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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란 사람은 정말로 사람과의 관계 형성에 능숙하지 못한 것일까.
게시물ID : gomin_1236176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석유반란
추천 : 0
조회수 : 433회
댓글수 : 1개
등록시간 : 2014/10/21 12:52:20

아니면

이 모든 것이 이렇게 허망한 것이라는 것을 알고 있음에... 그렇지 않다고 나는 내게 스스로 최면을 걸고 있었던 것일까.


나는 핸드폰을 키고.. 조용한 카톡방을 또 다시 응시해 보고 있다. 너와 내가 있고 몇명의 아이들이 함께 모여 밤하늘의 별의 숫자를 세며 수다를 떨었던 방. 아침이면 떠오르는 태양을 보며 행복한 하루를 약속했던 방..

이제는 그런 날이 돌아 오지 않겠지.


...


나는 사실


너와 함께 했던 일들을 그만 두게 됨으로서, 그 곳에 머물 자격이 더 이상 없음을 알고 있었다. 내가 직원들의 공간에 머물렀던 것은 더 이상 함께 업무를 하는 직원의 일원이 아니라 이방인의 위치였겠지.


그럼에도 내가 눈치를 보며 그 카톡방에 머물며 계속해서 대화에 참여했던 것은 그만큼 너와 내가 그리고 아이들이 형성했던 우리라는 집단에 내가 애착을 가지고 있었던 탓이다. 그 탓으로 내가 한 달을 질질 끌며 계속해서 주말마다 아침이면 불면의 밤에 혹사당한 몸을 겨우 추스리며 pc방으로 출근했던 것이였지.


그 집단의 대장격인 너는 그 무엇이 그리 마음에 들지 않았는지 갑자기 방을 떠났고, 차례로 너를 따르는 다른 아이들도 그 방을 나섰다. 이제 그 방에는 원래 있던 인원의 반이 덩그러니 남겨져 있구나. 이 사람들도 언젠가 얼어붙어 갱신되지 않은 이 대화들을 뒤로한 채 나서게 되겠지.




어찌하여 너와 나의 대화는 카톡방 나가기 클릭 한번으로 모두 잊혀져고 버려질 수 있을까.




나를 제외한 채 다른 카톡방을 새로 만들었는지 궁금하지만 진실을 모를 때가 더 편하다는 것을 이미 알고 있기 때문에 쉽사리 누군가에게 물어볼 생각조차 하지 못하고 있단다. 그 곳에서는 어떤 대화가 오고가고 있을까. 혹시나 하는 말인데 내 뒷담화는 하지 않을까 걱정이 된다.  내가 한 못난 일들을 내가 알고 있지만 내가 믿음을 주었던 너이기에 그러지 않기를 빈다. 나의 최소한의 믿음을 저버리지 않았기를 빌어본다.


적막 뿐인 이 카톡방이 이렇게 슬픈 것은 내가 사회에 나서 처음으로 마음을 주었던 동갑내기 친구가 바로 너이기에 일 것이다. 더욱 아픈 것은 나는 아직도 너와 관계가 이어질 수 있을 것이라고 믿는 탓일 것이다.


나의 어떤 모습이 너에게 그리 밉게 보였는지...어찌하여 너를 지치게 했는지 나에게 한번 쯤은 넌시지 알려 줄 수 있던 것 아닐까. 왜일까... 내가 너를 생각했던 것만큼 너는 나를 그리 생각하지 않았던 것일까.


그래 알고 있어...


수 없이 경험했던 과거의 슬픔들과 마찬가지로....마음의 상처가 채 아물기도 전에 떨어져가는 딱지 마냥 너와 나의 관계는 나의 마음에 또 다시 큰 상흔을 더하며 끝나가고 있는 것이겠지.


생을 살아가며 요즘같이 슬픈 날도 있었겠지




비가 많이 오고 있단다.


너와 나의 관계는 차디찬 가을비에 젖은 낙엽처럼 


르르.... 


모두 나의 가슴 속 깊은 골짜기에 차곡차곡


웃으며 썩어 문드러져 갈 준비를 하고 있단다.


난 괜찮다고...


하지만 그 모습을 보는 나의 깊은 감정 속에도... 


빗물은 차오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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