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믿지는 않지만 신기한 이야기 17 (사슴작가 실제이야기)
게시물ID : freeboard_2022571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좋은것만준다
추천 : 2
조회수 : 512회
댓글수 : 0개
등록시간 : 2024/03/21 09:3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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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지몽을 꾸다]

 

 

쉬기 위해 찾아간 이천이었다.

자다가 꿈을 꿨는데 너무 생생했다. 일어나자 마자 핸드폰에 파바바바바바박 내용을 기록해 두었다! 일어나자마자는 꿈 내용 100% 기억나는데 화장실 갔다 오면 까먹는 경험때문이었다.

그러기에는 현실에서 일어날 법하고 너무 충격적이라 이건 나에게 혹시 신호일까 싶어서 기록해 두었다. 그리고 방금 그 꿈이 무슨 의미냐며 내 안의 목소리에게 물어봤는데 묵묵부답.

난 그 꿈을 기록한 내용들을 동네방네 알렸다!!! 그동안 내 이상 증상을 알린 수혁이 박상 대승이 성용이 혜수 5명에게 다 떠벌렸다. 쫄렸다.

'어디 이제 박제 했으니 일어나려면 일어나 보시든가!!!' 이런 마인드였던 것 같다. 그 꿈은.

어딘가 무당집 같은 우중충한 녹색 벽지의 집이었다. 달력을 보니 7월이었다. 거기서 내가 한숨을 푹푹 쉬며 울면서 욕을 하고 있다. 세상이 망한 것처럼.. 그러더니 차를 타고 어디로 갔다.

웬 어두운 산길이다. 산에 아스팔트 길이 나있다. 주위를 둘러보며 차에서 내렸다. 나는 계속 어디로 가고 있었다. 무언가가 나를 쫓아오는 느낌이 났기 때문이다. 뭐가 멀찍이서 나를 따라 오는 것 같긴 한데 뭔지 모르니까 괜히 더 무서웠다. 나는 계속 울고 있었고 한참을 아스팔트 길을 따라 도망치는 것에 스트레스를 받는 것 같았다.

'아니 왜 날 이렇게 따라오지?'

따라오는게 뭔지도 모르니까 더 불안하고 계속 쫓기는 상황. 그러다 '여기 골프장이네?' 하고 알게 됐다. 그 산은 골프장을 끼고 있었고 골프장 카트도로를 따라 나는 도망치고 있었던 것이다.

뒤를 보니 어두운 녹색의 무언가가 계속 나에게 오고 있었다. 거리가 점점 좁혀졌다. 도망치다가 지친 나는 어디 티박스에 올라왔다. 자포자기한 상태였다. 그 어두운 초록빛 형체 없는 괴물이 내게 가까이 다가왔을 때 나는 더 이상 도망갈 곳이 없다 생각되어

절벽 아래로 뛰어내렸다.....

그 절벽은 10층 높이쯤 됐고 떨어지고 나서보니 아래 물이 흘렀다. 티박스에는 VALLEY O 이라고 코스와 홀 번호가 쓰여있었다. 너무 명확했다.

'나 죽어? 그것도 스스로?'

개꿈이라 하기엔 너무 생생했다. 이건 일어나면 안 될일이다. 7? 달력에 몇 년인지는 못 봤지만 이거는 박제해놔야 할 것 같았다. 적어두고 알렸다.

그 후 나는 내 증상에 대해 알아내기 위해 여러 사람들을 만나는데 집중하고 시간은 계속 흘렀다. 답은 안 나오고 점점 시간이 길어져 이천으로 온 지 6개월이 되니 더 이상 안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다시 일을 시작해야겠는데 머리가 안 돌아갔다.

그래서 내 친구 중 가장 똑똑한 선진이랑 수혁이가 있는 톡방에서 선진이에게 부탁했다. 선진이는 서울대 석사 출신이다.

 

 

선진이 니가 내 일자리를 찾아봐주지 않으면 난 이대로 굶어죽을 수밖에 없다. 내 뇌는 가동중지를 선언했기 때문에 내 스스로 생각하기엔 어림없는 일이다.

나라는 차의 핸들을 아무에게나 맡길 수는 없다! 그러나 너라면 맡겨 볼 만 하다. 내가 차라면 니가 핸들 방향만 잡아줘라. 내가 악셀은 알아서 밟을 테니 안 그러면 이대로 굶어죽는 미래는 안 봐도 뻔하다! 사무직은 힘들다. 몸을 움직이는 게 나을 것 같고 의사는 낮 시간에 해를 보면 좋다고 한다.‘

내 지금 상황에 앞으로 무엇을 하면 좋겠는지를 찾아내달라 이야기했다. 그 당시 선진이도 석사학위가 날아가느냐 마느냐 하는 상황이라 내 안의 목소리 문제보다 당장 시급한 이 이야기만 했다. 그래서 내안의 목소리가 들린다는 것을 선진이에게 상담하기가 곤란했다. 선진이가 내가 목소리를 듣는다는 것을 알게 된 건 얼마 뒤의 일이 있은 후였다.

난 아무리 생각해도 '농부'밖에 안 떠올랐다.

해 뜨면 일하고 해지면 일 그만하는 게 농부밖에 더 있나?

그 후 어느 날 티비에서 택배 일을 하는 청년의 다큐멘터리를 하고 있었다. 열심히 일해서 지난달에 400만 원을 벌었다는 것이다. 그 순간 수혁이에게 전화 왔다.

"신일아 77번 빨리!!"

"응 택배기사? 보고 있어. 나도."

"? 너도 그거 보고 있냐? 야 저거 좋은 것 같은데?"

"알았어. 일단 다 보고 다시 이야기 하자!"

하고 다 보고 선진이가 같이 있는 3인 톡 방에서 이 이야기를 했다. 그때 선진이가 골프장을 이야기 했다.

난 구인광고에 고기 써는 사람을 구한다기에 그것을 할까도 했다. 페이가 세다는 것이다. 해는 좀 포기하더라도 내 시간과 노동을 가능하면 비싼 값에 팔면 좋지 않을까? 그리고 물류창고! 이천에 있다 보니 이천 물류창고도 있고..

그러다 결국 결정했다. 선진이에게 핸들을 맡겼는데 우리가 왜 정하지? 선진이를 믿고 캐디 구인 보고 면접을 봤다. 그 후 교육받고 본격적으로 일을 시작했다.

613일이었다.

기숙사가 말도 안됐다. 동기 2명이 기숙사를 나가자 해서 그러자 했다. 나가면 차가 필요한데 당장 차가 나밖에 없었다. 그래서 자기들이 방을 알아서 구할 테니 몸만 오라고 했다. 그러라고 하고 구했다는 방으로 갔다.

그렇게 일을 하던 어느 날.

VALLEY O 표지판 글씨가 갑자기 눈에 들어왔다.

'!!!!! 나 이거 어디서 본 것 같은데?'

뒤를 돌아보니... 기암절벽에 물이 흘렀다...

'!!!!!!!!!!!!! 나 이거... ..... 이거..........'

말이 안 나왔다. 그 꿈 거기인데 맨날 오고 하루에 2번도 오는 곳인데 몰랐다. 몇 달 전 꿈 기억이 그 글자를 보자 그제야 생각이 난 것이다!!! 이게 말이 안되는데 결과적으로 정신없이 살다 보니 현실이 되어버렸다. 그리고 꿈은 어둑어둑한 밤이었다.

일하는 중이라 일단 끝나고 봐야 하는데

비상사태가 일어나버렸다.

그 꿈은 절대로 일어나면 안 되는 일인데 내가 그 일이 일어날 장소에 와있는 것이다. 그것도 제 발로

비상이다!!! 재빠르게 여기를 떠나야 했다. 일이 끝나자마자 반지하 자취방으로 튀어갔다. 내가 이 방에 처음 왔을 때

"벽지가 우중충하지 않냐?"

라고 내가 말했으면서도 꿈의 장소가 여긴지 몰랐다. 기억이 나고 지금 보니 그 꿈의 그 방인 것이다. 내가 어디 앉아서 7월 달력을 봤는지도 정확히 기억났다. 재수 없게도 원래부터 있었던 그 달력은 그 위치 그대로 정말 있었다. 전 주인이 두고 간 한 장 한 장 찢는 옛날 희고 큰 어디 가면 그냥 주는 달력!

투룸인데 안방은 베이지색 벽지인데 마루 겸 다른 방은 옅은 녹색에 문양이 있었다.

 

 

'아 큰일 났다...'

 

 

이건 큰일 난 거다! 더 중요한 것은

 

 

오늘은 628일이었다.

바로 내 꿈 적은 내용을 다시 확인하고 수혁이와 선진이에게 전화해 지금 상황을 전파했다. 나는 그사이 급하게 짐을 꾸리고 곧 그들 둘이 날라왔다.

난 선진이에게 왜 그 사실을 일을 구할 때 알리지 않았느냐고 욕을 먹었다.

그때 내 정신이 내 정신이 아니었다. 수혁이 너는 왜 안 말렸냐고 토스했다.

수혁이는 그 당시에 '일자리'에만 집중해 몇 달 전 꿈 이야기는 완전히 잊고 있었다 했다. 그건 나도 마찬가지였다.

당장 짐을 싸기로 결정하고 셋은 짐을 꾸렸다.

그런데 갑자기 불현듯 그런 생각이 드는 것이다!

"다들 스톱!"

"? ?!"

"야 생각해 봐! 미래가 다 정해져 있냐?"

"그런 X소리 할 때가 아니야 지금!!!"

"아니야 사람이라는 건 이럴 때일수록 생각하고 움직여야 해."

"... 그나저나 이거 니꺼야?"

내 말을 무시하고 선진이는 계속 급하게 내 짐을 챙기면서 물어 봤다.

"아 잠깐만! 짐 챙기지 말아봐. 일단 생각부터 하자고!!! 생각해 보니 그러려고 너네 부른 거였잖아! 선진이 너는 어떻게 서울대에 간 거야? 다 일루 와서 앉아봐!"

다 끌고 와 강제로 앉혀서 내 생각을 이야기 하기 시작했다.

"사람 목숨 가지고 도박하면 돼? 안돼?"

"안되지!"

"그럼 미래는 다 정해져 있어? 안 정해져 있어?"

"모르는 일이지?'

"그치? 그럼 내 꿈 내용은 뭐야?"

"7월 이곳. 밸리 O번에서 뛰어내린다!"

"그치? 그럼 8월은?

"X소리 하지 말고 짐 챙겨!!! 빨리!!!"

"아냐아냐. 다 풀어. 그리고 한잔 하고 내일 가라. 하하하."

집에 있던 라면을 끓였다. 난 짐을 안 빼기로 결심했다. 수혁이는 이거 진짜 아닌 것 같다며 울고 선진이도 울었다. 내 주장은.

"미래는 정해져있지 않을 거야. 정해져있다면 나는 무슨 수를 써도 7월이 마지막 일 거라 생각해. 그러나 정해진 게 아니라면 내 목숨을 가지고 도박을 할 수는 없으니 저게 예지몽이라 생각하고 난 저것만 피할 거야."

"어떻게?"

"7월 한 달 쉴 거다."

"야 그냥 그만두자 여긴 아닌 것 같아."

"정해진 건 없다에 거는 승부수야. 피할 것만 피하자! 그리고 절대 스스로 죽지 않을 거야! 이것 하나는 확실히 약속할게! 그런 생각이 든다면 그때는 모든 것을 스톱하고 너희에게 바로 연락할게! 너희가 날 죽도록 패서 정신 들게 해줘야 돼!"

이걸로 밤새 싸웠고 수혁이는 목소리는 뭐라 하냐며 다양한 의견을 내고 울며 말렸지만 나는 좋은 말로 그들을 달랬다.

그런데 한 달 쉬고 싶다고 내 마음대로 쉴 수 있나? 그것도 막 들어온 신입이?

'이야기 해보고 쉴 수 있으면 내 생각대로 7월 한 달을 쉬자. 그게 안 되면 퇴사하는 걸로 하자'

 

 

그렇게 합의하고 다음날 수혁이와 선진이는 불안한 마음을 안고 돌아갔다. 나는 수원에 71일부터 들어갈 수 있는 한 달짜리 방을 알아보고 회사로 갔다.

원래 거래를 할 때는 강하게 불러야 한다.

한 달 휴무 주세요.’ 하면 당연히 그런 건 없다 할 거고 일주일 휴무 줄게. 이렇게 될 것이다. 하지만 일주일 후도 7월이다. 그럼 안 된다. 그러면 난 당연히 퇴사를 결정 할 수 밖에 없다.

그만 두겠다.’하고 그러라 하면 진짜 그만 두면 되고, 아니면 1달 휴무를 달라 협상 할 생각이였다.

이것까지도 그날 셋이 같이 짠 작전이었다. 역시 서울대는 아무나 가는 것은 아닌듯 했다.

마침 아버지 교도소 나오실 타이밍이 그때였다. 그 핑계로 휴무가 필요한데 당장 오가는 며칠 짜리로는 힘들 것 같고 마음도 힘들어 그냥 그만두고 싶다고 대장님께 말했다.

이제 막 일 시작했고 잘하는데 왜 그러냐며 가정사로 쉬는 시간을 주겠다고 일 보고 천천히 출근하라 했다. 그럼 계속 주기적으로 연락드리겠다 하고 퇴사가 아닌 무기한 휴무로 수원으로 건너와 전국투어도 하고 신나게 놀았다.

8월 복귀하기 전 7월에 경찰서에서 연락이 왔다.

어머니가 손대면 안되는 모임 공금에 손을 대셨다. 자그마치 1700만 원을. 그게 모임 사람들에게 알려지자 연락을 피했다. 나에게 말은 못하고 사람들 다 다니는 곳에서 죽겠다며 쇼를 하셨다.

'아 이 일이었나 보다'

정말 괴로웠다. 나는 주위에 도움을 청했다. 성용이가 해결해 주었다.

이 일로 난 예지몽은 기상예보 같은 거라 생각한 계기가 되었다.

그 시기에 멘탈이 좋지 않았기 때문에

'만약 거기 있었다면'

하는 상상은 끔찍해서 하기도 싫지만 나는 다행히 그 시기에 놀러 다녔다. 이게 그냥 쭈욱 쉬는 거랑 몇 달 일하다 쉬는 거랑은 완전 달랐다!

배터리가 쭈욱 쉴 때는 오히려 떨어지는 느낌이었는데 일하다 쉬니 쭉쭉 차오르는 게 느껴졌고 의사 양반과 나를 위해 도와준 선진이 수혁이 성용이 그 외 모든 사람들에게 감사하다는 마음이 들었다.

그 일이 일어났을 때도 난 나 혼자는 감당할 수 없어서 바로 주위에 도움을 요청했다. 다행히 내 주변에는 이런 이야기를 들어 줄 사람들이 있었다.

후에도 예지몽은 간혹 꾸는데 내 삶에 큰 의미가 있는 예지몽은 1도 없었다. 그냥 계기판이 미래스럽고 하얀색 차를 사게 되는데 희한한 건물에서 점심을 먹는 꿈 정도?

좋은 꿈이라 기록할 필요가 없는 꿈들을 종종 꿨다. 그 차는 작년에 중고차 알아보는데 딱 있길래 보니 터무니 없이 쌌다. 평균 시세가 950인데 600이었다. 근데 확실했다! 미래스러운 계기판을 보자마자 알았다. 차는 수혁이 전공이라 물어봤더니 요즘 허위매물 없을 텐데 너무 말이 안된다고 싼 건 싼 이유가 다 있다며 사지 말라 했다.

그 말을 들으니 매우 찝찝하긴 했지만 그 차는 내가 분명 꿈에서 본 차라 나는 말 안 듣고 그냥 가서 샀다.

그리고 점심 먹으러 간 휴게소 건물이 희한했다. 와이프에게 밥 먹으며 저 뒤 구석에 지금은 우리에게 안 보이는 에스컬레이터가 있는데 그 위에 뭐가 있는지 잘 기억은 안 나지만 밥 먹고 우리가 올라가 구경할 거라고 말했다. 그리고 가보니 진짜 벽 뒤에 에스컬레이터가 있었고 위에는 먹을 것과 다양한 것을 파는 쇼핑몰 같은 게 있어 구경하고 내려왔다. 그리고 그 차는 아직까지는 아주 잘 타고 다닌다.

터무니 없이 싼 중고차를 사는 예지몽?

정말 감사는 하다만 엄청 큰 의미가 있지는 않았다. 그러나 곰곰이 생각해 보니 너무 감사한 마음이 들었다. 그만큼 내 삶은 별거 없이 평온하다는 말이니까

 

그렇게 평온하던 나의 삶에 슬며시 위기가 찾아왔다.

 

 

출처

https://blog.naver.com/dakiup/2233868868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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