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시판 즐겨찾기
편집
드래그 앤 드롭으로
즐겨찾기 아이콘 위치 수정이 가능합니다.
나는 우리집의 악성 채무자다
게시물ID : gomin_1723779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영혼시
추천 : 5
조회수 : 506회
댓글수 : 1개
등록시간 : 2017/09/13 00:50:58
옵션
  • 본인삭제금지
나이 32....


첫 회사는 27살 갓 대학을 졸업하고 
하고자했던 회사를 들어가기 위해
학원을 다니다 취업했다.

내가 하고자 했던 꿈을 이루기 위해 부모님의 손을 벌렸고
반신반의한 부모님은 허락을 해주셨다.

회사는 야근도 많았고
힘들었다. 하지만 내가 꿈꾸던 일을 한다는 것만큼
즐거운 일도 없었으리라....
비록 지금은 작지만 언젠가 이곳에서 난 날아오르리라 생각했다

하지만 그것은 내 착각이었다.

점차 시간이 흘러 회사 내부에 흐르던 미묘한 분위기와
좋지 않은 갈등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고
그 상황에서 나는 회의 도중 헤더가 내뱉은 말에 
크게 싸웠다.

그 이후였을까?
회사내 더 높은 헤더의 압박은 거세지고
나는 얼마 못가 해고통보를 받을 것이라 생각했다.
그러한 생각을 가진지 2달뒤
프로젝트가 끝나진 않았지만
내가 담당한 업무가 끝난 당일 헤더에게 해고통보를 받았다.

퇴사 당일날 계약서에 적혀있던 샤프로 쓴 정규직은 계약직으로 바뀌어 있었고
나는 계약만료라는 이름하에 퇴사했다.




실업급여를 받으며 지내다 2개월만에 재취업되었다.
사수없이 업무를 보는 일이 많았고
미숙한 탓에 실수도 잦았다.
잦은 실수로 언제나 꾸지람을 들었고
난 점차 의기소침해져만 갔다.

하지만 구정연휴 때
나에 대한 부모님의 기대와 응원에
다시금 힘을 내었다
구정 연휴가 끝나고 출근날
다시금 열심히 해보겠다는 의지를 굳히고
일을 하는 도중 
헤더가 따로 불렀다
해고통지....
회사에서 프로젝트 축소로 인한 인력감축이었다.
그렇게 또다시 회사를 나가게 되었다,

그무렵 대학교 친구가 일하는 프렌차이즈 테이크아웃 치킨점에서
일을 하였다. 
그 친구가 아니었다면 정말 많이 힘들었을 것이다.
지금도 그 친구에게 감사한 마음을 가지고 있다.
생계를 꾸려감과 동시에 구직준비도 게을리하진 않았다.

다시금 구직을 하던도중 우연히 정부지원사업의 일환인 멘토스쿨을 통해
다시 기회를 잡은 나는 멘토님의 격려를 통해
나만의 프로젝트를 만들어내었다.
나름대로 첫 꿈을 내딛을 발판을 마련했지만
적자만 났을뿐 큰 성과는 낼 수 없었다.
그렇게 20대를 끝내고 30살이 되었을땐 그래도 나아지리라 생각했지만...
현실은 냉혹했다.


하는 프로젝트마다 잘 되지 않았다.
말도안되는 변수도 터지고 사람과의 문제도 생기고
지금 생각해보면 그 모든 것이 내 탓이라 생각되었다.
어디부터가 잘못되었을까.....라는 생각
하지만 나만 세월의 흐름을 따라가는 것이 아니었다.


지속되는 불안감은 2016년이 되어서 더 크게 터졌고
이때 지병을 얻게 된다.

평소 건강관리에 소홀했던 것도 없지않아 있었지만
되는 일도 잘 되지 않고 스트레스도 이만저만이 아닌 상황에서
지병이 나버린 것이다
평생동안 약먹고 평생 관리하지 못하면
안되는 지병이 내게 찾아온 것이다.

병원에서 판정받았을때
정말 억장이 무너졌다.
안그래도 집에 대한 채무가 이만저만이 아닌데
여기서 또 채무를 지게 되다니....


그러던 와중에 사람에게 크게 데여
사람을 만나지도 못하였다.

무더운 여름 사람이 북적거리는 강남역을 가는데
심장이 두근두근거리고 호흡이 가빠져 나도 모르게 주저앉아버렸을 정도다.

아르바이트를 구하고자 연락하고 면접도 많이 봤지만
돌아오는 말은 죄송합니다라는 말뿐
이력서를 넣은 회사들은 답장이 없거나
면접에서 죽을 쑤기 일쑤였다.

오죽하면 평소 취미삼아 보던 타로점으로 돈을 벌어볼까하고
말복에 긴 후드티를 챙겨입고
홍대에서 노점을 차렸다가 하루만에 구청단속에 걸렸다.
처음이라 봐준다며 벌금은 매기지 않았으나
참 많이 민망하고 죄를 지었다 생각하니 갑갑했다
그날 차비보다 좀 더 많게 수입을 벌었긴했다.
짐을 챙기고 떠나야했다.


점차 자신감을 잃어가다 작년 나의 생일
아버지와 통화도중 크게 싸웠다.
능력이 없는 거 아니냐, 니가 회사 잘린건 니가 능력이 없어서다.
그러면서 너한테 투자한 시간과 돈이 얼마냐 말하신다.
맞는 말이다. 반박할 수 없을 정도다.
난 우리집의 악성채무자다

하지만 생일날이었는데 그런말을 하시냐
나도 나름대로 노력하고 있다 이야기하지만
성과가 없는데 무슨 노력이냐며 나의 대답을 끊었다.

비록 적자가 났지만 나름 프로젝트에 대한 관심도 얻어냈고
가능성도 보인다 생각했다.
심지어 이 시점에서 처음으로 만든 디지털 프로젝트가
적지만 나름 성과를 거둔데다가 퍼블리싱을 맺어
더욱 놀라웠던 시기이기도 하다

애당초 내가 가고자 하는 길을 싫어햇다는 것을 너무 잘 알기에
응원은 기대하지 않았지만
생일날 이런 심란한 이야기를 들으니 더 슬펐다.

결국 그날 생일은 하루종일 울기만 하고 끝났다.
너무 서러워 계속 울었다.
나이 31살 쳐먹고 잠들때까지 울어본건 처음이었다.

돈을 벌지 못하고 스스로 자립못하고
집에 계속 손벌리는 것조차 미안하고
내 꿈을 이루지 못하고 무력한...아니 무능한 모습만 보이고
아집을 피우는 독재자같은 내가 싫었다.

그러던 11월에 지인의 도움으로
비정규직으로 일을 할 수 있었다.
급여는 세지 않았지만 
정말 좋은 팀원들과 일하여 즐거웠다.

작은 회사였기에 큰 회사에 시달렸고
그 와중에 지병이 크게 도져 
병원을 오가는 상황이 되어버려
오후 근무만 하게 되었다.

역시나 수입이 줄고 씁쓸해했지만
그래도 즐겁게 일하였다.

그 와중에 또다른 개인프로젝트가
공모전에서 입선하여
독일에서 크게 전시하게 되었다.
물론 나 혼자 한것이 아닌
함께 작업한 팀메이트가 아니었으면 성사시키지 못했으리라

이 프로젝트로 일본에 나갈 기회가 있었지만
지원되는 비행기표와 숙박비는 1명뿐이라
난 그걸 포기하고 팀메이트가 가게 되었다.

어짜피 회사도 다니고 있고 비용부담도 있었기 때문에...

그와중에 프로젝트가 독일에 전시하게 되기로 확정되었다.
하지만 이번에는 지원비용이 나오지 않아
자비로 가야했다.

이미 모아둔 돈은 바닥났고
당연히 난 독일행도 포기하였다.

그렇게 시간이 흘러 6월

또 다시 해고당했다.

이번에도 회사가 어려워졌다.
이번에도 내 능력이 모자라 잘린거다.

다시 일자리를 잃고 아르바이트와 구직을 하였지만
돌아오는 건 역시나.....반복되는 죄송합니다.

꿈을 먹고 살기엔 너무 늦은 나이
그리고 아직까지 경제적 독립을 이루지 못해
손을 벌리며 사는 한심한 악성채무자....

그러던 중 지인의 도움으로 일을 다시하면서 동시에
소소하게 오유에서 올린 글들을 기고하게 되었다.

그러던 오늘
이번에는 친가 쪽 사촌형에게 전화가 왔다.

내 어린시절 트라우마를 안겨준 장본인
군대를 다녀오기 전까지 자전거를 못타게한 장본인
어린시절 약하다고 지하실에서 내 나이또래 애들을 불러와 싸움을 시키고
자전거 못탄다고 지하주차장에 끌고가 자전거로 괴롭히고
오죽하면 어린시절 그 형을 피해 친구나 동생집에 숨어들어가고
한번은 형이 쫓아오길래 도망가다 교통사고가 난적도 있을 정도로
그 형에 대한 기억은 좋지 않다.

그 형은 작지만 튼실한 쇼핑몰을 하고 있다.
꽤 오랫동안 했고
형은 일자리 못구했으면 자기네 회사로 들어오라했지만
난 거절했다.

애당초 지금 도와주는 일도 있고 
결정적으로 날 어린시절 그렇게 괴롭히던 사람인데
같이 일하고 싶지 않았으니까

여튼 전화를 끊고 
시간이 흘러 밤
이력서 수정하던 도중 아버지에게 전화가 온다.

처음엔 안부를 묻다가 점차 이야기는
난 니가 가는 길을 잘 밀어줬고
넌 성과를 못내는데
넌 여기 재능이 없는거 아니냐는 말로 이어가다
역시나 또 언성이 서로 높아졌다.

결국 원하는게 돈이냐고 말하자
아버지는 성을 내신다.
내가 원하는게 너한테 돈이라고 한적있냐며
화를 내신다.

그렇다면 여태 내가 어린시절부터 자라오면서 들어온
너한테 투자한 돈이 얼만데 성과도 못내냐는
그 말은 뭐냐라고 따지려했지만
나도 아버지도 더 이상 싸울 기력이 남지 않았다.

문서써야된다 하고 이야기를 그만하자 이야기하고
아버지와 난 통화를 끊었다.

전화를 끊자마자 날짜를 보니
생일이 지난지 3일째....
이젠 웃음밖에 나오지 않는다.

아버지도 얼마 안있으면 정년퇴직인거 알고
어머니도 힘드신걸 잘 알기에
점차 내 꿈을 쫓아가는게 두렵기까지만 하다.

얼마전 친구들과 만나면서도
친구들조차 이런 이야기를 하는거보면
난 정말 진심으로 재능이 없는건 아닐까?하며
또 자괴감에 빠진다.

대학시절때도 술은 잘 안마셨지만
30대가 되고나서 미친듯이 술이 땡기는 일이 생긴다.
물론 마시진 않지만....
마신다고 변하는 건 누구보다 잘 안다.

특히 변함없는건

난 우리 집의 악성 채무자라는 사실이다........

최악의 악성채무자....







전체 추천리스트 보기
새로운 댓글이 없습니다.
새로운 댓글 확인하기
글쓰기
◀뒤로가기
PC버전
맨위로▲
공지 운영 자료창고 청소년보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