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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재를 겪은 젊은 부부, 집주인과 어떻게 해야할까요..
게시물ID : gomin_1682615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재끼
추천 : 1
조회수 : 1202회
댓글수 : 5개
등록시간 : 2017/01/12 15:07: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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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희는 젊은 부부입니다.(제가 부인)

저희는 작년 12월 크리스마스 이브를 앞두고 화재를 겪었습니다..

저는 오후 2시경 1층에 있는 전기 배전관이 터지면서 제가 사는 3층까지 팡팡팡팡 연발적으로 큰 불꽃이 튀어오르는 것을
창문을 통해 직접 보았습니다.

저는 당시 집에 있었고 불안해서 바로 밖으로 나갈 수있게 옷을 갈아입었습니다.

그런데 제가 생각하는 화재 상황이라고 보기에 너무 조용하더군요..
약 10분뒤에나 2층 영어학원 애기들이 "불인가? 불인가봐"하는 소리를 듣고 현관문을 열어보았습니다.
(처음으로 방음 하나 안 되는 건물에 감사......)

 무슨일이냐고 불났냐고 몇번을 소리지르며 물어봤지만 대답을 듣지 못했고
계단이 안 보일 정도로 연기가 올라오고 있더라구요

계단 건너 1층 내려가면 평소에 금방이지만 연기 뚫고 가다 죽을 지도 모를 것같아서 현관문 닫고
바깥공기 바로 들어오는 주방 창문 열어 창문 앞에 선 채로 119에 신고한 뒤 기다렸습니다.

다행히 1층에서 불이 나고 주인집 아저씨(1층에 본인 소유 가게있으심)가 불을 끄셨고
2층 영어학원 아기들도 대피했었다네요.



 저는 현관문 열었을때 무슨일이냐고 불났냐고 물어보는 동안 연기를 많이 마시는 바람에 병원에 입원하여 치료받았었습니다..

 다른 분들은 어찌 되셨을까 걱정되고 이렇게 아프니 다들 다독이며 이겨내야 겠다고 생각했고
빠르게 퇴원하여 집정리를 시작했습니다.

 저희 집은 상가건물(5층짜리)이고, 1층에 주인아저씨 가게, 5층에 주인아저씨 내외가 사십니다.
저희는 3층에 살구요. (당시 5층엔 아무도 없었다고 하네요)

상가가 많은 지역이라 많이 시끄럽고 음식점이 많아서인지 바퀴벌레도 정말 많았습니다.
창문도 너무 낡아 바람이 때리고 들어와 우드락으로 막아 살구요.
첨엔 정말 싫었지만 남편과 추억이 생기고 살림이 들어와 이제는 너무나 소중합니다..

 미웠던 만큼 소중해진 집인데 까만 재가 끼고 탄내가 진동하니 눈물이 나더군요..
그래도 이겨내려고 이 추운날 하루종일 환기시키며 집청소를 해댔습니다..

 남편과 저는 집에서 게임하는 것이 낙입니다.

 좋은 물건은 컴퓨터 뿐입니다. 더군다나 저는 그림을 그리는 사람이고 남편은 게임에 정말 관심이 많은 사람이구요.
고성능 컴퓨터가 두대 있는데, 저희집 공유기가 제가 구조된 후(화재 이후) 터져있었습니다.

 그래서 컴퓨터 성능을 확인해보니 오빠 컴퓨터만 좀 맛이 갔더군요.


 저희 공유기가 터진 것처럼 4층은 밥통이 터졌었다고 합니다.

그런데 주인아저씨께서 이 화재의 시작이 1층 전기 배전관이 아니라 4층 밥통이나 전기를 많이 쓴 곳에서 시작됬을 거라고
믿으시더라구요...

 저희는 그저 빨리 이걸 이겨내고 싶었고 병원비도 보험덕분에 엄청나게 많이 나온 것은 아니라서 감사히 여기고
묵묵히 집안을 복구해 나가고 있었는데

4층과 주인아저씨 사이에서 서로 대화가 안좋게 흘렀나 봅니다.
4층은 무리하게 주인아저씨께 보상을 요구한 듯합니다.
(화재당시 4층 문이 닫혀있었는데 소방관 구조요원이 문을 뜯어 사람이 있는지 확인했었습니다.
화재이후 4층은 하루~이틀정도 문이 열린 상태였는데 저도 화재 바로 다음날 퇴원하여 집정리를 하면서 봤는데
빠르게 전기공사를 하고 탄내를 빼기 위해 다들 문을 열어놓고 있었습니다.

 4층만 집에 여러가지 물건 심지어 tv까지 없어졌다고 했다네요)

주인아저씨께서 빠르게 전기공사 해주시고 보일러까지 봐주셔서 그거마저 저희는 감사하게 여겼습니다.

4층과 안좋은 대화 이후 심지어 빨리 이겨낼 수 있게 일단 급한걸 보상해주신다면서 병원비나 컴퓨터를 물어보셨습니다.

저희는 월세 두달치정도만 생각했지만요..(월세 두달치가 컴퓨터값보다 덜 나갑니다..)

오빠가 일하는 와중에도 정말 많이 연락오고 시달리고 했기에
병원비는 제가 직접 받기로 했습니다.
주인아저씨께서 병원비는 입원한 당사자인 제 명의로 된 통장에 넣는 것이 좋다고 하신 것도 있구요..

직접 아저씨를 만나 이야기하는데
뭔가 제가 느꼈던 거랑 많이 달랐습니다..

제 병원비를 보시더니 이게 살림에 많이 힘든 가격이냐고 물으시고 말을 얼버무리시더군요.
...?

그리고 바로 돈을 보내주시는 것도 아니고 국과수에 의뢰를 했으니 결과가 나오고 나서 
본인께서 여유가 생길때 보내주신다더군요..


저는 사실 제가 몇번이고 무슨일이냐고 물었을때 누구도 아무런 대답도 해주지 않았던 것에 충격을 받았던 상태였었습니다.
그런데 아저씨와 이야기해보니
자신의 건물을 위해 열심히 불을 끄셨을 모습이 떠올려 지더군요..
확그냥 내가 죽었었으면 이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그리고 컴퓨터비도 본인께서 먼저 이야기 하셔놓고 왜이리 비싼 컴퓨터를 쓰는지 모르겠다며
자기같으면 얼마정도 컴퓨터 써도 되는데..라고 하시더군요

....

 이제까지 이런 대화를 남편이 일하다가 계속 이어나갔을 걸생각하니 너무 불쌍하고 미안했습니다.

아저씨의 대화방식은 본인께서 하시고 싶은 말씀을 얼버무리는 식으로 해대고 아 이제 됬습니다 하하 라고 끝내시는 방식이었습니다.
저는 몇마디 말도 못하고 집으로 들어갔지요.

아직까지 병원비는 들어오지 않았습니다.


국과수 의뢰와 결과가 언제 나오는 지는 아저씨만 아시는 듯 합니다.
의뢰되었다는 것도 아저씨께만 들었거든요.

...저희도 화재 직후에는 주변 사람들이 손해배상 문제로 조언얘기를 꺼내길래 
어디에 손해배상을 요구해야하나 많이 알아보았습니다.

 그런데 진짜 탄내 진동하고 아직까지도 냄새가 안 빠진 이 집을 보면서 다들 힘들겠지 하며 조용히 주인집에서 얘기가 오면 대답하는 식으로 대응해 왔지요.. 

 화재보험도 들지 않으시고 매일 건물을 정비하시던 것처럼 보였지만 아니었던 주인집 아저씨..
시간이 지날 수록 저는 몸이 따듯해지면 어지럽고 메스껍습니다.
먹는 양도 많이 줄었구요..
옆 건물에서 공사를 하거나 큰 소리가 나면 두려워 멈춰버리고
어제는 안경을 닦아 썼는데 희뿌옇게 보이길래 집에 연기가 찬 줄알고 깜짝 놀라기도 했습니다.

괜찮다고 괜찮다고 하면서 집청소를 했지만
사실 괜찮지 않습니다. 특히 정신이 점점 슬퍼지고 힘듭니다.

 깜짝 놀라 제가 입원했던 병원에 찾아오신 어머니가 병원비를 결제해주셨는데 주인아저씨께서 병원비 주시면 바로 보내드리려 했습니다.
....


 국과수 의뢰결과에 대해서 주인 아저씨께 물어봐도 되는 거겠죠?
..어른들이 무섭고 확신없는 부분이 많아 두렵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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