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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부케 받으러 간다고 고민글 썼던 사람임
게시물ID : freeboard_786270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스멀스멀
추천 : 0
조회수 : 3923회
댓글수 : 0개
등록시간 : 2014/10/12 18:42:28
받고 보니 별거 아니였음. ㅋㅋㅋㅋㅋㅋ
 
받는게 뭔 고민인가 싶으셨겠지만
 
저는 38먹은 남자임 ㅋㅋㅋㅋㅋㅋ
8년 사귄 여친에게 올해 5월 말에 헤어짐 당하고
아무도 없는 상태에서 받아야 하는 상태였음.
그래서 고민이 스멀스멀 피어오름. 6개월 안으로 결혼 못하면 7년 못한다는 소문은 익히 들어 알고 있어서
심적 압박이 상당히 작용하기 시작함.
첫번째 고민이 시작됨.
 
두번째 고민은 어제 결혼식인데 부케 받으라고 이냔(욕은 22년 절친의 경지를 넘어 쩔친이라 가능)이 수요일에 말함.
입고 참석할 이쁜옷이 없었음. 수트 간지를 뿜으면 되지 않는냐 하실 수 있는데
여친이랑 헤어지고 8kg 빠진 상태라 모든 옷들이 헐렁함 ㅋㅋㅋㅋㅋㅋㅋ
하고 있는 일이 비교적 자유로워서 수트 없이 대충 사서 입은 캐주얼 자켓 하나랑 면바지류 정도만 있어서 매우 걱정이 들기 시작했음. 
 
세번째 고민은 쪽팔림.
나름 연얜동생이라 손님이 많이 옴. 성격도 좋아서 친구들도 많고 (그러니 나랑 오랜 친구가 된거지만)
하......절망이였음.
40가까 살아온 인생에 흑역사 생기나 싶었음.
 
네번째 고민은 친구(신부)  남편 몰아내기가 되는거 아닌가 싶었음.ㅋㅋㅋㅋㅋ
보통 부케 받는 친구는 친구들 사진에서 신부 옆에 서서 친구 사진 찍고, 그다음에 부케 받을 때 앞으로 나와서 받으면서 찍고,
받고 나면 신부랑 신랑 가운데 서서 사진 찍으니까 이게 진짜 그림이 ㅋㅋㅋㅋㅋㅋㅋㅋ
내가 신랑이 되는 그림이됨.ㅋㅋㅋㅋㅋㅋㅋ
 
어제 당일 12시 예식
장가도 못가는 못난 친구를 생각하는 마음이 이뻐서 그냥 옷도 못사고 가지고 있는 캐주얼한 복장으로 갔음.
친구냔 친구들을 둘러보면서 이쁜 사람 없나 구경하는데 친구가 제일 이뻐보임.
식이 순식간에 지나고 대망의 사진찍기.
찍사님과 신부 도우미 분께서 부케 받을분 신부옆에 서주세요 하길래 남자라 뒤쪽에 섰다가 뻘쭘하게 신부 옆으로 갔음.
여기저기서 들리는 웃음과 웅성거림속에서 쪽팔림이 파도가 되어 밀려올 때 신부의 친구들이 멋있어요를 외쳐줌. 크........
분위기가 바뀌면서 신랑측 친구들도 멋있다고 해줌 ㅋㅋㅋㅋㅋㅋ
부케를 던지는 순서에서 이냔이 평소에 안하던 약한척을 함.
던진 부케가 1미터도 못날고 바닥을 향하고 있었고, 머리속에서는 논스톱 킥을 날리라는 뜻인가? 하는 잡생각이 들었음.
순간 일그러진 친구냔 표정을 보고 킥이 아니구나 싶어 바로 몸날려 받았음. 오~~소리와 함께 박수 받았음. ㅋㅋㅋㅋㅋㅋㅋ
기분이 살짝 풀어짐 ㅋㅋㅋㅋㅋㅋ
도우미께서 신부 정리해주고 다시 시킴. 그림이 후졌나봄 ㅋ
이냔이 이번에는 지 원래의 모습을 보여줬음.
2미터는 날아올라 내 머리 위로 지나는 포물선이 그려짐. 이건 또 뭐야 토스인가? 스파이크 때려야 하나 싶은 생각이 들었음.
친구냔 표정이 뭐해 안잡아? 였음.
못잡으면 디지겠다 싶어 큰머리를 사이에 두고  양팔을 들어 월드컵 우승 트로피 들어 올리는 포즈로 어렵게 잡는 순간 후레시가 터졌고
내표정은 진심 구워진 오징어 였음. 내가 너무 후지게 나왔기 때문에 다시 찍겠지 싶었는데 신부가 이쁘게 나왔다고 끝이였음. 하....
부케 받은걸 명치에 품고 친구와 신랑사이에 섰음. 역시 예상대로 ㅋㅋㅋㅋㅋㅋㅋ
신랑에게 미안하다 하고 친구랑 나란히 섰는데 내가 결혼하는 기분이였음.
아..헤어지지 않았다면 올해 나도 이것을 했을건데... 이런 생각이 들더니 순간적으로 울컥 했음.
친구가 내 표정을 보더니 웃어 새꺄 해줬음 ㅋㅋㅋㅋㅋㅋㅋㅋ
난 두고보자 싶어 썩소를 지었음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후레시 터지고 찍사 아저씨가 사진을 확인하더니 썩은 얼굴로 나보고 뒤로 빠지라고 함.
신랑 신부 틈새에 부케와 내얼굴이 살짝 나오게 하여 찍음. 아저씨 표정이 완전 밝아졌음.
찍사 아저씨도 일생일대의 시련이였나봄.
사진찍기는 마무리되고 친구들과 밥먹고 있는데 신랑신부가 인사를 옴.
내 뒷덜미를 잡아 일으키더니 지 친구들 모인데로 끌고감.
여자들만 가득했음. 여기 내친구야 인사들해. 하길래 얼결에 인사하는데 멋있어요 소리 또 들음 ㅋㅋㅋㅋㅋㅋㅋ
몇 몇 지목하면서 남친 없으니까 얼굴 트고 서로 기다려 이러면서 인사시킴.흐흐흐흐 역시 친구가 좋음 ㅋㅋㅋㅋ
그뒤로 다른 친구들과 술마시고 기억은 안나지만 웬지 좋은일이 생길 것 같음.
 
옷이 캐주얼 해서 차라리 신랑과 비교해 친구느낌이 나서 다행이였구, 친구들 반응이 좋아서 덜 쪽팔렸었구,
사진은 찍사님께서 기지를 발휘하셔서 무사하게 마쳤음 ㅋㅋㅋㅋㅋㅋㅋ
 
생각보다 덜 쪽팔려서 괜찮았음.
 
아...부케는 우리집 식탁에 있음.
엄마가 6개월내 갈 수 있겠냐고 비웃음.
애는 입양해도 되니까 무리하지 말라고 함.
엄마도 아님.
20140927_135805.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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