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도 가족들에게 수고했다고 어깨 툭툭이나 머리 쓰다듬는 거 받고 싶다 잘했다고 칭찬받고 싶다 힘내라고 응원받고 싶다 곧 수능인데 왜 난 다른 일에 신경이 쓰이는건지 친구들에게 받는 사랑은 가족과 다른 느낌, 계속 텅 빈 느낌. 뭘까 집에서 유일한 미성년자인 내가 힘써가며 돈 드리고 집안일도 하고 여러 곳에서 장학금이랑 상장도 타 오는데 왜 나는 집에서 가장 사랑받지 못하는 거지 왜지 어떻게 해야 받을 수 있는 거지 한번이라도 고생한다고 안아줬음 좋겠다 사랑한다는 것까진 바라지 않으니, 차라리 동정심이라도 괜찮으니 조금이라도 날 바라봐 줬으면 좋겠다 어릴 적부터 그랬던 것 같다. 잘못한 게 없어도 늘 혼났다. 가족 중 누군가가 잘못을 하면 내게 덮어씌웠다. 다들 아닌 걸 알지만 날 혼냈다. 아니라고 말했지만 결국은 내 잘못이 되었다. 누군가를 탓하면 그 조금의 관심이라도 못 받을까 하지 못했다. 꿈이 있고, 사실은 친구들이나 선생님께 인정받는 실력이다. 정말 십 년을 기다렸다. 대체 얼마나 더 기다려야 내 꿈을 인정해줄까. 아직도 까마득하다.
나도 사랑받고 싶다. 정말, 애정까지는 아니어도 되니 날 보며 웃어줬음 좋겠다. 이젠 꽤 무감각해졌다 생각했는데, 오늘도 수고했어, 하고 혼자 토닥이다가 눈물이 났다. 나도 답장 받고 싶다. 가족들이랑 카톡하고 싶다. 밥이라도 챙겨줬음 좋겠다. 연락이라도 받고 싶다. 갑자기 찌질해진 마음에 글 썼어요. 어두운 방 안으로 새어들어온 거실의 불빛은 오늘도 즐거운 가족의 소리와 함께.