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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상황이 너무너무 무서워요...
게시물ID : gomin_1662418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익명amZua
추천 : 7
조회수 : 899회
댓글수 : 10개
등록시간 : 2016/09/29 03:45:21
안녕하세요 장기취준생이예요

도저히 마음을 털어놓을 곳이 없어서 앓다가 오랜만에 오유에 찾아왔어요

 그냥 저 혼자 하소연이라도 하고싶어서 왔는데... 이야기좀 들어주셨으면 좋겠어요



벌써 취준생 생활 시작한지 3년째네요

아니 사실 3년 내내 한건 아니니 실제로는 2년정도 한거긴 해요

하지만 어차피 남들이 볼땐 3년간 공백인거죠

그런데 왜 3년 동안 풀로 취준을 한게 아니냐구요?

왜냐면 제가 대책없고 현실감없는 멍청이기 때문이죠 ㅎㅎ



어릴적에도 그랬고 지금도 전 언제나 현실에 약했어요

심각한 상황에 처해져도 그게 심각한지를 잘 몰라요

취준생, 대졸 백수면서 TV에 나오는 취업난 뉴스를 보면서도 '맞아 요즘 취업 힘들어 나도 놀고있잖아' 정도의 생각 이상을 하지를 않고 살아왔어요

그런데 이제와서야 그 현실이 눈앞에 닥친게 느껴지네요..



얼마전에 아빠랑 둘이 식사를 했어요

전 말주변도 없고.. 어쩐지 약간 서먹하게 느껴지고 해서 짤막짤막한 대화를 나누다가 아빠가 얼굴의 땀을 닦는 모습을 눈앞에서 봤어요

아 그런데 아빠얼굴을 그렇게 자세히 본게 오랜만이었나봐요

늘 나이에 비해 젊어보이는 동안 아빠라고 생각했는데..

어느새  얼굴에 주름이 지고 흰머리도 많이 늘었더라구요

남들이 보면 그냥 그 나이대의 아저씨로 보이겠다 싶었어요



그걸 보는데 정말... 먹고 있던 음식을 다 토해내고 싶었어요

엄마랑 아빠가 저만큼 나이들고 약해질동안 나는 나이만 먹고 뭘한걸까요?

나는 대체 뭘 믿고 집에서 안온하게 있었던 걸까요?

아직은 부모님이 일을 하고 계신다고 하지만 그게 언제까지고 지속되지 않을 수도 있고, 언제 건강이 안좋아질지 모르는 나이가 되었는데...

정말 그자리에서 나를 죽여버리고 싶었어요 정말로

진심으로.. 저같은 애가 아니라 좀더 똑부러진 아이를 자식으로 가졌다면 우리 엄마아빠가 지금보다 덜 고생하지 않았을까요?

 

....

제가 사실 친구들 사이에서는 학기를 좀 빨리 마친 편이예요

그래서 친구들이 저랑 같은 선에 있을 거라고 생각했어요 바보같이
 
그동안 다른 친구들은 취준을 하진 않았지만 자격증이니 각종 시험이니 스터디 같은걸 하고 있었죠 

그래서 친구들은 저보가 늦게, 이제서야 취준 생활애 첫발을 딛지만 아마 노력한만큼 금세 원하는 곳에서 자리잡겠죠

그럼 저는 어떻게 되는걸까요?



그래서 이번 공채시즌에 부랴부랴 자소서를 써서 원서를 넣기 시작했어요

그런데 ㅎㅎ 제가 가지고 있는거라는건 그나마 봐줄만한 학교 네임밸류 말고는 아무것도 없었어요

학점도 낮고 토익토스도 낮고 자격증이라고는 아무것도 가진것도 없고 인턴 한번 해본적도 없어요

심지어 전공도 인문계열이라 경영 지식 같은건 하나도 없죠

직무와 산업에 대한 이해도도 너무 떨어져요

전에 취준도... 고작 전부 20군데 남짓밖에 원서를 넣지 않았었고... 그러고 인적성 2번, 1차면접 1번 경험한것 말고는 취준에 대해 아는게 너무 없어요 ㅎㅎㅎ

하... 어쩌면 이렇게 멍청하고 생각없고 쓰레기같을 수가 있죠?

심지어 나이도 벌써 20 중반... 여자인걸 감안하면 슬슬 여파가 있을 때인데 이제서야 현실이 보인다는게 믿어지지가 않네요



당장 영어성적이라도 올려야 서류에 붙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스피킹 시험이라도 공부해보려고 하지만..

현실은 자소서 쓰는데만도 지쳐 허덕거리고 있고요

아직 20 군데도 쓰지 않았는데 벌써 집중이 안돼요 ㅋㅋㅋ

어제도 쓰려고 했던 곳을 4군데나 날려먹었네요..  심지어 그제부터 준비한 회사는 늦잠자는 바람에 쓸 시간을 놓치고.. 그랬더니 그 이후로 꼬여서 자소서를 안쓸 이유를 찾고 자기합리화를 하고...

저 정말 쓰레기같지 않나요? ㅎㅎ 앞에서 그렇게 현실에 상처받아놓고...



제가 이렇게까지 나약한 사람인지 몰랐어요

 주변에서 야무지다든지 앞가림을 잘한다는 평을 들어와서 제가 정말 그런줄 알았죠 ㅎㅎ

그런데 아니었던 거예요.. 저는 남들 다하는 취업 하나 똑바로 못하고 빌빌거리는 인간이었던 거죠..

심지어 그게 자기 자신에게서 비롯됐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똑바로 살지 못하는 머저리...



사실 사기업 취업 자체가 좀 저랑 성향이 안맞는단 생각도 들긴 해요

전 사업감각도 떨어져서.. 자소서 쓰려고 관련 산업 기사를 찾아서 읽어봐도 무슨 소린지 잘 들어오지도 않고... 솔직히 그게 뭐 어떻다는 건지도 잘 모르겠어요. 별로 중요하지 않은 주제같이 느껴진다고 할까...

하지만 사기업 취업을 준비하면서 어떻게 그게 안 중요할 수 있나요? 그런데도 이걸 알아가고자 하는 마음이 들지 않아요...

결국은 또 공기업 공단 취업, 공무원 시험 같은걸 찾으면서 현실에서 도피하고 있는 제모습을 보게 돼요 ㅎㅎㅎ

이제와서 한다고 되는것도 아니고, 지금 알아봐야 하는 부분인 것도 아니고, 이걸 한다고 하면 또 부모님 등골이나 빼먹는 신세를 면치 못할텐데...

왜 이렇게 정신을 못차리는 걸까요? 이보다 더 절실해야 하는걸까요?



나름대로 계속 스트레스 상태에 머무르다 보니.. 식욕이 없어서 밥도 잘 못먹고 잠도 못자서 두통에 시달리고 있어요

그러니까 더 자소서에 집중이 안되고.. 악순환이란걸 알면서도 전 다시 스마트폰을 붙잡고 이런저런 것들을 검색해보죠 ㅎㅎ

여자 20대 중반, 무스펙, 무경험, 비상경 문과 취업....

그리고 얻는 결론은 저는 취업시장에서 쓰레기에 속하고 이 삭태로는 취업이 안된다는 것이죠
 
저 같은 사람을 받아주고 돈주며 일을 시킬 회사가 과연 존재할까요? 저같아도 안쓸것 같네요...



심지어 직무 선택에서도 문제가 있어요

전 기업 직무 중 맞는걸 찾기가 힘들어요

누구나 100% 맞는 직무에서 일하는 거 아니고 다들 참아가면서 일하고 있다는 것 알아요

하지만 무스펙 무경험 비상경 문과인 제가 갈 직무는 영업 직무 뿐이고... 소심하고 말주변 없어서 영업 잘 못할텐데... 그래도 꾸역꾸역 넣어보자 생각해보면 여자는 잘 뽑아주지도 않는대요 ㅎㅎ

구매 마케팅 직무에 넣자니 무경험이 발목을 잡고, 경영지원 직무에 넣자니 비상경이 발목을 잡고...

저는 무슨 일을 해야 하는 걸까요? 다른 사람들은 무슨 일을 하며 사는걸까요?

이대로 취업하지 못하고 영원히 백수가 된다면, 그땐 어떻게 해야하나요?



이번 학기에 인턴을 넣고 경험과 스펙을 만들어서 내년에 또 도전하면 되겠다는 생각이 들다가도... 

그 사이에 또 늘어날 공백기간과 1년 더 나이들 부모님을 생각하면 숨이 쉬어지질 않아요...

당장 어디라도 들어가서 제 앞가림만은 해야겠다는 생각은 하면서도...

웃긴건 뭔지 아세요?

그런 생각을 하면서 쉽게 들어갈 수 있을법한, 누구나 할만한 일을 보면 급여가 무척 적죠

그럼 그걸 보면서 제가 더이상 일을 못할 나이가 됐을 때 어떻게 될까 하는 생각이 드는거예요 ㅋㅋㅋㅋ

(댓글에 이어 써야겠네요; 뭐 이렇게 할말이 많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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