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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사모님 옷 사드림..
게시물ID : freeboard_644733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matsu
추천 : 1
조회수 : 201회
댓글수 : 0개
등록시간 : 2012/12/21 01:02:47
사장님이 계실 땐 철마다 사모님께 옷을 한 벌씩 사 주셨었다.

난 그때 그것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몰랐다. 사장님은 예쁜 옷 사주면 그걸 입는게 또 이쁘고 고마워서 좋다고 하시며, 얼마나 보기 좋으냐고 하셨다.

내게도 후하게 베푸시던 분이었다.

가끔 길에서 악세사리 중 예쁜 것 있으면 집어와서 내게 대 보시거나, 요 앞에 예쁜 신발 들어왔다며 나를 데리고 나가서 한 켤레 사주시곤 했다.

어느 여름, 사장님은 쇼윈도에 걸린 시폰 블라우스를 벼르고 있다가 사모님께 사주셨다. 뭐 이런 걸 사냐고 옷 많다고 하시던 사모님은 사장님이 옷 사주셨다며 내게 자랑했다.

그리고 사장님은 더 이상 철마다 사모님께 새 옷을 사 줄 수 없는 먼 곳으로 가셨다.

오늘시간이 남아서 옷 좀 볼까 하고 옷가게에 들렀다가, 문득 사모님 생각이 났다. 
 
내가 안 사주면 이모는 옷 안 사니까 내가 사줘야돼, 라던 사장님 목소리가 들리는 것 같았다.

 ...사모님이 좋아하는 빨간색 니트를 샀다.

내가 니트를 선물하자 사모님은 집에 옷 많다며 나한테 입으라고 하셨고, 나는 이모 주려고 산 거예요 하며 반쯤 강제로 안겼다. 제가 안 사드리면 이모 옷 안 사잖아요.

사모님은 웃으며 퇴근하셨다.

잘 어울렸으면 좋겠다. 예쁘냐고 자랑하실 만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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