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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팩트체크] 폭력적 게임이 공격성 높인다?
게시물ID : gametalk_355864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푸하하하!!
추천 : 5
조회수 : 1169회
댓글수 : 0개
등록시간 : 2018/12/05 23:45: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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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증내용

◆ 게임과 폭력, 어떻게 얽혔나

게임이 폭력과의 연관성을 의심받은 계기는 1999년 미국 콜럼바인 고등학교에서 일어난 총기 난사 사건이었다. 당시 이 학교의 고등학생 2명이 총기를 난사해 13명을 살해하고 자살했다. 이후 두 학생이 FPS 전투게임 '둠'의 이용자임이 밝혀지며 미국 언론에서는 폭력적인 게임을 원인으로 지목했다. 그러나 미국 연방정부 의무감 보고서에서는 이 사건의 원인이 두 학생의 삶의 질·정신적 상태 등이라고 반박했다.

2007년 미국 버지니아 공대에서 일어난 총기 난사 사건도 비슷한 의혹을 샀다. 총기를 난사해 61명의 사상자를 낸 한인 대학생 조승희가 과거 FPS 게임 '카운터 스트라이크' 캐릭터처럼 양손에 권총을 든 사진이 보도됐기 때문이다. 그러나 버지니아주 조사위원회는 조승희가 해당 게임을 즐기지 않았다고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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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PS 게임 '카운터 스트라이크'의 1인칭 시점(오른쪽)과 비슷해 논란이 된 조승희의 사진(왼쪽).
한국에서는 군 내에서 총기 난사로 12명의 사상자를 낸 '임 병장 사건'도 게임과 연관돼 있다는 의심이 제기됐다. 지난 8월 플로리다에서 열린 게임 대회 중, 탈락한 게이머가 총기를 난사하는 사고가 일어나자 트럼프 대통령이 그 원인으로 게임의 폭력성을 지목한 적도 있다. 그러나 이는 총기 규제 문제를 덮으려는 의도라고 비판받기도 했다.

◆ "게임이 폭력성 높인다"
사회적 논란이 이어지는 가운데, 게임과 폭력성의 관계에 대해 수많은 연구가 진행됐지만 연구결과의 대립으로 아직 학계에서 뚜렷한 합의가 이뤄지지 않은 상태다.

학계에서는 게임이 폭력성을 실제로 높인다는 시각이 조금 더 우세하다. 이를 뒷받침하는 연구결과가 다수 존재하기 때문이다. 미국 아이오와 주립대의 앤더슨 교수는 같은 대학 부시맨 교수와 진행한 폭력적 게임 연구에 대한 메타분석을 통해 "폭력적 게임에 노출되는 것이 공격적·폭력적 행동에 대한 명백한 위험요인"이라고 결론을 내렸다.

그렇다면 게임이 어떻게 폭력성에 영향을 준다는 것일까. 앤더슨과 부시맨은 '일반 공격 모델(GAM)'을 통해 그 과정을 설명했다. 이에 따르면, 게임은 단기적으로는 공격적 사고를 점화(priming)시킨다. 장기적으로는 공격에 대한 지식을 늘리고, 폭력을 긍정적으로 여기게 하며, 폭력에 대한 둔감화(desensitization)를 유발함으로써 공격성을 촉진한다.

이런 관점은 학계에서 많은 부분 수용돼 왔다. 미국 심리학회(APA)와 미국 소아과협회(AAP)는 폭력적 게임이 폭력적인 행동, 사고 등을 유발한다는 입장을 표명한 바 있다.

◆ "게임은 폭력 원인 아냐"

반면 게임과 폭력성을 연관 짓는 것에 반대하는 입장도 있다. 미국 심리학자 퍼거슨은 앤더슨 등의 메타분석에 '출간 편향(publication bias)'의 문제가 있다고 비판했다. 원래 학술지에는 효과가 '있다'고 밝힌 논문이 주로 실리기 때문에, 효과가 '없다'고 보고하는 논문을 분석에 포함시키지 못했다는 것이다. 또한 퍼거슨은 폭력적 게임이 유행한 시기에 오히려 폭력 범죄가 감소했다는 자료 등을 통해 게임이 폭력을 야기한다는 주장에 반박했다.

미국 심리학자 퍼거슨이 ‘게임은 폭력범죄와 관련이 없다’고 주장하며 제시한 자료. 폭력적 비디오 게임이 유행한 1990년대 이후 
폭력범죄는 오히려 감소했다. 자료='우리나라 게임 산업 정책방향에 대한 연구'(탁연숙, 2017)에서 재인용 

게임이 폭력성 해소에 오히려 도움이 된다는 입장도 있다. 심리학자 프로이트는 폭력성이 인간의 본능으로, 배출해 카타르시스(catharsis, 정화)를 느껴야만 해소된다고 주장했다. 현대의 카타르시스 이론은 이 시각을 계승해 공격성의 배출이 필요하다고 본다. 또한 폭력을 간접 경험해도 카타르시스를 느낄 수 있다고 주장한다. 이에 따르면 폭력적 게임은 '감정적 독소'인 폭력성을 배출시키는 '디톡스제'인 셈이다.

게임이 폭력성을 높이기는 하지만 일시적일 뿐이라는 주장도 있다. 게티스버그대 발렛 교수의 연구에 따르면, 폭력적 게임을 하면 공격성이 높아지지만 이는 최대 4분밖에 지속되지 않았다.

◆ '게임과 폭력성' 대립하는 학계 의견, 열쇠는

오랜 논쟁으로 많은 연구가 축적됐음에도 결론을 내리기 어려운 이유는 무엇일까. 앤더슨 교수는 "(연구윤리 문제로) 폭력행위 그 자체를 관찰하고 측정하기 어렵다"고 지적한다. 어떤 게임을 선정할지, TV 위주였던 기존 미디어 폭력 연구를 게임에도 적용할 수 있는지 등의 과제도 쉽지 않다. 한국에서는 게임 연구가 아동·청소년층에 집중돼 있다는 문제도 제기된다.

하지만 의견 충돌에도 불구하고 대체로 합의된 부분도 있다. 특정한 조건에 놓인 사람들에게는 폭력적 게임의 영향이 크다는 것이다. 연구에 따르면, 신경성이 높고 친화성·성실성이 낮은 성격의 사람들은 폭력적 자극에 취약하다. 사회적으로 고립돼 현실감각이 무뎌진 경우, 폭력적 게임을 많이 접하면 현실에서도 폭력성이 높아질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외에도 게임의 이용량, 이용자의 공감 능력에 따라 게임이 도덕적 이탈을 유발할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있다.

종합하자면, 게임이 폭력성을 유발하는지에 대해 학계에서는 명확히 합의된 바가 없으며 여전히 논쟁이 진행 중이다. 다만, 게임이 폭력성을 높일 수 있으나 개인적 성향·환경 등에 따라 그 영향력은 달라진다는 추측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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