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는 나에게 다시 돌아올 사람이 아니었다.
다시 돌아와선 안 되는 사람이다.
그래서 더욱 더 구차하게 가지마라고 매달렸는지도 모르겠다.
곁에 있어도 늘 너는 신기루 같은 사람이었다.
손을 뻗어 너를 잡고 있어도 잡히지 않는 사람이었다.
그게 지독히도 슬펐고, 절망했다.
이 사람은 나를 사랑해서 내 옆에 있는 게 아닐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할 때마다 그래도, 그래도, 그래도.
내가 사랑하니까 괜찮다고 생각했다.
내 마음을 줄 수 있는 시간이 턱없이 부족했고
떠나보낸 뒤 후회하게 될까 두려웠다.
나는 어느새 맛있는 초콜릿 박스를 와르르 너에게
쏟아붓고 있는 사람이 되었다.
불안하니까. 이 사람이 나를 좋아하고 있는지 잘 모르지만
나는 너를 좋아하니까.
이젠 매달릴 시간조차 없다는 걸 안다.
네가 떠나겠다고 말하면, 고개를 끄덕일 수밖에 없음을 안다.
너는 단 한번이라도 나를 사랑했니?
라는 삼류드라마의 대사를 칠 여유도 없다.
이제 울지 않는 연습을 해야겠다.
네 앞에서 너무 많이 울었다.
너의 결정이 어떨지 잘 알고 있다.
묵묵히 인정하고 받아들이는 연습을 해야겠다.
이것마저도 불안하다. 내가 잘 할 수 있을까.
어느새 와르르 무너져 널 찾고 있지 않을까.
세상에 확신을 가지고 하는 일이 얼마나 있겠냐만은
조금은 덜 불안하길. 조금은 덜 아프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