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시판 즐겨찾기
편집
드래그 앤 드롭으로
즐겨찾기 아이콘 위치 수정이 가능합니다.
여시와 일베, 그리고 여성들!
게시물ID : freeboard_828217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불좀꺼죠
추천 : 0
조회수 : 352회
댓글수 : 9개
등록시간 : 2015/05/12 15:27:44
먼저 저는 여자이고 온라인 활동은 몇 년 전부터 오유를 하고 있습니다. 추천하고 댓글다는 수준에 그치긴 하지만요.
 
이렇게 제 의견을 대형 커뮤니티에 올리는게 처음이라 조심스럽네용 ㅎㅎ
저는 제 개인적인 온라인 활동 경험과 제가 '여성'으로서 느끼는 일베와 여시의 기능에 대해 적어보려 합니다.
 
 
 
 
대부분의 여성분들이 그러시겠지만 저는 정말 일베를 혐오합니다.
보통 사람들은 일베가 보편적인 윤리나 규범을 지키지 않으며 별별 해괴한 범죄를 저지르기 때문에 일베를 기피합니다.
그런데 여성으로서 일베에 느끼는 감정은 조금 다릅니다.
그 공간에서는 다른 이유없이 내가 여성으로 태어났기 때문에, 여성이라는 자체만으로 맹목적인 혐오의 대상이 됩니다.
이 감정은 억울하고 답답하기도 하면서 화가나는 복합적인 감정입니다.ㅋㅋㅋ
 
그리고 일베 이외의 남초 커뮤니티에서 일정부분 이러한 성향에 동조하는 부분도 적지 않게 목격했습니다.
'군가산제 문제'라든지 '여성가족부에 관한 각종 루머'들은 실체가 파악되지 않은 상태로 그런 동조에 설득력을 싣기도 했고요.
(사실 군가산제 폐지 이유는 여성 이외에도 장애인과 같은 사회적 약자에 대한 불평등, 성역화된 징병제 등이었음에도 불구하고 말이죠. 군가산제 폐지는 난데없이 임신vs군대 의 이분법적인 대결구도로 나아가게 되었습니다..^^;)
 
제가 1~2년 전에 페북을 했었는데요, 페북 페이지 중에 ‘한국 여자들은 왜 그럴까?’라는 이름의 페이지가 있었습니다.
한국 젊은 여성들의 비윤리적인 행동들을 제보받아서 고발하는식의 페이지였어요.
대형 커뮤니티 글의 캡쳐본 따위가 글의 주류였던것 같은데요.
 
이름이 뭐 이딴식이냐 싶어서 페이지 관리자에게 메시지를 보냈습니다.
돌아오는 대답은 '자기는 일부 무개념 여자들만을 대상으로 비판하는 거다'라고 하더라고요.
(예전 일이라 세부적인 대화내용은 기억나지 않는데....
여러분이 예상하시다시피 그냥 같은 말을 되풀이하는 답없는 대화였던것 같아요.)
이런 논리는 ‘일부 무개념 여자들 때문에 전체 여자가 욕 먹는다’라는 논리로 이어집니다.
 
이제 저는 이런 사람들을 설득시키는것에 실패했기 때문에
혹시 내가 이 사람들이 말하는 ‘무개념녀’가 되지는 않았는지 일상적으로 스스로를 돌아보는 정도 밖에 할수 없습니다.
각각의 젊은 여성들이 비도덕적인 행위를 할때마다
(때때로 자작글을 쓰기도 하면서) 그 여성은 인터넷에 고발되고 비난받았습니다.
이런 고발이 한국 여성의 대표적인 이미지를 실추시키고 있다는 걸 느끼면서도
개인이 할 수 있는 건 고작 자기반성을 한다든가 고발된 대상을 같이 욕하는 것 정도입니다.
여론에 대항할만한 힘이 없거든요.
근본적인 문제를 반박하기엔 너무 장황해져서 반박이 힘들어지기도 하고요........
애초에 문제의식을 가지고 있는 여성들의 머릿수 자체가 적어요.
 
때때로 남성전체를 싸잡아 욕하는 행태도 발생하는데 그건 2차적인 문제라고 생각하고 이 글에서는 생략하겠습니다.
솔직히 최근까지 인터넷 커뮤니티를 하면서 아직 여성의 입지가 이정도구나, 하며 체념했습니다.
근데 이번사태에 옹달샘의 발언이 문제시되는걸 보고 좀 놀랐어요.
사실 그 사태가 터진 시기가 시기인지라 장동민을 반대하는 세력이 최초 유포자일 가능성이 크다고 생각해요. (소곤소곤)
저도 당시 혼돈의 카오스ㅋㅋㅋㅋ 속에 있던 오유에서 관련 글과 동영상을 접했습니다.
자극적인 단어와 욕설이 포함 되어있고, 어느정도 여성이 듣기에 비하적인 늬앙스가 포함되어 있었어요.
근데 이게 그렇게 파급력이 클 줄은 몰랐거든요.
일상적으로 그 정도의 비하적 표현에는 내성이 생겨서 인것 같기도하고..^^^
아무튼 그 주축이 되는 게 당연히 남성보다는 여성이었을 거라 생각됩니다.
그 중에서도 여성시대를 포함한 여초 커뮤니티가 여론을 주도했습니다.
옹달샘은 그 팟캐스트 방송을 할 당시에 이런 반응은 예상도 못했을걸요...
술자리에서 가볍게 하는 얘기정도로, 약간 여성비하적인것 같기도 하지만 개그하는데 굳이 그렇게 엄격한 도덕적 잣대를 들이대야하나...??정도로 생각하고 말했을거에요.ㅋㅋ
이 일 이후로 여성의 온라인 상에서의 발언권이 강해지고 있다는걸 깨달았습니다.
각종 여초 커뮤니티에서 여성들 스스로 ‘여성인권’이나 ‘여성주의’ 개념에 관심을 가지는 흐름도 있었고요.
그런데 이게 시발점이 되어서 지금과 같은 사태를 낳을줄은 몰랐네요.
여시라는 집단 내부의 정치적인 문제도 있겠지만 여성혐오라는 주제로 여자 온라인 유저들이 과열된 부분도 한 몫 한걸로 보여요.
그동안 겪은걸 되갚아 주겠다는 보복 심리도 있었을 거고요.
현 시점에서는 여시 운영자들이 전적으로 잘못하고 있다고 봅니다.
개인적으로 여성문제를 수면위로 떠오르게 했다는 점에서 여시의 공로를 인정하지만 딱 거기까지인 것 같아요.
알맹이가 없는 과격한 여성권리 운동은 길게 봤을 때 여성인권에도 득 될게 없고요.
여시를 부정하는 게 여성을 부정하는 것이라는 논리는 반박할 가치도 없네요..ㅠㅠ 나중에 여시운영자는 밤중에 핵이불킥할걸 장담함..
어떤 여성분들은 여시가 문제화됨에 따라 ‘여성혐오에 대한 발언’자체가 금기시 되지 않을까 우려합니다.
그런데 아마 그런 일은 없을거에요.
여시여서 여성문제를 공론화할 능력이 있었던 게 아니라 마침 여성문제가 수면위로 올라왔는데 그때 가장 대두 되었던 게 여시일 뿐이에요.
옹달샘 사건이 아니었더라도 그와 같은 사건은 사회적 인식이 바뀌어 감에 따라, 우연히 다시 우리 앞에 등장했을 겁니다.
그러니까 여시가 여성주의의 유일한 희망인양 생각하실 필요가 없어요.
 
우리가 할 일은 여성에 대한 관심을 여기서 그치지 않고,
'여성'이 사회적으로 어떤 위치에 있는지 생각하고 고민하고 행동하는것으로 나아가야 합니다.
 
 
글에 문제가 있으면 피드백하겠습니다~`
그리고 이런 표현의 자유가 있는 오늘의 유머라는 공간에 감사합니당ㅎㅎ
전체 추천리스트 보기
새로운 댓글이 없습니다.
새로운 댓글 확인하기
글쓰기
◀뒤로가기
PC버전
맨위로▲
공지 운영 자료창고 청소년보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