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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르스갤러리 사태에 관한 생각
게시물ID : freeboard_911324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SEOUN
추천 : 4
조회수 : 363회
댓글수 : 4개
등록시간 : 2015/06/12 06:57: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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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 지난 떡밥인 것 같기도 하고,
여시와 전쟁을 치뤘던 오유였기에 이런 글이 분명 유쾌하지 않을 것이라 생각됩니다.
 
하지만 어제 밤 늦게 우연히 메르스 갤러리 사태(?)를 알게 된 순간부터 뭔가 여러가지 생각들이 들더라구요.
 
일베와 매우 닮은 그들의 발화양식을 나는 어떻게 이해해야 하는가.
그들을 난 어떻게 해석해야 하는가.
 
그에 관한 (아직 정리되지 않은) 제 생각을 어딘가에 적고 싶었고,
적는다면 가장 많은 시간을 할애하는 커뮤니티인 오유에 적고 싶었습니다.
그리고 가능하다면 이런 저의 개인적인 생각에 대한 다른 분들의 얘기도 들어보고 싶었구요.
메르스 갤러리 사태에 관한 글에 댓글로 남기기도 했지만
굳이 이렇게 새로 글을 작성하는 것도 바로 그런 이유에서 입니다.
 
앞서 언급했듯이 아직 정리가 되지 않은 생각임을 감안하고 봐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메르스 갤러리 사람들의 발화 양식에서 불쾌감을 느끼는 것은 매우 당연합니다.
불쾌감을 느껴야하구요. 정상적인 사람이라면.
 

메르스 갤러리 사람들은 '남성을 혐오하기 때문에' 그런 글을 쓰는 것은 아닌 것 같습니다.
(그런 사람이 없진 않는 것 같습니다.
메르스 갤러리 분들이 그 공간을 적극적 투쟁의 공간, 즉 정치적 공간으로 삼고자 한다면, 가장 경계해야 할 대상은 바로 그런 사람들일 것입니다.
자신들의 글에 불쾌감을 느끼는 사람은 독려해야 하며, 이 기회를 빌어 '진심'으로 남성 혐오를 말하는 사람들을 경계해야 할 것입니다.)
 
말하자면
'너희들('혐오'를 부끄러워하지 않는 사람)의 말에서 우리가 느꼈던 감정이 바로 지금 니가 느끼고 있는 감정이야'를 말하는,
일종의 '패러디' 같은 것이 아닐까,
이것의 그들에 대한 저의 첫번째 생각입니다.

그런 의미에서 메르스갤러리 사람들이 채택하는 발화양식은 사실 흥미롭습니다. 좀 슬프달까요.
때리는 사람에게 '맞는 사람은 아프다'라는 사실을 전달할 수 있는 방법이 '같이 때리는 방법'뿐이라는 사실은 비극적입니다.

황정은 작가의 소설 <계속해보겠습니다> 중에 이런 장면이 있습니다.
주인공이 금붕어를 아무 이유 없이(사실 이유가 없진 않습니다만) 괴롭힐 때, 또 다른 주인공 남자 아이가 그 주인공의 뺨을 아프게 때리죠.
그리고 말합니다. 남의 고통을 모르는 사람이 되는 순간 괴물이 되는 거라고.
뺨을 아프게 맞은 주인공은 그때야 비로소 깨닫습니다. 지금까지 자신이 금붕어에게 가한 괴롭힘이 이렇게 아픈 것이었다는 사실을요.
애석하게도 이 깨달음의 순간은 사실 또 다른 폭력의 순간이기도 합니다.
폭력으로 폭력의 폭력성을 깨닫는 순간이랄까요.

메르스 갤러리의 글들이 '금붕어를 괴롭히는' 글이 아니라 '금붕어를 괴롭히는 사람을 때리는' 글이 되기 위해서는
적극적으로 불쾌감을 만드는 글이어야 합니다.
글을 읽는 사람이 불쾌감을 느낄 수밖에 없도록 하는 것이어야 합니다.
 
그런 의미에서 메르스갤러리 사람들은 철저히 계산적인 사람이 되어야 합니다. 
메르스 갤러리를, 그동안 억압되었던 감정의 분출구로 삼는 것은 지양하고
'이제껏 여자가 당한 게 있는데 이정도는 아무것도 아니야!'라는 마음이 전혀 없는 것이 아니라면
철저히 숨기기라도 해야합니다. 이 마음이 글에서 드러나는 순간 메르스 갤러리의 글들은 패러디가 아닌 또 다른 혐오가 됩니다.
또 다른 금붕어를 괴롭히는 글이 될 것입니다.
 
 
다시 돌아와서,
정상적인 사람이라면 그 글을 보고 불쾌감을 느껴야 합니다.
이때 불쾌감은 단지 불쾌감에서 끝나면 안된다는 것이 저의 두번째 생각입니다.
지금까지 명백히 '혐오'를 담고 있는 글에서 불쾌감을 느끼지 않았던 순간이 있지는 않았는지.
그 혐오를 당연한 것으로 생각했던 적은 없었는지.
불쾌감은 느꼈지만 그저 침묵한 적은 없었는지.
그런 의미에서 메르스갤러리 사태를 부정적으로 바라보는 오유의 시선에서 '건강함'을 느낍니다.
지금껏 눈팅해온 오유를 생각해볼 때, 그 부정적 시선에는 '자기 반성'이 존재할 것이라고 생각되기 때문입니다.
만약 메르스 갤러리 글을 옹호하시는 분이 계시다면  
그 이유가 '여성들이 지금껏 당한 걸 생각하면 이정도는 약과지'면 안됩니다.
이같은 옹호는 메르스갤러리의 발화 양식(패러디)의 의미를 축소시키고 왜곡시킬 뿐입니다.
 
 
 
 
 
 
난잡하게 써내리고 말았네요.
지나치게 단정적인 어조를 취한 것 같아 마음이 불편합니다.
이 글은 절대로 '이렇게 해라, 저렇게 해라'라는 의도로 쓴 글이 아닙니다.
단정적인 어조가 불편함을 느끼게 했다면 미리 사과의 말씀을 드리는 바입니다.
 

 
출처 내 머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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