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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어린이날은 22번째 결혼기념일입니다.
게시물ID : freeboard_811280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엑사일런
추천 : 10
조회수 : 389회
댓글수 : 5개
등록시간 : 2015/05/05 23:59:57
그리고, 사랑하는 아내가 세상을 떠난지 석달째 되는 날입니다.

석달전, 2월 5일 아내가 간이식수술을 들어갈때, 응원해주신 오유 분들께 감사드립니다.
여러분께서 응원해주시고 저도 간절히 기도했지만, 아내는 수술에서 깨어나지 못하고 세상을 떠났습니다.

29년전, 스무 살의 사랑스럽고 귀여운 새내기 아내를 학교에서 만나, 
28년 동안, 1만 일이 넘는 동안 서로 사랑하며 아끼며 살아 왔습니다.

석달이 지났는데, 아직 저는 아내가 더이상 세상에 없다는 사실을 받아들이기 힘듭니다.
그래서 많은 분들께서 함께 응원해주셨는데, 차마 오유에 아내가 세상을 떠났다고 적기가 힘들었습니다.

우리는 아이가 없어, 아내가 떠난 집은 이제 저 홀로 남아 적막합니다. 
세상사는 이유도 목표도 없어져, 아내가 없다는 걸 느낄 적마다 숨이 막힙니다.

아내는 간경화 판정을 받은 뒤 일 년도 지나지 않아 제 곁을 떠났습니다.
작년 4월 초만 하더라도 조금씩 상태가 좋아져서 
둘이 함께 따뜻한 곳으로 이사 가서 요양하자고 계획하고 있었는데, 
세월호 참사가 터진 뒤 급격히 상태가 악화되어, 결국 세상을 떠나고 말았습니다.

어릴 적부터 다른 이의 아픔과 괴로움에 공감하는 능력이 너무나 큰 데다 
우리 아이가 없어 자신이 가르치던 아이들, 그리고 또래의 아이들을 제 아이처럼 생각하며 살던 아내에게 
세월호 참사는 견뎌내기에 너무도 큰 충격이었습니다. 

좋은 생각을 하고, 편안한 마음으로 치료에 전념해야 회복될 아내는 
매일 울며 고통 받다 아이들을 따라 하늘나라로 갔습니다.

아내가 하늘나라에선 더이상 아프지도 괴롭지도 않고, 
사랑하는 우리 아이들, 가르치던 아이들, 함께 놀아주던 아이들과 
매일 행복하게, 즐겁게, 평안하게 지내길 기도합니다.
살아서 탁월한 재능과 따뜻한 마음으로 아이들을 가르치던 타고난 스승인 아내는 
분명 다른 세상에서도 아이들을 사랑하고 돌봐주며 행복하리라 믿습니다.

아내를 위해 기도해주신 모든 분들이, 세월호에서 가족을 잃으신 모든 분들이 
행복을 찾으시길, 위로를 받으시길 기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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