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뒷북일지 모르지만, 한 가지 걱정되는 점..
게시물ID : freeboard_819267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Nushian
추천 : 5
조회수 : 219회
댓글수 : 0개
등록시간 : 2015/05/10 20:31:35
오랜만에 오유에 글 남기네요.. 물론 로그인 안 하고 구경은 매일 합니다.

장동민에서 시작된 이 사태는 레바를 거쳐 여시에 이르고, 스르륵에까지 불똥이 튀었습니다. 그리고 대규모 망명(...)이 벌어지고 있는 게 작금의 현실이죠.

착각하지 말아야 할 게 있다고 생각하는데, 오유가 잘 운영되어서 스르륵 형님들이 유입된 게 아니고, 여시 측에서 문제를 일으킨 그 여파가 유입의 원인입니다. 오유에서 예전부터 지적 및 비판받은 문제들, 예를 들면 첫댓글 분위기에 좌우되는 여론 쏠림 현상, 닥추/닥반 등의 문제가 과연 해결되었다고 할 수 있을까요?
이번 사태가 모두 끝나면, 오유인이 아닌 여시 회원들은 더는 오유에 머무르지 않고 빠져나갈 겁니다. 그러고도 오유의 고질적인 문제가 다시 또 불거진다면, 그건 누구의 탓으로 보기 힘들 겁니다.. 물론 아직 이 사태는 끝나지 않았지만, 모든 커뮤니티를 적으로 돌린 여시 측에서 전세(?)를 뒤엎는 묘수가 나오긴 어려울 거로 생각합니다.
아직 벌어지지 않은 일에 대해 걱정하는 것이 쓸데없는 일일 수도 있지만, 오유의 고질적인 문제는 지속적으로 해결하려고 노력해야 한다고 봅니다.. 아, 물론 지금 중요한 건 아니겠지만요.

저는 자중하자고 말하려는 게 아닙니다. 지금은 시기적절하지 않은 논의겠지만, 이 사태가 지나고 자신을 되돌아볼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할 뿐입니다.

글이 어째 짧네요.
혹시 이 글을 읽을지도 모를 여시 회원분들께는 위선에 대한 글을 보여드립니다. 잘 생각해 보시길.



 흔히 위선은 나쁘다고 말한다. 타인을 속이는 것이라고 사람들은 생각하니까. 정말 위선은 나쁜 걸까. 나는 그리 생각지 않는다. 오히려, 그것은 사회를 위해 필요한 행위라고 생각한다. 본질적으로 위선은 타인을 속이는 것이나, 실은 위선을 배신한 탓에 위선 그 자체가 나쁘다고 생각되는 것이다. 정말 나쁜 것은 위선을 배반하는 것인데.
 악을 숨기는 것도 없이 그대로 드러내는 것보다, 위선을 표방하는 편이 낫지 않겠는가.
 위선은 기본적으로 거짓이다. 거짓은 남을 속이는 행위지만 필요할 때가 많다. 거짓은 비겁한 자의 무기일 때도 많지만, 마음 약한 사람을 보호하는 행위가 될 가능성도 있다. 만약 위선과 거짓이 사라진 세상이 도래한다면, 그곳은 천국이기보다 지옥에 가까울 수도 있다. 사람들이 품은 마음이 꼭 선의일 거란 보장이 없으며, 충동적인 악의가 여과없이 쏟아져 나오면 발생하지 않아도 될 갈등이 나타날 지도 모르기 때문이다.
 어째서인지 사람들은 위선자를 쉽게 비난한다. 거리낄 것 없이 악행을 저지르는 자보다 남을 속이는 위선자가 낫다. 선한 의도로 타인을 속이는 것마저 비난할 수는 없다. 속이는 행동 자체보다 왜 속였는지 의도가 중요하다. 사람들은 위선을 알아차렸을 때 상대의 의도가 선했을 것이라고 선듯 생각하기 어렵다. 위선이 파악되고 명제가 쓴 가면을 벗겼을 때 드러나는 상대의 본심을 즐겁게 받아들이기란 쉽지 않다. 따라서 나는 위선 그 자체보다 폭로된 진실이 위선에 속은 사람을 동요시키게 된다고 생각한다. 또한 속은 사람은 속인 사람이 왜 자신을 속였는지 생각하게 되는데, 아무리 좋게 받아들이려고 해도 속은 사람은 속인 사람이 자신을 믿지 못한다는 결론에 다다르기 쉽다. 속인 사람은 의도하지 않았더라도, 속은 사람은 위선이 일종의 공격 행위로 받아들여질 수 있는 것이다. 물론 이는 속은 사람의 인격에 대한 공격이라 착각한 것일 수도 있다.
 유치한 예일 지도 모르지만, 어느 못생긴 친구에 대해 외모에 관한 이야기를 해야 한다고 가정해 보자. 친하지 않거나 너무 솔직하거나 상대에게 상처를 주고자 하는 사람이라면, 이 친구를 보며 "못생겼다"고 말할 수도 있지만, 자신이 이 친구의 외모를 본 느낌을 결코 숨기지 않았다고 볼 수 있으며, 화자의 입장에선 진실일 것이다. 그러나 체면치레든 친해서든 상대가 상처 입지 않길 원하든, 심지어 초면인 사람조차도 상대에게 "못생겼다"고 직설적인 말은 하지 않는 게 일반적이다. 하지만 맥락은 제쳐두고 화자의 본심과 입밖에 튀어나온 말은 불일치하므로 청자를 화자가 속인 셈이 된다. 평소 자신의 외모에 열등감을 가진 청자라면, 위선을 금세 간파할 수 있을 것이며, 그에 대해 용서를 해줄 수도 있지만, 그렇지 않은 청자라면 위선을 믿고 지내게 될 것이다. 진실을 늦게 알아차릴수록, 청자와의 친분이 깊을수록, 청자의 자신감이 높을수록 진실이 폭로되었을 때 겪게 되는 청자 자신의 어리석음에 대한 부끄러움, 무너지는 자신감에 대한 비참함, 믿었던 화자에 대해 느끼는 배신감 등이 각각에 대해 분산된 감정을 따로따로 느끼기보다, 이 감정들이 한데 모여 화자를 공격하고자 하는 결심에 이르게 한다. 한 가지 흥미로운 점은, 자괴감이 들 법도 한 사람들이 실제로 자책하는 경우는 드물다는 것이다. 타인을 위선자라 비난함으로써 자신이 해야 마땅할 반성을 미루거나 없는 셈 치게 된 청자는, 화자를 비난한 시점에서 악의를 가진 셈이고, 즉각 해야 할 반성을 안 하기에 위선에 재차 기만당할 여지를 남기게 된다.
 어째서 위선에 속은 사람이 반성해야 될까. 이 문장만 놓고 보면 사실 황당한 말이다. 위선에 속은 모든 사람이 반성해야 될 사람인 것은 아니다. 위선을 깨닫고도 진실과 마주하길 주저하는 사람이 반성해야 하는 것이다. 위선자는 사실 청자의 인격을 공격한 것이 아니다. 악의적인 조롱은 그 대상을 공격하는 셈이 되지만, 이를 위선이라고 볼 수는 없다.
 우리는 일상적으로 거짓과 가짜가 가면을 쓴 것을 목격할 수 있다. 극우 세력의 역사 왜곡, 정치인들의 헛된 공약, 기업들의 과장 광고, 윗사람에 대한 아랫사람의 아첨이나 아부 등 심각하든 사소하든 이들은 가면을 쓴 것이다. 이것들은 배척되거나 경계되기 일쑤인데, 이는 거짓이 악하거나 비겁한 의도에서 우러나왔기 때문이지 위선이기 때문은 아니다. 저런 거짓말로 완전히 청자를 현혹시키기 위해 가끔은 자기 스스로부터 철저히 세뇌시키는 경우가 있는데, 소름 돋는 일이 아닐 수 없다. 그래서 사람들은 진실을 추구하게 되지만, 그 과정은 가시밭길을 뒹구는 것만큼 고통스러울 때가 많다.
출처 내 머릿속.
위선론은 http://todayhumor.com/?readers_1397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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