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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중졸입니다
게시물ID : gomin_1522997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익명aGlva
추천 : 11
조회수 : 780회
댓글수 : 105개
등록시간 : 2015/09/24 03:02:44
안녕하세요 저는 24살 여징어에요
제목처럼 저는 중졸입니다
할머니부터 아빠 큰고모 작은고모까지 미용을 하셨어요
할머니가 처음 미용실을 차리셨을땐 정말 주변 지역에서도 알고 있을만큼 유명했고 잘됐었대요
방송국 앞이라 아나운서들도 많이왔었고
그 덕에 방송국 구경도 해봤었네요
그런데 아빠가 보증을 잘못서면서 집안이 완전히 무너졌죠
제가 초등학교1학년 정도였던것같은데
그때까지만 해도 저는 미용사가 꿈이였어요
아빠덕에 미용실 처분하고 매끼니는 라면..
할머니는 그때 다니던 교회 동생한테 돈을 빌리셨나봐요
그분이 제가 다니던 초등학교에서 급식아줌마를 하셨는데 저한테 정말 잘해주셨었고 착한분이셨거든요
그 돈으로 빚갚고 시골촌동네에 미용실을 차리셨어요
물론 잘 안됐어요 워낙 시골이고 외졌었거든요
할머니는 빚진건 갚지도 못하고 돈빌려주신분과 연락을 끊어버립니다..하하 저라도 열받을꺼에요
근데 이 착한분이 몇년을 봐주셨어요 저라면 바로 고소해버렸을텐데..
 그러고나서 또 어디서 돈이 나왔는지 다른곳에 미용실을 차렸어요
물론 또 잘 안됐습니다ㅎㅎ항구쪽에 위치해있는 작은 동네였는데
할머니는 이제 연세도 있으시고 감이 많이 떨어지셨었거든요
이제 월세도 감당을 못하셔서 건물주를 피해 시골에 계신 할아버지댁으로 도망을 갑니다
저희 할아버지는 제주도에서 건달이셨대요
성질이 아주그냥 불같다못해 초등학생인 손녀를 각목으로 팰만큼 훌륭한분이셨지요
아마 하는족족 말아먹는 아내와 보증잘못선 아들에 그 손녀에..보기만 해도 울화가 치미셨겠죠
정말 매일 맞았던것같아요 초등학생여자애한테 성인도 다 못먹을 고봉밥을 주시고 다 먹기전엔 못일어난다,다 못먹으면 보자 하시고 내장이 터질것같아 더는 못먹겠어서 수저를 놓으면 각종 반찬과 그릇과 수저로 맞아야했어요
밥먹는시간이 제일 무서웠네요 
무튼 시간은 흘러 중학생이 됩니다
이제 저는 할아버지의 폭력이 무섭지않았어요
다만 머리가 좀 큰 저 대신에 맞는 할머니가 안쓰러웠어요
대들었습니다
정말 죽을각오로, 태어나 처음으로 대들었어요
당신이 뭐가 그리 잘났기에 우리를 그렇게 때리냐
차라리 나를 때려라 당신이 때리고 있는 그 사람 당신 와이프다 당신 나이가 몇인데 아직도 그 성질을 못버리냐
저 정말 칼 맞을뻔했네요..너무 무서워서..
꺼지라는 한마디에 조용히 방으로 들어갔습니다
아직도 할머니께 죄송해요..그때 할머니를 폭력으로부터 구해드리지못했단 죄책감..정말 아직도 생생하네요
새엄마는 저랑 아홉살차였어요
다방레지였대요
저는 이해할수 있었어요
아빠는 이혼후에 외로웠을테니까..
나도 일곱살 이후로 못본 엄마라는존재가 그리웠고
새엄마도 엄마니까 좋았어요
반복되는 할아버지의 육체적,정신적 폭력에
새엄마는 저를 데리고 근처 자취방으로 나왔어요 
아빠는 돈벌러 서울에 가계셨어요
그사이 새엄마는 바람이 났죠
차마 아빠한테 진실을 말할수가없었어요
아빠가 받을 상처를, 그 상처의 정도를 가늠도 못했지만
어쨌든 아빠가 슬퍼하는게 싫었어요
어린마음과 짧은 생각이였죠
그치만 결국엔 알게됐어요
두번째 이혼에 아빠는 많이 힘들었을꺼에요
이혼 두세달 전에 할아버지 할머니가 돌아가셨거든요
저와 새엄마가 나간뒤로 할머니는 치매가 왔고
밤낮으로 똥오줌지리며 누구도 알아보지못하는 할머니를, 할아버지는 못견디셨나봐요
그래도 평생을 함께하자 약속하고 살부비며 살던 동반자를 작은방에 가둬두고 벽에 똥칠하게 만들며
결국 그마저도 싫으셨는지 베게로 질식사하게 만들고 화단에 묻으신뒤 농약드시고 자살하신걸 보면요
유서가 발견됐어요
"죄송함미다"
슬픈감정은 없었어요
끝까지 대단한 노인네구나
해도해도 너무하는구나
정말 화가나고 기가찼어요
할머니가 너무 불쌍했어요
경찰서에 가서 조서를 쓰는데도 그냥 화가 났어요
왜 화가 났는지는 잘 모르겠네요
조서를 쓰다가 할머니 시신 사진을 봤어요
달랑 팬티한장..배변이 묻은 팬티한장 입혀뒀더라구요
경찰이 미안하대요 어린나인데 이런일겪게해서
이런 사진 보게해서..사진은 치워뒀어야하는데 미안하다고..경찰이 미안해야할일이 아닌데..ㅎㅎ
장례치르고 학교에 갔어요
저희 할아버지 할머니 일이 뉴스에도 나고..
동네분들 입소문에..
친구들은 묵묵히 저를 안아주며 니잘못 절대 아니다
괜찮냐 위로해줬어요
그래도 당시에 좋은친구들을 뒀었나봐요ㅎ
아 쓰다보니 주절주절 말이 많아졌네요 
어쨌든 그뒤에 저는 서울로 전학을 갑니다
아빠는 저를 미용고에 보내고싶어하셨어요
당시 저는 아빠,큰고모와 함께 고시원에서 살고있었어요
큰고모와 함께쓰던방은 다리를 뻗으면 벽에 닿아 채 다 뻗지도 못하는만큼의 평수였어요
근데 그런 형편에 미용고는 너무 사치였어요
사실 학교다니는것자체가 사치였죠
중3학기말쯤 저는 친구들이 있는 고향으로 내려갔어요
아빠,나는 고등학교는 안가도 돼
그냥 나 지금부터 일해서 먹고살께
편지한장 남기고 내려가서
그때부터 지금까지 쭉 일만 했습니다
졸업장도, 자격증도, 지식도 없던 저는 알바만 했어요
그래도 누구한테 손 안벌리고 알아서 잘먹고 잘살았네요
물론 학벌사회인 대한민국이라
조금은 슬플때도 있었지만
지금도 후회하진않아요 제 선택이 옳았다 믿어요
모든사람들이 손가락질했지만요
그런데 오늘 같이 알바하는 여자애한테 이런소릴 들었어요
언니 진짜 대단한것같아요
그런선택하는거,그렇게 살아온거
저는 정말 못할것같거든요
진짜 언니 대단한거같아요!
그애한테 너무 고마웠어요
빈말일지라도 그렇게 얘기해주는게 너무 예뻤어요
그동안의 고생을 보상받는것같아 가슴이 벅찼어요
고맙단말을 못해줘서 너무 미안하네요
아 제가 말이 너무 많았죠?..ㅎ
그냥 오늘 하루가 너무 기뻐서 주절주절해봤네요
다들 안녕히 주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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