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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의 엄마가 아프십니다.
게시물ID : freeboard_925990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동피랑
추천 : 5
조회수 : 390회
댓글수 : 0개
등록시간 : 2015/06/18 19:56:02

환갑이 다 되신 우리 엄마에게 엄마인 분.
외할머니라는 호칭이 있지만
항상 '우리 옴마' 가 보내 왔다며
푸성귀를 나눠주시던 우리 엄마의 엄마.

허리만 자주 아프시고 
골다공증만 있다고 알고 있었는데
위속에서 폭탄이 터진것 같이 형편 없는 상태의 
위궤양도 발견했고 
난소에서 발견된 아기주먹만한 혹 세개.. 
이건 대장인지 소장인지 구분이 안될정도로
부어있는 소장...
..몸이 전부 염증투성이라 죽겠다고 보내던 신호를
늙어서 그렇다고 치부하고  
농사짓고 굴까고 조개 파는데 허리 아프면
못하니까 허리치료만 땜질 하듯이 해오셨답니다.
엄마의 엄마에겐 딸셋 아들셋이 있습니다.
다 사는게 퍽퍽하니 눈뜨고 감는게 일이라
자기들도 건강 해쳐가며 
천천히 늙어가는중 일테지요..   
집도 땅도 돈도 젤 많이 물려받은 
그나마 좀 반들하게 사는 큰아들도  
위로 누나가 둘이고 아들이다 보니
엄마는 좀 밀어놓고 살았나봅니다.
60부터 아니 아쉬운대로 70부터라도 
계속 농사짓고 싶거든 건강검진 한번씩 해보자고
했던 자식 한명이 없었네요.

어제 통영에는 저녁 비가 제법 왔습니다.
일찌감치 두녀석 저녁 먹이고 씻겨놓고 
요새 맛들여 심심찮게 만드는 물김치를 한통싸서 
혼자 할머니 병원엘 갔습니다. 
우리엄마랑 우리엄마의 엄마가 속닥하니 
이야기를 나누고있더군요. 
속이 아파 쌀뜨물 끓인것만 한두컵 마신다더니
손녀 물김치를 맛내다 기특하다며 
한모금 후룩 마십니다.

온몸에 긁힌 상처투성이라 왠 상처냐고 했더니
얼마전에 엄마가 매실 안보내주더냐고  묻습니다.
일주일전에 매실청 담은게 기억이 났네요..
매실나무가 가시가 있고 묵정밭에 자라있어
매실따기가 여간 고역인 아닌데 
저도 5키로 엄마도 10키로 딴자식들도 챙기고
꽤 실한넘은 공판장에
넘기느라 온 몸이 상처투성이네요.
게다가 여기 저기를 긁으십니다. 
풀독인가 싶어 손바닥으로 팔다리를 삭삭 문대주다
종아리에서 진드기도 한마리 잡았습니다....
나많은 할매 맛도 없는 피에 잘 안붙는데 하며
그거 잡고나니 하나도 안간지럽다고  
손녀와서 진드기도 잡아 준다고 고마워 하시네요. 
(독성없는 작은소참진드기지만  간호사한테 주었더니  보건소로 보낼예정) 
 
외할머니에겐 저희 엄마가 첫아이고 
엄마에겐 제가  첫아이 입니다. 
제가 첫아이 큰딸 낳고 얼마 있다 친정에 와서 
외할머니,엄마,저,제 딸 이 나란히 누워 
한방에서 잠을 자며 우리는 네명 자는데 
여기 할머니 둘이랑 엄마셋이랑 딸 셋 있다고  
웃었던 기억이 불현듯 나더군요.

할머니께서 여든하나 되셨고 엄마가  예순되셨고
제가 올해 서른여섯 입니다.
제가 엄마 나이가 될때까지 엄마의 엄마가 건강히
옆에 계시면 좋겠습니다.
우리엄마의 엄마가 빨리 사라지지 않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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