

"지금까지 못해준 것 다 (돈과 주식으로보상해 줄게그러지 마"

 

"성용 대리! (3년 차 사원인데 대리라 부름힘든 거 다 버티고 이제 편해지는데 왜 그래?"

 

"좀 쉬다가 돌아오세요다른 회사 가시면 안 돼요?"

 

"성용씨 그 팀이 싫으면 우리 팀으로 와."

 

"나가서 새 회사를 차리려고 하는데 우리 회사로 오시죠?"

 

3년간 성용이를 보고 있던 사람들이 그만둔다고 하니 와서 갖가지 제의를 했다그들도 다 보고 다 알고 있었던 것이다그러나 성용이는 뒤도 안 돌아보고 일을 그만뒀다유럽 4개월 여행한다고 다녀온 후 허벅지에 내가 태어나서 본 물집 중 가장 큰 물집을 가지고 돌아왔다물집을 찍은 사진을 보고도 믿기가 어려웠다그 정도면 허벅지 절단해야 되는 거 아니냐고 놀렸다몇 주 고생했다고 들었다.

그리고 주식투자 공부해서 해본다며 전업투자자로 직업을 바꾸었다.

성용이는 내가 보고 싶다고 한번 놀러 온대서 그러라 했더니 다음날 진짜 왔다우린 일하러 가는데 빈집에서 혼자 라면 끓여먹고 뜬금없이 1주일 넘게 잘 놀다가 갔다.

성용이의 상황성격성향에 기가 막히게 들어맞은 경험이었다그리고 제일 놀란 것은 나였다.

여기까지가 성용이의 스토리다.

 

그리고 나와 성용이의 후배 혜수.

혜수의 어릴 적 꿈은 현모양처이다대학교에 들어오자마자 이 꿈은 항상 누구에게나 말하고 다녔다그러나 아주 아주 큰 문제가 있었다.

 

 

 

대학 때 처음 본 혜수는 말로만 전해 들었던 대전차와 맞먹는다는 여고생의 강력한 모습을 가지고 있었다.

출처

https://blog.naver.com/dakiu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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