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베오베에서 술집 운영하시는 오유인의 글을 읽고 참 서비스업은 힘들구나라고 다시 한번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잡설은 그만 두고 저도 일하면서 겪었던 이야기 좀 해볼랍니다
1. 담배
담배 사러 오시는 분들 가운데 여러 유형의 사람이 있습니다. 말없이 손가락으로 가르키시는 손님, 담배각 가지고 와서 담배 달라는 손님, 담배사면서 라이터 하나 달라는 손님, 불 한번 빌리자는 손님 등 여러가지 유형의 사람이 있습니다
담배각 가지고 와서 사러 오시는 분들은 그나마 낫죠...말없이 담배만 주구장창 가르키는 손님은 진짜.....아니 꿀먹은 것도 아니고 주구장창 가르키는 손님은 팔지 않고 싶습니다 ㄷ ㄷ ㄷ
우리 매장은 담배 보루사면 400원 라이터 한개를 서비스로 드립니다, 근데 꼭 기본적으로 드리는 라이터 말고 터보라이터 주면 안되냐고 물으시는 분들이 계십니다..안된다 그러면 아기처럼 칭얼대고 땡깡부리고 삐져 가지고 다음에 여기 오나봐라 하시는데 내일 또 오시라고 합니다
물건 사고서 합계 말하면 그때서 담배 달라는 손님...그러면 우리가 합계 두번씩이나 말해야 되잖아요..담배는 맨 처음에 말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2. 물건 가격 뭐 이건 다 아시죠.....너무 비싸다 깎아달라 몇백원 외상 안되냐 동네마트는 얼마에 파는데 여긴 왜이리 비싸냐 얼마나 폭리 취하냐....폭리 같은 소리하네;; 그리고 동네마트랑 편의점이랑 유통구조부터 다른데 왜 거기하고 여기를 비교하는지 모르겠습니다...그리고 편의점이 비싼 게 아니라 동네마트가 저렴하게 판매하는 겁니다
자주 오시는 분들 경우에 물건 사러 오셨다가 백원 이백원 부족하면 다음에 갖다 주셔도 된다고 하고 그냥 판매하는데 꼭 한두명씩 권리로 알고 부족할 때 그냥 깎아주면 안되겠냐고 하시는 분들도 있습니다.....그런 분들은 다음에 10원이 부족해도 봐드리지 않습니다...
카드로 계산 다했는데 바로 또 물건 가지고 오시는 손님...카드 결제가 두번이면 수수료도 두번 내야 되고 근무자 입장에서도 한번 할꺼 두번하는 게 되버리니 사장님이나 근무자나 힘들죠...암튼 그렇다구요...
3. 미성년자 일단 짧게 욕 좀 할께요 ㅅㅂ 미성년자들은 일단 들어오면 분위기 부터 틀립니다...본인들은 어른이라고 생각하고 다니지만 다 보입니다...거짓말도 보인다구요
민증 보여 달라고 하면 변명은 똑같습니다
집이 가까워 안들고 왔는데 다음에 가져 올께요 잃어버렸는데 다음에 올 때 가져 올께요 안가져 왔는데 다음에 가져 올께요
네 다음에 가져 오시고 안녕히 가세요 라고 말합니다...간혹 가다가 다른 말을 하는 경우도 있더군요
1. 저 여기 단골인데 일 한지 얼마 안되셨나봐요? 여기 사장님도 저 아시는데...사장님이 낮에 일하시잖아요
일 한지 일년 넘었고 오전 근무자는 아르바이트생;; 걍 가라;;; 라고 말하면 에이~ 거짓말 이러고.....
요즘 일부 애들은 잔머리만 있어서 민증은 본인과 비슷한 사람 민증 가져오고 계산을 카드로 하는데 이 카드는 본인거고.....민증에 나온 이름과 카드에 찍힌 영문이름이 다름...그래서 물어보면 95%는 민증도용...
한번은 몸도 기분도 까라지는 날이 있었는데 밤샘근무하고 아침에 어떤 미성년자가 바지만 교복바지 입고 담배사러 오길래 민증 보여달라니 없다고 해서 판매 못한다 하니까 아 나 ㅅㅂ 미성년자 아니라고...민증 가져와서 미성년자 아니면 넌 죽는다? 이렇게 협박조로 말해서 잘 토닥거리고 우쭈쭈 해서 보낼랴고 했는데 이녀석이 계속 버티길래 할 수 없이 경찰 호출 했는데 순찰차 오기전까지 진상 피우더니 순찰차 보이니까 도망갈려고 나갈려는거 손톱까지 깨져서 잡음...결국엔 순찰차 타고 서까지 가더라구요...
3. 진상, 손놈들
어휴.......2개 구입시 2200원이라는 홍보물 붙어 있는거 보고 한개 가져와서 1100원 던진 진상...원래 한개에 1800원인데 이번달만 2개 구입하면 개당 1100원에 드립니다 했는데도 2개 2200원이면 한개 1100원 맞는데 1800원은 뭐냐 사기치는 거냐 뭐냐 하던 진상...똑같은 말을 5번씩이나 설명 해줬는데도 이해 못하고 그냥 감...뭐 이정도면 진상은 아니겠네요...
나머지 나열할려면 끝도 없지만 오유인들이 생각하는 진상이 다 있다고 보면 되고요...가장 기억에 남는 진상을 말하자면.......매장 뒤에 테이블이 있을 때, (지금은 하도 진상도 생기고 쓰레기도 무단투기 하고 해서 다 치웠죠) 자주오던 동네바보가 있었습니다...진짜 바보는 아니고 그냥 손님인데 어느날 흰 티셔츠에 동네바보 라는 네 글자가 적힌 티셔츠를 입고 와서 그냥 별명으로 기억하고 있습니다
암튼 새벽에 이 동네바보진상이 여자 한명 데리고 와서 술을 먹는데 밖이 시끄러워 나가보니 여자와 동네바보가 코알라 되었는데 무슨 일인지 동네바보가 여자에게 막 뭐라고 하더니 갑자기 손바닥으로 여자 안면을 때림...나중엔 주먹으로 때리더군요.....말리면 나도 맞을게 뻔해서 그냥 어떻게 할까 지켜보고만 있었는데 새벽이라 동네바보가 고래고래 소리치는게 너무 시끄럽고 동네 전체가 울리는거 같아서 좀 조용히 해주겠냐고 한마디 했는데 그 동네바보가 넌 뭐하는 ㅅㄲ여 저리 안찌그러져 있어? 하길래 알았다 하고 매장 안에서 일하고 있는데 계속 시끄러워서 일단 나가기 전에 경찰 호출하고 나가서 시끄러우니 조용히 해주세요, 여기 당신 혼자 사는거 아니잖아요? 했더니 동네바보가 갑자기 일어서더니 주먹쥐고 오더라구요...그런데 가까이 오더니 안때리더라구요...그냥 오더니 니가 신경 쓸 거 아니니까 넌 잣도 신경끄고 니 일이나 하라고 말만 하더라구요...그때 순찰차 오고 경찰이 동네바보에게 여자 때렸냐고 물어보니 때렸다고 어쩔거냐고 대들더라구요....암튼 계속 그러다가 동네바보도 순찰차 타고 바이바이...그 후에는 그냥 가끔와서 담배만 사고 가더라구요...맨 정신에 대화 좀 해봤는데 뭐 사람은 좋은 거 같더라구요..자기도 술취하면 개새끼 되는거 아는데 방법이 없다 하면서 푸념하는거 보면 말이죠....그래도 넌 블랙리스트..
4.번 외 여기서부터는 기억나는 것만 말할께요
매장 밖에 휴지통이 없어서 담배 겉비닐이나 속종이를 버리는 분들이 많아서 담배 구입하시는 분들마다 겉비닐과 속종이를 떼어내고 드립니다...어떤 분은 고맙다 하시고 센스있다고 하시는 분들도 계시는데 왜까냐고 물어보시길래 밖에 휴지통이 없어서 제가 한번 버려드립니다 라고 말하면 쓸대없는 짓하지 말고 그냥 달라는 손님도 계시죠...그래서 그냥 주면 100% 길바닥에 버립니다
내가 까고 싶어서 하는것도 아닌데 어차피 내가 치울꺼 한번까서 버려주면 좋잖아요 손님들앙...ㅠㅠ 지금은 하도 귀찮고 힘들어서 그냥 드리고 있는건 함정...
한번은 어떤 여자가 뜨거운 물 좀 받아도 괜찮냐고 물어봐서 컵에 물담아갈려는 줄 알고 허락 했더니 어디서 가져온 컵라면에 물붓고 먹고 있더라구요...젓가락까지 가져가고......그냥 한마디 하고 내보냄
한번은 우유 작은팩 하나가 없어 녹화본을 돌렸더니 어떤 아지매가 우유 하나를 오픈해서 먹고 우유팩을 매대에 두고 가셨......어쩐지 우유 빈팩이 왜있나 했죠...
그리고 어느날은 도둑을 잡았습니다...물건이 없어지고 2일 후에 다시 오더라구요...손님 없을 때 훔쳐간 거 다안다 왜 또왔냐 또 훔쳐갈려고 왔냐 이렇게 훈계 아닌 훈계를 잔소리처럼 하고 다음부터 그러지 마라 그리고 다시는 여기 오지마라고 말하고 그냥 보냈네요...얼굴도 순하게 생겨서 잔소리 하는내내 벌벌 떨고 있는 모습이 생각나네요...그 후로는 못 봤네요...
다음달까지만 하고 폐업 합니다, 재계약 할 수도 있지만 재계약 안하고 폐업 하신다네요...암튼 여기 오기전에 다른 지점에서 2년 동안 야간 했습니다..지금도 야간하고 있지만 쉬는날 없이 매일 일하니까 죽겠네요 ㄷ ㄷ ㄷ 보수는 남들보다는 사장님께서 챙겨주셔서 나름 받고 있습니다
연봉으로 말한다면 3천 조금 넘게 받습니다 ㄷ ㄷ ㄷ 14시간 일합니다 어떻게 끝내야 할 지...모르겠...그냥 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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