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 5시 30분 출근길 나섰어요.
집에서 나와 직선 길에 딱 나왔는데(분홍색이 저),
저쪽에 파란색 티를 입은 아저씨랑 눈이 마주쳤어요.

그런데 갑자기 저 파란 점선 방향대로 꺽어서
골목길 빌라 마당으로 후다닥 뛰어가더라고요.

왠지 느낌이 쎄해서...
저는 분홍 점선대로 바짝 붙어서 골목길로 들어섰어요.
아무리 여름 새벽이 환하다지만
지나가는 사람도 거의 없거든요.
혹시나 칼이라도 든 미친 놈일지도 모른다는 생각도 들고 무섭더라고요.

그런데....
그 아저씨가 빌라 앞마당에서
바지를 내린 채 자위 행위를 하고 있더군요ㅡㅡ;;;
시선은 저를 향해 고정시킨 채 숨을 헐떡이면서;;;
 
곁눈질로 본 거라 눈치 못 챈 척 하고
빠르게 그대로 길을 따라 올라갔어요.

그랬더니 잠시 후 뒤에서 잰걸음으로 다가오는 소리가 나더라고요.
저는 그대로 뛰어서 큰 길로 나갔습니다.  


제가 정말 무서웠던 점은..
그게 저를 특정하고서 저지른 계획인지도 모르겠단 거예요.
전 분단위로 정확하게 출근하는 경향이 있고,
항상 같은 저 루트로만 지나가거든요.
그림상 직선 길에는 경로당과 동사무소가 있는데,
새벽 그 시간대엔 헬스장 오픈을 기다리는
아저씨와 아줌마 몇 명이 서계세요.

문제의 골목길엔 사람이 다니지 않습니다.
그리고 이 시각, 이 거리엔 젊은 여자는 늘 저뿐이에요.
골목길은 약 30m 정도 되는 경사로고,
쭉 따라 올라가면 버스정류장이 있는 큰 길이 나옵니다. 

당분간은 무서워서 약간 돌아가더라도
조금 더 넓은 길로 갈 예정입니다...

제가 그 상황에서 어떻게 대처하는 게 좋았을까요?
사진이나 동영상이라도 찍어놨어야 하는지..

 그런 증거자료가 없어도 지구대나 파출소에 신고할 수 있나요?
주변 길에 cctv가 있고 대략 인상착의를 기억하긴 하는데...
만일 경찰이 신고해도 못 잡아준다거나...
그 변태가 자긴 안 그랬다고 잡아떼면ㅜㅠ?
(변태짓을 한 빌라 마당쪽을 향하는 cctv가 없을 듯)

으으ㅜㅜ
그냥 똥 밟았다 셈치고 조심하며 지내는 게 나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