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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쌈짓돈까스 입니다.
게시물ID : freeboard_778226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응나
추천 : 18
조회수 : 1141회
댓글수 : 206개
등록시간 : 2014/08/13 22:58: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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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쌈짓돈까스 막내 딸이자 응나 닉네임을 사용하는 이은화 라고합니다.
진심으로 감사하며 인사드리고 싶은 것이 있어 본명으로 인사드려요.

올 해 안녕하지 못한 일이 많지만 다시 한 번, 안녕들 하셨지요 ?

매일같이 오유는 들어오지만 이렇게 쌈짓돈 관련해서 다시 글을 쓸 줄 몰랐습니다.
그런데 제가 또 쓰게 되었어요. (쌈짓돈입니다! 제가 돌아왔습니다.아이비ver)

ㅋ..
내용이 무거운 내용이라. 제 몸만큼이나 분위기 무거워 질까봐 농담 이였구요 (소심)
어떻게 말을 꺼내야 할지 정말 많이 고민 했는데,
고민만 했지 결과물이 없어서 결국 식상한 시작이네요. 제가 뭐 그렇죠. 끄앙


본론으로 돌아와 좋은 소식이면 좋겠지만 사실 또 마냥 나쁠것은 없다만..
이번 글은 홍보도 아니고 근황토크도 아닌, 감사함과 마무리 인사를 드리는 글이 되었어요.


쌈짓돈까스가 오늘 날짜인 8월 13일로 문을 닫게 되었습니다.


쌈짓돈까스는 부모님과 오빠랑 저의 손이 안 닿은 곳이 없는 그런 가게였어요.
레시피며, 가게 로고와 메뉴판, 인테리어 구상이나 간판 등등..
그렇게 우리 가족의 마음을 담고 시작한 그런 가게 이상의 것이였는데, 너무나 쉽게 닫게 되었어요..


가게가 닫으면 닫는거지, 왜 또 글을 올리느냐 하면 사실 할 말은 없다만
진심으로 인사를 드리고 싶었습니다.



오늘의유머를 즐겨 하시고 첫 글이 올라간 후에 저희 가게 관심 가져주신 모든 오유 회원분들,
그리고 잠시 (아직도 꿈같이 너무 감사한) 쌈짓돈 붐이 있던 그 때에 보기 싫은 가게 관련 글 참아주셨던 오유 회원분들.

그렇게 감사하고 또 감사한 오늘의유머 회원분들께 느끼고 얻은 것이 참 많은 저희 가족인지라
문 닫는 이날에 알려드리고, 감사하다고 고개숙여 꼭 인사하고 싶었습니다.
사실 생각해보면 아무것도 아닌, 시간마다 몇백개씩 올라오는 오늘의 유머의 한낱 글중의 하나겠지요.
그래도 싫어하시는 분들이 많았어서 정말 고민 많이 했습니다.
백번도 넘는 고민 끝에 인사 하는것이 맞다고 생각해 이렇게 인사 드립니다.




요즘 경기가 많이 좋지 못하지요..

꼭 자영업이 아니라 정말로 절절하게 힘이 드는 지독한 불경기같습니다.
월급쟁이는 감옥에 있다 하고, 자영업자는 지옥에 있다 하는데
지난 4월에 쌈짓돈을 나와 취직하며 주중엔 회사, 주말엔 가게일을 하다보니 정말 맞는 말 같아요.


아시는 분은 아실지도 모르겠지만,
저희 부모님은 초저가 분식집이라는 타이틀로 "모이세"라는 분식집를 차리고 운영하셨습니다.
그때까지만해도 정직한 마음으로 싸고 맛있게 하면 사람은 모이게 된다는 말을 참 많이 듣고 자랐는데,
또 그렇게 평촌, 수원, 부평.. 기타등등에 체인점을 내 줄 정도로 장사에서는 베테랑인 부모님이셨는데.. 시대가 많이 변했네요.

노력이 부족한 것일지도 모르겠으나 자영업 무얼 하려 해도 대기업빠워는 이미 곳곳에 너무 깊숙히 들어와 있는 요즘입니다.


저희도 나름 개인 브랜드 자존심을 걸고 좋은 재료와 친절함으로 찾아주신 분들을 대하려했지만
일단 여러 소비자 분들께 아직은 개인 브랜드의 신뢰도가 낮은 것 같아요. 물론 더 노력해야 할 일이지요.
또 소비자 분들도 너무 똑똑하신 요즘이기에, 대기업보다 덜 체계적인 영세업자들이 더 힘들지도 모른단 생각을 해봅니다.


이제와서 저희가 그랬다고 자랑하는건 아니지만
저희 처럼 음식 하나, 손님 한분 진심으로 대하는 개인 브랜드들 분명히 주위에 많고 또 힘들어 하고 있을 거에요.
박명수의 기습공격 까진아니더라도 주변에 그런 곳이 있다면 애정어린 시선으로 봐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우리 오유에도 분명 있을 것 같은데, 그렇게 힘든 시간이신 자영업자 분들. 힘 내세요. 분명 좋은 날 있을 겁니다.

제 코가 석자인데 주제 넘은 소리를 하고있네요. (민망민망)


아무튼,
1주년 행사를 핑계로 가격도 낮춰 보았고 그 덕에 손님은 늘었지만 몸은 몸대로 힘들고
직원분들 월급과 각종 공과금, 끝을 모르고 나날이 오르는 재료비 등등 하다보니
남는 이익금도 없을 뿐더러 (가게세, 집세, 생활비 으앙 쥬금) 가족들 누구 하나 성한 몸도 없고,
그런 좁아진 시야로 시간만 보내며 고민만 하다 이제야 결단이 섰네요.


그렇게.. 또 이렇게 사랑 주시던 쌈짓돈은 여기까지 입니다.

정말로 감사드립니다.


사실 글에 이런 저런 웃긴 짤도 넣고 밝고 재미있게 적고 싶었는데, 사랑하는 친구가 8월 8일 자정 직전에 자살을 했습니다.
지난 주말이 어떻게 지난지 모르겠고 미칠듯이 힘이드는 매일인데
오늘 가게까지 문을 닫는 날이라 몸도 마음도 이 글을 적는 순간까지도 너무나 지치고 힘드네요.
저는 오늘이 아닌 진작에 우울증이 와서 친구들도 등지고 핸드폰 번호도 바꿔 은둔 생활만 했는데
그러다 보니 더 우울해져, 안되겠다는 마음에 이겨내자는고 좀 밝게 살아보려고..
다시 다짐한 이 때에 힘든 일이 자꾸 겹쳐 멘탈이라는게 없지만 그래도 이렇게 글로라도 인사드리고 싶었어요.


시계의 시침이 한바퀴를 돌며 다시 제자리로 오는 그 모습만 보다
이렇게 내 시간은 영원할거야 라고 안일한 생각만 하다보니 웃기게도 시간이 참 많이 지나있네요.
시침은 한바퀴를 돌아도 다시 제자리지만, 우리들의 흘러간 시간은 다시 돌아오지 못하니
떠나간 것들에 대한 미련은 줄이고 현재를 즐기며 그렇게 행복한 시간만 가득하시길 진심으로 바라겠습니다.


제가 스물여섯해를 살았는데 작년에 여러분이 보내주신 관심과 마음은
프리사이즈의 수의를 입고, 오동나무로 관을 짜서 눕는 순간까지도 잊지 않겠습니다.

늘 그렇게 감사하며. 감사한 마음으로 살겠습니다.

마무리 글까지 참고 읽어주셔서 너무너무 감사해요.
넘치는 마음은 뒤로 하고 이만 글 줄이겠습니다.
내내 안녕하시고 행복하세요.

정말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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