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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밍아웃하고 난 뒤 쓰는 일기
게시물ID : gomin_1691500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익명ZmFlZ
추천 : 1
조회수 : 386회
댓글수 : 5개
등록시간 : 2017/02/28 01:38:02
생각만 해도 속이 울렁거리고 가슴이 뛴다.
내가 왜 예기했지? 무슨생각이었을까? 기왕 할꺼면 제대로라도 했어야 됬는데..
머리가 복잡하다. 아무것도 하기싫고, 실제로도 아무것도 못했다.

방학이 끝나고 개학을 하면 어떻게 될지 생각하면 소용돌이에 빨려가듯 심리적 혼란에 내 마음이 잠식된다.
끊임없이 내 자신과 대립한다. 이런적이 최근들어 있었나 싶다.

아직 이 문제에 대해 내 진심어린 결론을 내린적이 없어서 그런것 같다.
내 마음속 모든 불안정함,부정,피해의식의 중심점이 바로 이것이였기 때문에, 그동안 애써 외면하고 지냈던 것 같다.

그리고 외면하고 지낸 시간이 괜찮았다. 외면함으로써 안정감을 찾았다. 나를 평범함이란 틀에 가둠으로써 안전하다고 느꼈지.
기대가 없으면 실망도 없는법이지 않겠나. 그동안 기대를 버리고 살았다.

근데 너무 오랫동안 기대를 버리고 살았는가 싶다. 지금은 거의 내 자신에게 '평범'을 제외한 모든것을 격리시키다 싶이 마음속에서 도려내버린 느낌이다.
내가 가장깊은 내 자신을 격리시킨것이다. 이 주제에대해 생각할때 마다 솔직히 내 자신이 낮설게 느껴지는 정도이고, 이게 너무 고통스럽다.
안정감 속에서 심리를 쌓다가 안정감을 벗어나니 지금껏 쌓은 탑이 허무할정도로 보잘것없이 보인다.
불확실성 원리가 발견되기 전 물리학자 느낌이랄까?

평소의 나였다면 아마 이랬을것이다.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이미 일어난일이니까 뭐 어쩌겠냐. 개학하고 지내다보면 어떻게든 잘 풀리겠지.
평소의 내가 하는 말이 맞는것같다. 부정할수없이, 저렇게 생각하면 마음이 복잡할 이유도, 우울한 이유도 전혀 없다.
그런데 사실을 알고있는데도 왜 저렇게 생각하기가 싫을까.
아마 내 마음이 저 사실을 받아들일 준비가 안되있어서 그런것 같다.
말했듯이 난 아직 내가 게이란 사실을 받아들이지 못한것 같다. 아직까지 조차도 말이다.
실제로 내가 게이다. 라는 글을 적으니 아직까지 불편함과 거부감이 드는게 사실이다.

아직 내가 내 자신을 받아들일 준비가 되있지 않아서
커밍아웃하고 마음의 문이 더 열린것이 아니라 아이러니하게 마음의문을 더 닫으려고 한다는걸 느꼈다.
커밍아웃하기전처럼 다시 안정감을 느끼고 싶어하는 마음때문에 그런것일 것이다.

글로 적고보니 마음의 정리가 되는것같다.
몇일간 생각하기를, 왜 커밍아웃을 했지, 친구와 관계는 어떻게 될까 등등
내 외부에서 피드백될 영향만 생각하면서도, 도저히 기분이 전혀 나아지지 않았었는데
알고보니 불안감을 느끼게되는 이유는 외부때문이 아니었다. 내부, 내 마음속이 문제였다.

이제 어떻게 해야할까? 그동안 너무 잘 지내왔던게, 그동안 외면하고 지내왔던게 독이된 느낌이다.
너무 잘 지내왔으니 바꾸기 싫다. 리스크를 안고가기 싫다.
하지만 깊은 내 무의식중엔 아마 나도 변화하고 싶을것이다. 진심을 털어놓을 친구. 인생을 함께할 동반자.

그동안 나는 내 혼자 늙어 죽을것이란 사실에 진심으로 전혀 게의치 않았다.
희망이란 감정을 버리고 살았다.

그래 희망을 보고 살아가보자 그냥.
지금껏 외면하면서 너무 잘 살아왔으니, 이제 외면하지말고 받아들이면서 더 잘 살아보자.
최악이 온다고해도 무너지지 않을것이라고 믿고있다. 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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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로의 말 한마디만 써주실수 있으신가요?
그냥 위로한마디 듣고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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