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제가 활동하는 커뮤니티는 오유, 디시 갤러리 두어군데, 그리고 카페 한 군데에요.

딱히 불만인건 아니지만 오유 시스템상에선 작업물을 공유하는게 불편하기도 하고,

공개 커뮤니티다 보니 저작권 문제도 있고 해서 부득이 다른 사이트 몇 군데를 전전하게 되었어요.

다행히 제가 만난 사이트(카페)는 관리자 분들이 상당히 공을 들인 티가 나고,

가입자 연령층이 높은 편이라 그런지 분위기도 점잖은 편이라 금새 적응을 할 수 있었습니다.

뭐, 그래도 접속 시간 지분의 90%는 오유긴 합니다만..

2 애초에 번역 작업을 시작했던 이유는 '내가 쓰려고'였어요.

처음에는 이미 번역된 파일을 열어 오탈자 교정으로 시작했고, 나중에는 마음에 드는 거라면 뭐든 가져다 했습니다.

그러다보니 제가 번역에 투자하는 시간이 과하게 늘어서, 작업물을 저만 쓰고 버리기 아깝더라구요.

그래서 카페에 하나 둘 업로드해서 공유하기 시작했습니다.

3 2년 쯤 전에, 몇 번인가 일11베가 사회면에 실릴만한 큼지막한 사고를 터뜨리면서

당시가 소위 말하는 '포탈 오픈' 건으로 하도 시끄럽던 때라

혹시나 여기도 테러 당할까 싶어 걱정스럽게 지켜보고 있었는데,

아니나다를까 얼마 지나지 않아 일11베유저로 추정되는 대여섯의 유저들이 득달같이 달려들어

'근친한 오유나 낙태한 여시나'라며 타 사이트를 끌어들이고,

'몇 명이 친 사고로 일반화해서는 안된다'며 자기네들 쉴드도 치고 그러더군요.

다른 날엔 진보-보수 탓을 하며 박정희를 주제로 한 정치 싸움을 벌이구요.

덕분에 몇 번이나 일11베-반일11베 유저들로 댓글창이 엉망진창이 되었어요.

4 결과적으로 그 카페에선 일11베, 오유 포함 타 사이트 언급 금지 조항이 생겨났습니다.

'오유인팀'으로 이미지가 좋았던 오유까지도 한 세트로 묶인 것은 참으로 애석한 일이었습니다만..

게다가 언급 금지는 비방 금지와 종잇장 차이라 그런지, 되려 일11베인들이 활개를 치게 된 계기가 된 것 같기도 합니다.

후술하겠지만, 오히려 당당히 일11베 냄새를 풍기는 일이 늘었거든요.

5 한 번은 카페에 접속해서 보니, 제가 번역했던 모드의 새로운 번역 버전이 나왔더군요.

벌써 세 번이나 업데이트가 됐길래 얼마나 바뀌었나 싶어서 들어가보니..

혹시나 싶어서 파일을 뜯어 번역된 문장들을 들여다보는데,

시간이 지나면 구 버전 번역자가 잊혀지기도 한다지만,

바로 그 전 버전 번역자까지도 제 이름을 명시해놓았는데 갑자기 '출처-일11베'라니.. 나참..

6 또 한 번은, 자료를 업로드했더니 닉부터가 일11베인 누군가가 댓글을 달았는데,

그 내용이.. '오x미 성님 지리것소'더군요.

대개는 걔들이 뭔짓을 해도 간섭하지 않는데, 불쾌해서 한 마디 했습니다.

오x오미는 유래가 좋지 않은 말이니 쓰지 않는게 좋을 것 같다고요.

그랬더니 '디시에서 유래된거고 유행어인데 왜 그러냐'면서 역정을 내더라구요.

한 마디 더 하려다가 그냥 글 삭제하고 말았습니다.

7 저 일 이후로 올렸던 모드들도 내리고, 한동안은 모드 번역도 관둬버렸습니다.

요즘에 와서야 간간히 올리긴 하지만 아직도 뭔가 신경쓰이고, 거리낌이 들어요.

솔직히 저는 냉소적이라 해야할지 쿨병걸렸다고 해야할지 일베가 유난을 떨어도 별 관심 없었는데,

직접 겪고 당해보니까 기사에 나오는 일11베충들만 유난한게 아니구나 싶더라구요.

위에 적은건 딱 카페와 연관된 썰 뿐이지만, 안타깝게도 제가 한 가지 게임만 하는건 아니라서요..

지금은 그냥 죄다 혐오스럽습니다. 전부 박멸시키고 싶네요. 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