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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시점에서 생산적 토론(?)을 제안해 봅니다.
게시물ID : freeboard_861958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인생을즐
추천 : 0
조회수 : 300회
댓글수 : 1개
등록시간 : 2015/05/21 04:46: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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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창작글
여시 사태는 폐쇄적 커뮤니티가 보여줄 수 있는 단점과 한계를 극단적으로, 아주 끝장까지 간 형태로 보여준 사례라 생각됩니다.

뭐 일단 사태가 아직 시작도 안 됐고 후폭풍이 얼마나 거셀지 가늠조차 안되는 상황이긴 합니다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제 우리가 이 일로부터 무엇을 배울 수 있는지를 따져봐야 하지 않을까.. 생각되네요. 사실 여시에서 밝혀진 것들이 너무나도 광범위하고 충격적인 레벨이라 비교하기가 좀 그렇지만, 인터넷에서 커뮤니티 생활하다보면 간혹 무엇이 옳은지, 어떤 일은 하면 안되는 건지 헷갈릴때가 있습니다. 저를 포함한 많은 사람들이 흔히 일반적으로 행하는 행동들 속에도 우리가 모르는 위법이나 편법 같은 것이 숨어 있을지도 모르구요. 여시 사태에서 우리가 배울 수 있는 것은 팝콘은 역시 영화관 팝콘이 맛있다는 점 외에도 그 극단적 예를 바탕으로 우리 스스로를 다시 한번 돌아보고 성찰할 타산지석을 삼을 수 있는 점이 아닐까..생각됩니다.

먼저 논해봐야 할 문제는, 커뮤니티의 폐쇄성이 과연 옳은가?
글쎄요, 어려운 문제이긴 합니다만 일단 폐쇄적으로 운영되는 커뮤니티는 통제와 단속에서 유리한 점은 분명 있을겁니다. 여초 커뮤니티들이 이런 방식을 즐겨 사용하는 이유가 여자인척 숨어들어가 분탕치거나 하는 남성 어그로들이 많기에 그걸 원천 차단하려는 목적이었겠죠. 실제로 우리나라는 아직까지 남녀평등 수준이 한참 갈길 먼 사회이고, 여성들만 모여 어떤 이야기를 주고 받을때 남성들이 기웃기웃 엿듣는걸 여성 입장에선 부담스러워 하는게 이해가 갑니다. 그러나 겨우 이런 '관리상의 이점'을 노리는 안일한 구조는 더더욱 큰 단점들을 끌고 옵니다.

솔직히 커뮤니티 활동 오래도록 활발히 하는 사람들도 인터넷 상에서 어떤 행동을 할때 그게 법적 테두리 안에 있는 일인지, 해선 안될 위법인지 꼼꼼하게 하나하나 다 알지는 못합니다. 아니 오히려 아는게 거의 없을 수준으로 대다수의 사람들은 이런 부분을 잘 모를 수 밖에 없습니다. IT강국이라며 허울만 좋지 이런 것에 대한 교육을 받은 적도 없거니와 애초에 법에 관한 문제니까 일반인이 잘 모르는게 당연하죠. 결국 불행하게도 사람들은 이런 것을 경험지식으로 습득할 수 밖에 없습니다. 똥인지 된장인지 모르니 일단 다들 주워 먹어는 보는데 그 중에 똥 먹은 사람은 자기가 먹은 똥의 냄새와 생김새를 울면서 열심히 묘사합니다. 그럼 다른 사람들에게 그 정보가 퍼지고 퍼져 공유되는 것이죠. 문제는 세상은 넓고, 똥 지뢰는 다양합니다. 별모양 똥도 있고 과일냄새가 났지만 똥인것도 있고 녹색똥 금색똥 물똥 설사똥 다양한 모양과 특징을 자랑하죠. 결국 이 똥들을 감별하는 과정에서 누군가의 장렬한 산화와 그에 대한 정보 공유 과정이 지리하게 펼쳐져왔고, 지금도 펼쳐지고 있습니다. 마치 원시인이 문명을 습득하는 과정 같네요. 이 과정에서 똑똑한 누군가 법..아니 똥 배운 사람이 나타나 체계적 정보를 전달해주기도 하고, 가끔은 잘못된 정보가 돌아 다들 콜레라 걸린 돼지똥을 주워먹는 참사가 벌어지기도 합니다. 어쨌거나 커뮤니티들은 이렇게 정보를 발전시켜 왔습니다. 오유에서 펌 자료 저작권을 가지고 맨날 콜로세움이 벌어지고, 루리웹에선 복돌이 문제로 맨날 살벌한 키배가 벌어집니다. 디씨에선 고소고발이 남발되며 키배에서 어디까지가 법적으로 안전한 공격범위인가...를 몸던져 확인하고들 살죠. 이렇게 생겨난 정보는 커뮤니티간에 어느정도 공유가 됩니다. 서로 자기네 문물을 교환하며 공통으로 지켜야 할 보편적 가이드 라인을 더듬어 찾는거죠. 바로 법적 허용선이요.

근데 폐쇄적 커뮤니티는 이런 과정이 없습니다. 잘못을 저질러도 그게 새나가질 않으니 걸리질 않고, 그러니 그게 잘못이란 정보가 퍼지지 못하죠. 그렇다고 타 커뮤니티의 사례를 들고 와 전파해주는 조선통신사 사람들도 없습니다. 타 커뮤니티 사람들도 이 폐쇄된 공간에 들어갈 방법이 없으니 지적을 할 기회조차 없죠. 이렇게 폐쇄된 상태로 스스로를 사회속에서 격리시킨채 살다보니 면역성도 하나도 없고, 문명에 대해서도 아는 바가 없습니다. 애초에 여시가 이번 사태가 될때까지 자정이란걸 전혀 하지 않은 이유가, "야한거 보는거는 뭔가 나쁜짓"수준으로 그게 나쁜 일이란 개념은 있었어도 단순히 엄빠한테 걸리면 혼나는 일 수준의 막연한 개념이었을테지, 얼마나 나쁘고 얼마나 위험하고 걸리면 어떤 처벌 받고 하는 생각이 없었던 겁니다. 장터에서 불법적 물건 판거나, 개인정보 생각없이 그렇게 막 수집해댄건 더 말할 것도 없구요. 딱, 남태평양 무인도에 고립된 공동체가 도덕도 법도 잊어버리고 본능대로 붕가붕가 사는 꼴이 난거죠.(영화 블루라군이 생각나네요. 브룩쉴즈 누나한테 미안하게스리..)

법도 도덕도 없으니 자기네만의 법과 규칙을 만들고, 딱 원시부족사회 같은 규칙과 시스템으로 굴러갑니다. 음란물 불법 공유 같은건 잘못인지 뭔지 모르겠고 추장님 대문 오른쪽에 매달린 항아리에 손대는 자는 저주를 받는다 오오 추장님 오오오...이런 수준으로요.

남들은 커뮤니티안에서 맨날 싸우고 치고박고 시끄럽지만 우린 추장님의 영도 아래 평화롭게 굴러간다..라고 자위해 보지만, 문제는 그들이 자리잡고 있는 곳이 저으기 법도 도덕도 없는 로맨스씨빠빠들의 아우터 해븐, 소X넷과는 달리 우리나라 땅위에 자리 잡고 있다는 점이죠. 우리나라 법이 미치는 우리나라 사이버 공간 안에 자리잡고 있으면서 우리나라 법 무시하고 추장님 말씀만 진리라고 따르면 돼요, 안돼요?(혹시라도 이 말 듣고 '그래 이거다!'라며 해외서버에 탑ㅆ 열고 싶어하는 사람 있다면, 어디 해보세요. 어디서 무슨 소리 들리지 않으십니까? 워닝소리..ㅈㅅ) 이러면서 단체로 광역친목 비스무레한 상황이 되어가고, 바른말 쓴소리 하는 사람은 배제되는 사태까지 납니다.

자정작용은 없고, 뭐가 옳고 그른지는 모른채 점점 더 심한 범죄의 길로 빠져들고, 단체로 무슨 종교마냥 추장님 만세만 외치니 악순환이 계속되죠. 혹 여시가 사고친 회원 강퇴시키는 거 가지고 자정작용 충분히 했다고 우기는 이들도 있던데, 사고친 회원 쫓아내는건 자정작용이 아닙니다. 그건 당연한거죠. 그거 안하는게 오히려 도레미친겁니다. 자정작용은 이미 사고친 인간 쫓는것 뿐 아니라 애초에 사고가 나지 않게 치열하게 싸우고 토론하고 스스로 비판하고 자성하는 과정을 말하는 거죠잉.

여튼 여시가 이런 사태까지 오게 된 건 이런 이유가 크지 않았을까 합니다. 그렇다면 우리가 이 사건에서 배워야 할점은 콜라 사이다는 어째서 그냥 캔콜라보다 극장서 컵에 담아주는게 더 맛있냐.. 하는 것 말고도 더 많이 있을거라 생각합니다.

어느 아재분이 남겨주신 말씀 중에 "커뮤니티랑 자기 자신을 동일시 하지 말라"란 내용이 크게 공감되었는데요, 이런 것을 모두다 하나씩 생각해 모아보는 것도 의미가 있지 않을까요?

"인터넷 상에서 평소 흔히 해왔던 행동들에 대해 문득 이것이 법적으로 문제 없는 일인가를 한번씩 돌아보는 시간을 가지자"
"온라인 상에서 이거 해도 될까, 안될까 싶은 일이 있다면 일단 하지 마라. 잘 알아보기 전까지는"
"웹 브라우저 열고 주소창, 검색창 입력할 줄 안다고 인터넷을 다 아는 것은 아니다"

뭐 이런 것들이요. 댓글로 각자의 생각을 모으고 정리하고 토론해 보는게 어떨까요?
출처 엄마 제 책장이 어질러 진 건 머나먼 우주 끝 가르강튀아 안에서 누군가가 중력메시지를 보내왔기 때문이에요. 엄마 제 방이 어질러 진 건 머나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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