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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 곳을 잃은 글
게시물ID : gomin_1706810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ㅁㅈ이
추천 : 0
조회수 : 241회
댓글수 : 2개
등록시간 : 2017/05/27 19:48:05



갈 길을 잃은 글이다.
내가 너무 마음을 두었나보다 생각한다.
글은 읽혀졌을 때 비로소 의미를
갖는 게 아닐까 생각했다.

언젠가 남자후배한테서
그런 말을 들었다.
누나 글은 너무 딥다크해서
댓글이나 코멘트를 적으면
분위기가 깨질 것 같다고.
칭찬이냐 욕이냐 한참 생각했다.
나는 욕...까진 아니지만,
흑염룡이 너무 날뛴다...고 생각했다.

내 방에 누군가 가만히 들어앉아 있으면
늘 잠자던 흑염룡이 꿈틀거린다.
그리고 그 용은 똑같은 말을 계속 반복한다.
동어반복. 같은 의미인데, 단어만 다르다.

호기심에 이야기를 들어주던 이들이
하나 둘, 가버린다.
네가 무슨 말을 하는지 알고 있어.
너, 또 그 이야기할 거잖아.

나는 말을 많이 하지 않으려 노력하는 편이다.
그러나, 이 세상에 자기 이야기하고 싶지 않은
사람은 거의 없을 것이라 믿는 편이라
말 대신 글로 이야기했다.

사실 요즘 모든 관계에 지쳐있다.
심지어 인터넷 상의 작은 것마저도.
나는 왜 단수가 아닌가?
나는 왜 누군가의 딸, 누군가의 친구,
누군가의 정서적 기둥 이어야 하는가.
그리고 나는 왜 타인에게서
관심을 갈구하는가?

친구가 말한 적이 있다.
너는 생각보다 자기를 드러내고 싶지 않으면서도
자기를 많이 드러낸다고.
다른 이의 감정에 내 감정을 대입해
응원의 댓글을 달고 있는 나는
나를 위해, 그들을 응원하고 있다는 걸 알고 있다.

그냥 이제 이런 글도
블로그 아니면 싸이월드 아니면...
아무도 보지 않는 그 어딘가에 적을 수밖에 없겠다.
읽혀지지 않을 그냥 꾸깃한 감정 쓰레기 같은거니까

갈 곳을 잃은 글이다.
읽혀지지 않는 글이다.
그냥 조용히 가라앉아야겠다.



출처

미쳐 날뛰는 흑염룡이 다잉메시지를 쓰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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