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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을 꿨다.
게시물ID : freeboard_795161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matsu
추천 : 0
조회수 : 169회
댓글수 : 3개
등록시간 : 2014/12/18 12:18:02
나에겐 1년 가까이 사귄 남자친구와, 한 살 터울 언니가 있다.

언니와 남친은 서로 친하게 지내진 않는다. 그러나 서로의 존재를 알고 있고, 가끔 마주치면 반가워하는 사이라, 나는 남친과의 결혼을 한 번도 의심해본 적이 없었다.

어느 날이었나, 나는 갑작스럽게 남친으로부터 통보를 받았다.

"나 결혼할거야."

당연히 상대가 나일 거라고 생각해, 나는 부끄러운 볼을 애써 태연히 숨기며 여유롭게 말했다.

"언제?"

"...한 달 후에. 네 언니랑."

이상하게도 화가 나거나 당황스럽진 않았다. 마치 알고 있던 것처럼 나는 너무나 자연스럽게 물었다.

"왜?"

많은 의미가 포함된 질문이었다. 그 뒤에 붙일 말은 하늘의 구름처럼 많았지만 남친은 현명히도 내  질문에 대답하지 않으면서도 나를 안심시키는 법을 알고 있었다.

"말할 수 없어. 그렇지만 날 믿어줘. 나는 널 사랑해."

개뿔, 사랑은 무슨. 성대 근처까지 튀어나온 욕설을 삼켰다. 그는 내가 이런 식으로 막무가내 욕하는 걸 싫어했기 때문이었다. 어처구니없게도, 내 언니와 한 달 후에 결혼하겠다는 이 남자를 난 아직도 사랑하고있었다.

언니의 반응은 생각보다 소녀스러웠다. 곧 스물아홉, 인생 마지막 20대를 즐기는, 곧 유부녀가 될 여자는 바쁘게 이것저것 알아보고 걸쳐보며 분주했다. 동생의 남자를 뺏은 것 치고는 너무 들떠있어, 나는 이 사람이 눈치가 없는 건지 아니면 그를 그만큼 사랑한건지 헷갈리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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