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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호선에서 여자친구를 구하던 미친 할배...
게시물ID : gomin_1354484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익명aWllZ
추천 : 13
조회수 : 3244회
댓글수 : 127개
등록시간 : 2015/02/14 20:32:29
20대 중반 여자사람입니다.
 
지난 주 금요일날 오후 2시쯤에 1호선을 타고 어디 가고 있었어요.
 
광운대 행이었고 1호칸에 타자마자 중간쯤에 빈자리를 찾았죠.
 
제 왼쪽에는 어떤 아저씨가 앉아계셨고 오른쪽엔 등산을 가는 것으로 추정되는 60대 할아버지가 앉아 계셨 있었어요.
 
다음 날이 시험이었던지라 저는 계속 책을 보면서 10정거장 정도 앉아갔고,
 
시청쯤 지날 때였나 오른쪽에 있던 할아버지가 이 전철이 의정부까지 가냐고 묻더군요.
 
가끔씩 지하철 타시는데 어려움을 겪는 어르신들이 어디까지 어떻게 가냐고 물어보실 때가 많아서
 
평소처럼 그냥 '이 지하철은 광운대 행이고 의정부 가시려면 그 전에서 갈아타셔야 되요'라고 대답했죠.
 
그런데 그 할아버지가 갑자기 제 목적지를 묻더군요.
 
심심하신가 싶어서 그냥 어디까지 간다고 말했어요.
 
그런 다음엔 대학생이냐고 묻더군요. 그렇다고 하니깐 졸업반이냐고 묻데요. 2월에 졸업한다고 했죠.
 
그렇게 자꾸만 어디사는지, 학교는 어디 다니는지, 전공은 뭔지, 부모님은 뭐하시는지 자꾸만 신상을 물어보는 거에요.
 
좀 짜증났지만 뭐 다시 만날 사람도 아니고 그냥 별 생각 없이 대답 했어요.
 
그런데 갑자기 남자친구가 있냐고 묻더군요. 있다고 하니깐 그냥 친구인지 애인인지 묻더라구요.
 
아니 남자친구가 있으면 있는거지 그게 친구인지 애인인지는 어떻게 구별한답니까;;;;
 
난감해서 그냥 애인이라고 하니깐 그 남자친구네 집에 가본적 있냐고;;; 부모님은 뵌적 있냐고;;;;
 
없다고 하니깐 '에이~ 그냥 친구네' 하면서 자기도 여자친구가 없다고 하는거에요;;;
 
사모님 계시지 않냐고 하니깐 자기 이혼했다고ㅋㅋㅋ 근데 아직 여자친구가 없다고ㅋㅋㅋ
 
저랑 친구하고 싶다고 핸드폰 번호를 알려달라더군요;;;;
 
 
어이가 없어가지고 '어르신 농담이 좀 심하신 것 같으시다'라고 정색하며 말하니깐
 
자긴 진지하다고ㅋㅋㅋ 학생이랑 여자친구 남자친구 하고 싶데요ㅋㅋㅋ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니 이 미친할배갘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1호선을 거의 6년 가까이 타고 다니면서 베트남 전쟁에 참여하셨다는 할아버님, 한국전쟁에 참여하셨다는 할아버님, 스마트폰으로 카톡 보낼 줄 안다고 자랑하시던 할머님 등등 온갖 어르신들을 뵈었지만
 
자기 손주뻘 되는 아가씨한테 폰번호 달라는 할아버지는 처음 봤네요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니 진지하게 자기가 폰번호 달라고 하면 줄거라고 생각을 한건가?
 
농담이면 한번 하고 그쳐야지 몇번이나 폰번호를 달라고 하는거에요;;;;
 
짜증나서 개 정색하며 '저 내일 시험이라서 그냥 책 더 볼께요^^' 하면서 할배를 PO무시WER 했더니만
 
자기가 뻘쭘했는지 동묘앞에서 내리더군요...
 
 
한번 1호선을 타면 거의 20정거장 정도 가야하는지라 모르는 사람이 말 걸어도 친절하게 대답하는 편인데;;;;;;
 
와 세상에나 진짜 이런 노인네를 만난 건 처음이었어요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이젠 모르는 사람이 말걸어도 딱 용건만 대답하고 말아야겠네요.......
 
 
참 별 거지같은 일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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