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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렸을 때부터 알고 지낸 친한 친구가 아니라서 더 어렵다.
게시물ID : freeboard_760312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초공
추천 : 0
조회수 : 414회
댓글수 : 0개
등록시간 : 2014/04/30 03:17:19
정확히 1주년이 되는 날은 모르지만
6월 둘째 주 그 근방의 날짜에, 단순히 회고하는 글을 쓰고 싶었지만 상황이 여의치 않다.





그들과 만난 지 어느덧 1년을 바라보고 있다.
과제를 끝내고 잠이 오질 않아 오유를 뒤적거리다가 발견하여 들어간 그곳.
지금 생각하면 그 때가 가장 좋았던 것 같다.
순수하게 대화만... 혹은 그에 곁들인 놀이만 했을 뿐인데 게임을 하는 지금보다 재밌었던 시간.





친한 친구는 눈빛만 봐도 무엇을 할 지 알 수 있다고 했던가.
매일마다 몇시간씩 대화하는데, 주제가 동나는 것은 당연한 일.
그렇다보니 시간을 쉽게 보내는 것을 찾게 되었는데, 역시 게임...
다른 컨텐츠들도 있었지만 그것도 금방 소모해버리고, 최종적으로 도착한 곳은 온라인게임.

그래도 처음에는 게임하면서 음성이라도 나누었다.
지금처럼 채팅으로만 소통하는 걸 그다지 마음에 들지 않아했던 건 나 뿐이었나보다.

나는 잘 알기 때문에...
채팅이 주목적이었던 지금은 없어져버린 그 장소와는 다르게,
게임과 채팅이 동시 진행되기에 채팅만 하게 되면
하나 둘 준말이 생겨나고,
똑같은 의미 전달임에도 어투가 달라지고,
그러다보면 오해하기도 쉽고...
하긴, 생각해보면 각기 자신의 화면에 집중하느라 음성도 점점 줄었던 것 같다.

어쩔 수 없었음인가...
이제와서 되돌리기엔 너무 멀리 왔겠지.





관계 진행의 가장 큰 분기점이었던 소통 방식의 변화는 그렇다치고,
돌이켜보면 서로에게 과연 배려가 있었는가.
방학이 끝나고나서도 계속 어울리기 위해 수면 시간을 줄이고 줄였다.
일상 생활의 패턴도 약간의 변화를 주었다.
홀로 떠나면 섭섭해할 것 같았기에.

그런데 착각이었나.
그들은 내가 했던 것만큼의 배려는 했을까.
이제 와서 나는 뭘 했고 너희를 위해 어떤 걸 희생했는데 너희는 왜 그렇지 않냐가 아니다.
내가 그런 좀스러운 사람이었으면 진작에 이 관계가 정리되었을 것이다.
내 스스로 관계를 끊었겠지.

인식의 차이를 논하려 한다.
나만 꽤나 중요한 관계라고 생각했던 걸까.
그렇다면 애초에 나를 왜 따로 친목 도모하는 공간에 초대했는가.

예전만큼은 덜하지만 지금도 예전처럼 부족한 수면 시간을 고려하면, 이런 노력을 계속 해야하나 회의가 든다.
내가 없어도 잘 지낼 것 같으니까.
이렇게 될 상황을 예측했기에... 가끔은 독한 말도 하면서,
내가 없을 때에도 게임 컨텐츠를 잘 수행할 수 있게끔 만들어놨으니.

지금은 함께 있지 못하는 누군가를 볼 때면,
나도 그분이 빠져 나간 시기쯤 살며시 빠져나갈 걸 그랬나 싶기도 하다.




내가 잘하지만은 않았다.
의도는 그게 아니었는데 상대에겐 상처가 되었던 말들.
내 입장만 생각하고 말해서 상대의 기분을 상하게 했던 말들.
원체 예민한, 송곳니같은 성격으로 마음을 후벼팠을 것이다.
그래도 난 기본은 지켰다고 생각한다.
아니, 아닌가.
그들의 입장에서 봤을 땐 기본 미달인 행동들도 분명 있었겠지.

모르겠다.
이젠 정말 돌이킬 수 없을 것 같다.
4조각 중 마지막 남은 한 조각이 맞춰진다 한들 예전으로 돌아갈 순 없을 것 같다.
얼굴을 다시 맞대어도 잘 지낼 수 있을까.

아니,
애초에,
그들은 이런 고민을 하고 있기는 한 걸까.

어쩌면 그들도 이 글을 보게 될 지 모르는데,
읽고나면 어떤 생각을 할까.

내가 없는 3개의 조각이 더 완벽한 형태의 조각 모음은 아닐까.




- 잠이 오지 않는 어느 봄날 새벽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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